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YT “최신 경제동향 연구 최적지, 덤으로 연봉은 두 배”

아마존의 경제학자 취업 사이트
'상아탑'을 떠나 IT의 메카 실리콘밸리로 자리를 옮기는 경제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제학자들의 영원한 숙제인 '가격 책정', '인센티브', 소비자 행동' 등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세계 경제의 엔진이자, 스타트업들의 흥망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실리콘밸리야말로 '새로운 통찰'을 위한 최적지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 보도했다.
여기에 학자로선 다소 속물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거액을 벌 기회의 땅인 것도 경제학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동인 가운데 하나임은 분명하다.
대개 학교에서 12만5천 달러(1억3천800만 원) 내지 15만 달러(1억6천600만 원) 정도의 연봉을 받는 이들이 IT 기업에 오면 통상적으로 20만 달러(2억2천100만 원) 이상을 받는다. 보너스와 스톡옵션 등을 합하면 2∼3년 이내에 첫 연봉의 두 배 이상을 버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자신의 팀을 운영하는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경우 그 액수는 상상을 초월한다.
경제학자들에게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하버드대 비즈니스 스쿨에서 8년간 재직하다가 2013년 숙박공유 앱 에어비앤비로 옮긴 피터 콜스는 "실리콘 밸리는 경제학자들에게 캔디 스토어"라고 말했다. 수많은 신종 데이터가 이미 축적돼 있고 또 단기간에 축적할 수도 있어 이를 바탕으로 경제학의 새로운 과제들에 도전할 수 있는 달콤한 재료가 널려 있는 곳이라는 얘기다.
물론, 이들이 실리콘 밸리로 오는 것은 그들의 자발적 동기 외에 테크 기업들의 수요가 있기에 가능했다.
IT 기업들은 피 말리는 경쟁 와중에서 자신들의 온라인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하는 데 도움을 줄 능력 있는 경제학자가 필요했다.
실리콘밸리에 온 경제학자들이 미국, 또는 전 세계의 경기동향이나 환율변화 등 거시경제학적 트렌드에 대한 고민보다는 데이터 추적을 통한 소비자 행동 변화를 주로 연구하는 것은 이것이 기업들이 원하는 바이기 때문이다.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거대 IT 기업들은 물론, 에어비앤비와 같이 새롭게 떠오르는 스타트업들 또한 경제학자들의 효용성 연구가 더 많은 이익을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에어비앤비에서 일하는 콜은 숙박 예약의 흔한 사례인 지연 행동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여행객들이 언제 숙박 예약을 하는지, 여행 직전 막판인지 아니면 몇 주, 혹은 몇 달 전인지, 그리고 연령과 성, 인종이나 출신 국가별로 예약 행태가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가 그가 관심을 두는 분야다. 이런 연구는 여행객과 집주인을 연결해 주는 이 숙박공유 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넷플릭스에서 일하는 랜달 르위스의 경우 사람들이 광고를 보면서 동시 발생적으로 일으키는 행동 반응, 그리고 광고로 인해 가장 쉽게 야기되는 행동을 찾아내는 것이 그의 주된 과제다.
미국 경영경제학협회의 톰 비어스 사무국장은 "이들은 머신러닝과 알고리즘 작성 등과 같이 데이터와 컴퓨팅 툴에 무게를 두고 있는 미시경제 전문가들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IT 기업에 소속된 경제학자들의 대부로 불리는 구글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할 배리언(69)은 "테크 기업의 경제학자들은 자신이 몸담은 사업분야의 온라인 시장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최대의 관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역시 UC 버클리에서 유명한 경제학 교수였지만 2002년 일찌감치 구글로 자리를 옮겼다.

예일대학교
최근들어 경제학자들을 영입하는데 가장 공격적인 곳은 아마존이다. 심지어 아마존은 '아마존 경제학자 웹사이트'까지 만들어 그곳에서 이력서를 받을 정도다.
아마존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패트릭 바자리는 웹사이트 광고를 통해 "우리 팀은 회사에 수십억 달러의 임팩트를 준 결정들에 공헌해 왔다"며 유능한 경제학자들을 유혹했다.
실리콘 밸리가 경영, 경제학자들의 새로운 구직시장으로 부상하면서 미 경영경제학협회는 올해 처음으로 기술 기업 경제학자들의 모임을 지난 4월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데 이어 오는 10월에는 실리콘 밸리에서 더 큰 규모의 학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같은 변화는 학부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경제학을 전공하는 많은 학생이 컴퓨터 사이언스 과목을 이수하고 있고, 복수 전공을 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예일대의 경우 올 가을학기부터 경제학과 컴퓨터 과학을 융합시킨 '디지털 경제 설계'라는 과목을 새롭게 만들어 실제 실리콘밸리의 디지털 경제학자들이 일하는 방식을 가르칠 예정이라고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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