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선거 후보 지명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와 공화당 경선 TV 토론 중 대립각을 세워 유명해진 폭스 뉴스 여성 앵커 메긴 켈리(46)가 자사 회장에게서 성희롱당한 사실을 증언했다고 뉴욕 매거진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스 뉴스 회장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로저 에일스(76)는 최근 퇴직한 여성 앵커에게서 상습 성희롱 혐의로 소송을 당했기에 켈리의 증언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자리를 보전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소식통 두 곳을 인용한 뉴욕 매거진의 보도에 따르면, 켈리는 에일스의 사건을 조사 중인 폭스 뉴스의 모회사 21세기 폭스 법무팀에 10년 전 폭스 뉴스에 입사했을 무렵 에일스 회장이 자신에게 원치 않는 성희롱을 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존스 데이'라는 국제로펌에서 10년간 기업 소송전문 업무를 맡은 켈리는 2004년 폭스뉴스에 입사해 워싱턴 지국에서 법률 전문 기자로 활동하던 시기에 에일스 회장의 성희롱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일스 회장의 총애를 받은 켈리는 곧바로 폭스뉴스의 간판 프로그램인 빌 오라일리 쇼에 고정 패널로 출연했고 2010년 낮 시간대에 자신의 프로그램을 맡은 뒤 2013년 프라임 타임대에 입성해 폭스뉴스의 얼굴로 자리매김했다.
켈리의 증언은 에일스 회장의 축출로 가닥을 잡은 호주 출신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21세기 폭스 회장의 결단을 촉진할 수 있다고 뉴욕 매거진은 점쳤다.
에일스 회장의 성 추문이 불거진 뒤 21세기 폭스를 이끄는 머독과 그의 아들 제임스 래클란 등은 에일스의 제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21세기 폭스 변호인단은 에일스 회장에게 8월 1일까지 자진 사임하지 않으면 해고당할 것이라는 내용을 18일 통보했다고 뉴욕 매거진은 소개했다.
에일스 회장을 내쫓는 대신 트럼프와의 설전 후 화해로 페미니스트의 아이콘이자 폭스뉴스의 차세대 얼굴로 부상한 켈리를 자사에 확실히 붙잡겠다는 머독의 계산도 깔렸다.
채널의 대표적인 보수 논객으로 시청률 상승의 일등공신인 오라일리가 은퇴를 고려하는 시점에서 켈리마저 떠나면 폭스뉴스는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공화당 대선 경선을 거치면서 켈리의 몸값은 폭등했다. 내년 7월 폭스뉴스와 계약이 끝나는 켈리는 현재 계약 연장을 협상 중이다.
트럼프와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에게서 대응 전략 충고를 받은 에일스 회장 측은 켈리를 언론에 대고 공개 비난하는 것으로 맞서고 있다.
성 추문 이후 회사 내 약 12명의 여성이 에일스 회장을 옹호하는 상황에서 켈리가 앵커 경력을 키울 기회를 준 은인(에일스 회장)을 변호하지 않고 이기적으로 군다는 이른바 배은망덕론이다.
이에 앞서 폭스뉴스 전 여성 앵커 그레천 칼슨(50)은 상습적인 성희롱을 당했다며 에일스 회장을 상대로 지난 6일 뉴저지 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칼슨은 소장에서 에일스가 대화 중 성과 관련된 발언이나 성차별적인 발언을 일삼았고 여러 수단으로 성적인 접근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또 에일스의 성적 접근을 거부해 보복과 차별을 받았으며 보복이 자신의 근로계약이 갱신되지 않고 끝난 올해 6월 하순까지 계속됐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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