▶ 최종 여론조사·투표 예측조사서 ‘잔류’ 우세…실제로는 거꾸로 ‘탈퇴’ 결과
▶ 우리나라 4.13총선때도 여론조사 빗나가
영국이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하면서 잔류 결과를 예측한 여론조사 업체들이 머쓱해졌다.
23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치러진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에서는 탈퇴 51.9%, 잔류 48.1%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투표 시행 전후로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잔류가 우세했다.
잔류 우세 예상은 투표가 시작되기 전에 시행된 여론조사에서 먼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기준 최신 7개 여론조사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로는 잔류가 48%, 탈퇴가 46%였다.
투표가 마감되고 난 후에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이번 국민투표가 워낙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예상된 터라 출구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으나 여론조사기관들은 투표 당일에 여론조사를 진행하거나 사전에 확보해둔 유권자들에게 실제 어디에 투표했는지 묻는 등의 방식으로 유사 예측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유고브가 투표에 참여한 4천77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투표가 끝나자마자 공개한 결과에서는 잔류가 52%, 탈퇴가 48%로 잔류가 4%포인트 앞섰다.
뒤이어 입소스 모리는 투표 전날부터 당일까지인 22∼23일 여론조사를 벌여 잔류가 54%로 탈퇴와 무려 8%포인트 앞섰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투표 종료 직후 발표된 이런 결과에 브렉시트 진영에서는 "질 것 같다"는 언급이 나왔고 파운드화 가치가 연중 최고치로 급등하는 등 잔류 쪽으로 쏠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였다. 탈퇴가 3%포인트 이상 우세한 것으로 집계된 것이다. 잔류 예상이 52∼54%였으므로 실제 결과와 4∼6%포인트나 차이가 난 셈이다.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가장 먼저 개표된 잉글랜드 지역에서 예상보다 잔류 투표율이 낮고 탈퇴 투표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을 때 여론조사 전문가인 존 커티스 스트래스클라이드대 정치학 교수는 "오늘 밤 (선거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망신을 살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예상했고, 이는 현실이 됐다.
게다가 여론조사기관들은 작년 영국 총선 때도 완전히 빗나간 예측을 내놓았던 터라 이번 국민투표에서 절치부심해 오차를 줄이려 노력했던 터라 더 큰 충격에 빠지게 됐다.
당시 총선을 하루 앞둔 작년 5월 6일에 유고브 등이 벌인 3개 지지도 조사에서 보수당과 노동당은 각각 33∼35% 정도로 거의 동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보수당 36.9%, 노동당 30.4%로 큰 격차를 보였다.
이런 차이는 '재난'에 가까운 결과라는 평가를 받은 영국 여론조사 업계는 충격에 빠졌고 영국여론조사업체협회(BPC)와 시장조사학회(MRS)는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가 큰 격차를 보인 원인을 찾아달라고 통계학 전문가들에게 의뢰했다.
올해 초 전문가들은 보고서를 통해 이들 여론조사기관이 선정한 표본이 대표성을 띠지 못할 만큼 한쪽으로 치우쳤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심기일전해 신뢰도 회복에 나선 여론조사업체들은 그러나 이번에도 형편없는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잔류파인 조 콕스 하원의원 피습, 격해진 찬반양론, 두꺼운 부동층 등 막판 변수를 충분히 고려해 신뢰성 있는 조사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영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선거 여론조사의 신뢰성은 꾸준히 도마 위에 오르는 문제다.
국내에서도 4·13 총선을 앞둔 마지막 주말에 여론조사 기관들은 새누리당이 절반 의석 이상을 충분히 얻을 걸로 예측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많아야 100석이란 비관론을 내놨지만, 실제 개표함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예측에서 크게 빗나간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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