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전 흑백갈등 동일 양상…흑인 사회의 반발은 훨씬 강해
미국이 다시 흑백갈등으로 동요하고 있다. 백인 경관의 과잉 공권력 사용에 흑인들이 사망하면서 전국이 시끄러웠던 2년 전과 비슷한 모습이다.
미국 전역이 떠들썩해진 동기는 같지만, 갈등의 폭은 훨씬 커졌다. 2년 전에는 평화시위에 간혹 폭력적인 행동이 있었지만, 흑인들이 총을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2001년 9·11 이후 사상 최대의 경찰관 사상자를 낸 7일 텍사스 주 댈러스의 저격 사건은 흑인이 백인 경찰을 죽이겠다는 계획에 따라 총격을 가했다는 점에서 흑백갈등이 최고조에 올랐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5일 흑인 남성의 피살이 도화선이었다.
이날 새벽에 루이지애나 주 배턴 루지의 한 편의점 바깥에서 흑인 남성 앨턴 스털링(37)이 경찰 2명에게 제압당하던 중 총에 맞아 숨졌다.
스털링이 CD를 사려던 고객을 총으로 위협한다는 전화를 받고 출동한 경찰 중 한 명이 스털링을 밀어 땅바닥에 넘어뜨렸고 다른 경관이 합세해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스털링이 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경찰 중 한 명이 여러 발의 총격을 가했다.
행인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스털링의 사망 순간 동영상이 공개되자 흑인 사회는 격앙됐다. 많은 흑인과 지역 사회 지도자들은 과잉 공권력 사용이라며 진상 규명과 함께 경찰서장의 사임을 촉구했다.
다음날인 6일 밤에는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또 다른 흑인이 역시 백인 경관의 총격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흑인의 분노를 증폭시켰다.
흑인 남성 필랜드 캐스틸(32)은 여자친구와 함께 차를 타고 가던 중 경찰의 검문을 받았고, 경찰의 지시에 따라 신분증을 꺼내던 중 네 발의 총격을 받았다.
스마트폰으로 총격 이후의 상황을 촬영한 여자친구는 "그는 합법적으로 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지시에 따라 신분증을 꺼내려고 하는 데 총을 쐈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의 동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공개되자 흑인 사회는 물론 시민단체가 백인 경관의 과잉 진압에 항의하는 단체 행동에 나섰다.
2014년 7월 뉴욕에서 에릭 가너가 백인 경찰에 목 졸려 죽고, 한 달 뒤 미주리 주 퍼거슨에서 마이클 브라운이 백인 경관의 총격에 사망한 이후에 벌어졌던 시위를 떠올리게 했다.
7일 댈러스에서 벌어진 저격도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등의 피켓을 들고 평화시위를 하던 중 발생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저격범인 흑인 남성 마이카 존슨을 죽이고 3명을 현장에서 체포해 조사 중이다.
소셜미디어에는 '블랙 파워 폴리티컬 오거나이제이션'(Black Power Political Organization)이라는 단체가 자신들의 소행이라며 추가 살해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주장이 신빙성 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데이비드 브라운 댈러스 경찰서장은 단독범행인지, 공모자가 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저격범이 이날 시위를 개최한 단체와 연관됐는지도 조사 중이다.
저격범이 살해되기 직전 경찰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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