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은 늘 이어져 왔다. 특히 “이제 고기는 줄이고 채소와 과일 위주의 건강식을 해야 한다”는 인식은 하나의 상식처럼 굳어져 있다. 그러나 최근의 영양학과 노인의학은 이 질문에 더욱 명확한 답을 내놓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고기와 단백질 섭취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적색육을 건강의 적으로 여기지만, 실상은 다르다. 문제는 고기 자체가 아니라 지나친 가공, 과한 섭취, 그리고 조리 방식의 문제다.
균형 잡힌 양의 살코기와 생선은 노년기 건강을 지키는 데 필수적인 영양소를 공급한다. 반대로 고기 섭취를 이유 없이 줄이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기관은 의외로 ‘근육’이다.
근감소증은 단순히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현상이 아니다. 근육은 혈당을 조절하고, 염증을 낮추며, 낙상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유지하는 대사 기관이다. 근육이 감소하면 걸음 속도가 느려지고 회복력이 떨어지며, 작은 질환에도 오래 고생하게 된다. 심한 경우 독립적인 생활 자체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즉, 근육을 지키는 것은 곧 노년의 삶의 질을 지키는 일과 직결된다.
그렇다면 노년기에 단백질은 얼마나 필요할까. 많은 전문가들은 체중 1kg당 1.0~1.2g, 활동량이 있다면 최대 1.5g까지를 권장한다. 예를 들어, 60kg의 어르신이라면 하루 최소 60g 이상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고기 100g이 약 20g의 단백질을 제공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식적으로 고기·생선·계란 등을 식단에 포함해야 이 목표를 채울 수 있다.
종종 “고기 대신 콩이나 두부만 먹어도 충분하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식물성 단백질은 훌륭하지만 단점도 분명하다. 단백질 밀도가 낮고, 근육 합성에 필요한 필수아미노산 특히 ‘류신’(leucine)의 함량과 흡수율이 동물성 단백질보다 떨어진다. 두부 한 모를 먹어도 20g 수준의 단백질에 그치니, 근육을 유지하기에는 식물성 단백질만으로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노년기 식단을 이야기할 때 흔히 “몸에 좋은 것만 챙겨 먹고, 나쁜 음식은 모두 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건강한 식사는 ‘제거’가 아니라 ‘결핍을 막는 것’, 즉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중에서도 단백질은 노년기에 결핍되기 가장 쉽고, 가장 빠르게 건강을 무너뜨리는 영양소다.
결국 핵심은 단순하다. 채소와 과일, 통곡물은 물론 노년 건강에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의 비중을 의도적으로 더 높여야 하며, 고기는 그 단백질을 가장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식품이다. 무작정 피해야 할 ‘나쁜 음식’으로 분류할 이유는 없다.
우리는 이제 장수(長壽)의 시대를 넘어 ‘건강한 장수’의 시대에 들어섰다. 오래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걷고 활동하며 삶을 유지할 힘을 갖는 것이다.
그리고 그 힘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근육이며, 근육을 지키는 첫걸음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나이가 들어도, 아니 나이가 들수록 더 의도적으로 고기를 드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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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빈 박사
케이데이 페이스 주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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