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학 드라마의 새로운 바람 MAX ‘더 피트’
▶ 사실적 연출의 극대화, 혁신적인 서사 구조
![[주말 뭐 볼까 OTT] 생사의 갈림길… ‘피츠버그 가장 아래층 응급실을 점령하다’ [주말 뭐 볼까 OTT] 생사의 갈림길… ‘피츠버그 가장 아래층 응급실을 점령하다’](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5/06/26/20250626163207681.jpg)
긴박하게 돌아가는 응급실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왼쪽부터 간호사 제시(네드 브라워), 닥터 프랭크(패트릭 볼), 닥터 로비(노아 와일), 닥터 콜린(트레이시 이피처)은 매 순간 소생을 위해 온 힘을 다한다. [Max 제공]
의학 드라마는 오랫동안 TV 장르의 핵심을 차지해왔다. 1963년부터 현재까지 방송 중인 ABC의‘종합병원’(General Hospital)은 의학 드라마의 대표작으로 자리잡았으며, 1994년부터 2009년까지 방영된 NBC의 ‘ER’은 응급실 레지던트들의 이야기를 통해 TV 사상 최고의 메디컬 드라마로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2025년, 의학 드라마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외상센터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중증외상센터’가 글로벌 인기를 끌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HBO 맥스의 ‘더 피트’(The Pitt)가 HBO 맥스 오리지널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더 피트’는 응급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로 넘쳐나는 대도시 병원 중증 외상센터를 배경으로, 15시간 교대근무를 하는 의료진의 일상을 한 시간씩 15개의 에피소드로 담아낸 독특한 작품이다. 제목은 피츠버그 병원의 가장 아래층에 있는 응급실을 지칭하는 말로,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부르는 별칭에서 따온 것이다.
이 작품의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제작진의 구성이다. ‘ER’의 작가 스콧 젬밀과 닥터 존 카터 역으로 세 차례 에미상 후보에 오른 배우 노아 와일이 공동 제작자로 재결합하여 공전의 히트를 쳤다. 한국어 자막은 제공되지 않지만, 총 27개국 언어의 자막이 제공되는 글로벌 화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초 ‘더 피트’ 촬영이 한창이던 워너브라더스 사운드 스테이지 16에서 만난 노아 와일은 작품의 의도를 명확히 밝혔다. “우리는 모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걱정하면서 실제 응급실 상황을 알고 싶어한다. 이런 우려를 ‘더 피트’가 가감없이 보여준다. 응급실에서 실제로 여러분과 가족을 돌볼 사람들이 이런 사람들이기를 바라면서 만든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노아 와일은 제작 과정에서의 감회도 털어놓았다. “촬영을 시작하기 2주 전 스테이지에서 메디컬 부트캠프를 시작했다. 15년 동안 ‘ER’을 촬영하며 동고동락했던 촬영장이 건너편에 보였다. 200피트의 거리가 200년, 1000마일처럼 느껴져 정말 아찔했다”고 밝혔다.
노아 와일은 현대 TV 콘텐츠 소비 패턴의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사람들이 TV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크게 변화했다. 최근 수 년 간 TV 시청방식이 정말 빨라졌다. 지루해질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가 ‘내러티브(서사)’인데 비유나 패턴에 너무 익숙해져있다.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려면 이야기하는 방식이 더 매력적이어야했다”고 덧붙였다.
크리에이터 스콧 젬밀은 작품의 독특한 연출 방식을 설명했다. “각 에피소드가 피츠버그 병원의 일상을 한 시간씩 설정했기에 첫 시즌이 끝날 무렵 시청자는 응급실에서 전체적인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카메라는 병동을 떠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앰블런스가 도착하는 곳 밖에서 일어나는 일은 포착하지 않는다.”
응급실의 시간적 특성도 작품에 충실히 반영되었다. “응급실에서 ‘시간’은 너무나 중요하다. 평균적으로 응급실 의사는 2~3분마다 다른 곳으로 끌려간다. 응급실에 있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알아차리길 원했다. 사운드트랙이 없다. 응급실에서는 비보를 접했을 때 음악 삽입 없이도 강렬한 감정과 사실적인 묘사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 피트’는 일반적인 응급의학과 외상센터의 차이점을 명확히 구분하여 보여준다. 병원에서는 경미한 상처부터 심각한 중증까지 다양한 유형의 부상과 응급 상황을 치료하지만, 모든 병원이 트라우마 센터로 지정된 것은 아니다. 환자가 응급 지원이 필요한 경우 병원의 응급실(ER)로 이송되며, 여기에서 응급 의사는 중증 환자가 응급 의학 전문의 또는 트라우마 센터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선별한다.
응급 의학은 일반적으로 뼈 골절, 경미한 화상 또는 봉합이 필요한 부상과 같은 더 광범위하고 생명에 위협이 되지 않는 부상을 다룬다. 반면 트라우마 센터의 외상 치료팀은 생명이나 사지를 위협하는 중상을 입은 환자를 치료한다. 이러한 중증 환자는 환자 자체를 우선시하는 다학제적 진료와 포괄적인 응급 의료 서비스가 필요하다.
‘더 피트’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매 순간 소생을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과 환자, 가족들 사이의 공감 형성에 중점을 둔다. 피츠버그 응급실에서 일하는 최전선 영웅들의 관점에서 오늘날 미국 의료 종사자들이 직면한 과제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이 작품은, 의학 드라마 장르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볼 만한 시리즈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의 공식화된 의료 드라마에서 벗어나 현실성과 긴장감을 동시에 추구하는 ‘더 피트’의 성공은 향후 의학 드라마 제작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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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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