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딴 여자 두는 건 돈·신분 상징
▶ 위기의 아내들, 해결 의뢰

‘정부 퇴출업소’란 제목의 중국 영화 포스터. 이 영화는 기혼남의 정부를 유혹해 떼어놓는 일을 하는 남자가 아내와 정부들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사진 Li Chenyu]

리유니언 컴퍼니의 웹사이트 페이지.
■ 기혼자 불륜 급증에 ‘정부 퇴출소’ 인기
상하이에 사는 왕 부인(39)은 남편의 전화에서 직원과 바람을 피우는 내용의 텍스트를 발견했을 때 너무 속상해서 잠도 자지 못하고 며칠 동안 울기만 했다. 얼마 후 그녀는 모종의 조치를 취하기로 결심했는데 남편과 맞닥뜨려 결판을 내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검색을 통해 ‘정부 퇴출소’(Mistress Dispeller)를 찾는 것이었다.
유부남이 바람을 피울 때 상대방 여자를 쫓아내주는 서비스가 중국의 대도시에서 성업중에 있다. 주로 밀려난 아내들이 이용하는 이 업소들은 고객에게 어떻게 결혼생활을 지킬 수 있는지를 코치하면서 남편의 정부들이 사라지도록 유도한다. 문제의 여인에게 표시 안 나게 접근해 친해진 다음 불륜을 끝내도록 만들어주는 서비스에 대한 대가는 수만달러부터 시작된다.
지난 수십년 동안 중국의 경제가 크게 좋아지면서 기혼자들의 불륜이 흔해져서 생긴 업종이다. 과거에는 일부 사업가들이나 고위 관료들이 젊은 여성과 놀아나곤 했으나 새로운 창업 비즈니스가 많아진 지금은 불륜이 아주 흔해진 편이다.
현재 중국에 정부 퇴출업소가 몇 개나 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 검색 엔진인 바이두(Baidu)를 찾아보면 상하이나 광저우 같은 대도시에서 이와 관련된 업소의 광고와 블로그가 넘쳐난다.
왕 부인은 상하이의 웨이킹 국제 결혼 클리닉 그룹(Weiqing International Marriage Hospital Emotion Clinic Group)을 이용하기로 결심했다. “웹사이트를 통해 이 사람들이 해결한 케이스들을 살펴보았지만 신뢰할 수 있는지 확신할 수는 없었어요. 그러나 별 다른 해결 방도가 없으니 밑져야 본전이지 싶어서 맡기게 됐답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웨이킹 그룹은 남편의 정부에게 더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다른 도시의 직장으로 옮기도록 유도함으로써 그 불륜을 끝내주었다. “그 여자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게 뭐에요. 단지 남편이 돌아왔다는 것만으로 안도하고 있지요”라고 왕 부인은 말했다.
웨이킹은 2001년 상하이에서 이 비즈니스를 시작했는데 현재 59개 도시로 확장했다. 이곳의 슈 신 디렉터에 따르면 정부 퇴출업은 상대 여자에 대해 조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조사팀에는 정신요법 의사와 변호사도 포함돼있다. 일단 그 여자의 가족, 친구, 교육수준 등을 통해 어떤 타입인지 알아내고, 그녀가 원하는 것이 돈인지 사랑인지 섹스인지를 파악하고 나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카운슬러라고 부르는 직원을 파견한다.
카운슬러는 정부가 사는 아파트로 이사를 들어가거나 그녀가 운동하는 짐에 등록해 슬슬 접근을 시도한다. 친해져서 신뢰를 쌓게 되면 지금 만나는 유부남에 대해 마음을 돌이키도록 유도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새로운 연인을 찾아주거나 다른 도시의 좋은 직장을 알선해주기도 한다. 심지어 매력있는 남자 카운슬러가 접근해 그녀의 마음을 남편으로부터 돌려놓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카운슬러들에게 금지된 것은 그 정부들과 개인적으로 연루되거나 협박 혹은 폭력을 사용하는 일이다.
사천에서 리유니언 컴퍼니란 이름의 정부 퇴출업을 운영하는 강 나(Kang Na)는 멋지고 매력적인 외모의 카운슬러들을 여러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훈련시켜 투입하는 한편 고객인 아내들에게는 남편에게 유혹적으로 보일 수 있는 방법을 조언한다.
“전통적으로 중국 여자들은 남자에게 잘해주어야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남자들이란 그런 여자보다는 자기에게 가장 못되게 구는 여자를 사랑하지요”
혼외정사를 해결하는 극단적인 방법은 이혼이다. 그러나 이혼을 하면 여자가 치러야하는 대가가 크다. 이혼녀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은 제쳐두고라도 중국에서는 가족의 재산과 부동산이 대부분 남편이름으로 등록돼있기 때문에 여자들은 이혼하고 나면 길거리에 나앉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내들은 이혼을 고려하기보다는 남편 몰래 정부 퇴출소를 찾게 되는 것이다. 다행히 대부분의 남편들은 자기 정부가 왜 떠나갔는지 알아내지 못한다.
이 서비스는 싸지 않다. 리유니언 컴퍼니의 강은 기본으로 30만 런민비(약 4만5,000달러)를 청구한다. 카운슬러가 고급 아파트나 차를 렌트해야만 할 필요가 있을 때는 액수가 더 올라간다. 고객은 일을 착수하기 전에 반을 내고 성공적으로 끝나면 나머지를 지불한다. 만일 정부가 안 떨어져 나가면 나머지 돈을 안 내도 된다. 그러나 강에 따르면 성공률은 90%에 달한다. 물론 어려워 보이는 케이스는 아예 맡지도 않지만 말이다.
한 케이스를 끝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3개월이다. 한 업소에서는 지난 2년 동안 260명의 정부를 쫓아버렸다고 자랑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서비스 업계가 어려움을 맞고 있다. 2012년 권좌에 오른 시진핑 주석이 관리들의 부정부패 척결을 내세워 단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정책으로 인해 2015년 한 해 동안에만 28만명의 공무원이 징계와 벌금형을 받았다.
또한 과소비를 금지하는 긴축정책은 많은 관리들이 정부를 두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렌민 대학의 2013년 조사에 의하면 부패 공무원의 95%가 정부를 두고 있었다. 중국에서 남자가 정부를 두는 일은 돈과 신분의 상징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부패척결 캠페인이 시작된 이후 많은 관리들이 정부를 두지 않으려 하거나 자신이 먼저 정리해 버리기도 했다”고 베이징의 결혼 상담과 정부 퇴출 서비스 카운슬러인 리 킹유는 말한다. 정부 퇴출업자들에 대해 전통적인 결혼 상담전문가들은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그런 서비스로는 가족을 진짜 화합하게 만들지 못한다”는 것이 이유다. 광동 결혼상담협회 디렉터 리우 웨이민은 “이런 문제는 남편과 아내 사이에서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비즈니스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4년 웨이킹의 고객은 8,000명이었는데 작년에는 1만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리유니언 컴퍼니는 2015년에 하루 96건의 문의가 있었는데 요즘은 하루 175건의 문의가 들어온다고 말한다. 물론 확인된 숫자는 아니다.
어떤 업체들은 회사를 해외로 확장하기 시작했다. 외국에 살고 있는 중국계 여인들이 주 고객이다. 리유니언 컴퍼니는 유럽과 미국의 비중국계 고객들에게도 눈을 돌려 필리핀이나 말레이시아에 콜 센터를 두고 영어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중국인을 위한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이런 문제는 중국인들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죠. 국가와 민족에 관계없이 남녀 상열지사는 누구나 부딪칠 수 있는 일이니까요”
한국일보 - The New York Time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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