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단체와 워런·샌더스 등 진보정치인 힐러리에 대대적 압박 시작

미국 진보진영이 재무장관 반대 1순위로 꼽은 페이스북 최고 책임자 셰릴 샌드버그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진보진영이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꾸릴 내각 명단의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 보도했다.
특히 재무장관과 증권감독위원회(SEC) 위원장 등 경제부처 핵심 수장의 자리에 월스트리트나 거대기업 인사들이 기용돼서는 안 된다는 게 핵심이다.
WP에 따르면 뉴욕에 기반을 둔 경제 관련 단체인 루스벨트연구소가 자신들이 원하는 경제각료 후보 등 150명의 명단을 클린턴 정권 인수위원회에 제시한 데 이어 다른 진보단체와 의원들은 직·간접으로 클린턴 행정부에 참여해서는 안 되는 명단을 담은 '블랙리스트'를 클린턴 측에 속속 전달하고 있다.
이들 단체와 진보의 아이콘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 클린턴과 경선에서 끝까지 맞섰던 '민주적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 등 진보 의원들은 클린턴을 압박해 정권 초 조각과 입법을 통해 진보 어젠다를 관철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워런과 샌더스가 대선 본선 레이스가 시작된 뒤 전국을 돌며 클린턴 지지를 호소한 것도 클린턴 정권에서 진보 어젠다를 띄우겠다는 목표에서였다.
해킹된 존 포데스타 클린턴캠프 선대위원장 이메일을 보면 워런은 지난해 1월 6일 이전에 클린턴에게 '잠재적 각료 후보' 명단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샌더스는 최근 WP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전당대회에서 채택한 정강을 이행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내 일"이라며 "정강은 클린턴과 나, 민주당 다수가 서 있는 자리이며 실행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즉 진보적 내용이 담긴 정강을 바탕으로 클린턴 정권이 국정을 운영하도록 압력을 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월스트리트와 가까운 인사들을 배제하고 진보적 인물들을 내각에 대폭 참여시켜야 한다는 게 샌더스의 구상이다.
핵심인 재무장관의 경우, 항간에 거론되는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인 셰릴 샌드버그와 라엘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등 2명의 여성은 절대 불가라는 게 진보진영의 입장이다.
대기업 수장이자 억만장자이거나 월스트리트와 가까운 인사들을 재무장관에 임명한다면 경제정책이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역시 월스트리트와 가깝다는 지적을 받아온 메리 조 화이트 SEC 위원장도 차기 행정부에서는 빠져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다만 진보진영에서는 사라 블룸 래스킨 재무차관과 게리 젠슬러 전 미국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등은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당장 현안으로 떠오른 AT&T와 타임워너사와의 합병 문제와 관련한 법무부의 반독점 분야와 미국 무역대표부, 국가경제위원회 등에도 진보 인사의 포진을 이들은 압박하고 있다.
'샌더스 어젠다'의 추진에 나선 '우리의 혁명'이라는 단체의 제프 위버는 WP에 "진보단체들은 새 행정부와 각료 인준 청문회를 하는 상원에 엄청난 압력을 가할 것"이라며 "재무부가 월스트리트 임원들로 가득 차면 규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진보진영은 차기 행정부 초반 진보정책의 입법화를 서두르기로 했다.
샌더스가 제시한 연방 최저임금 15달러로의 인상과 공립대학 학비 무료화, 기후변화 적극적 대처, 금융기관 '대마불사' 신화 깨기 등이 그 핵심이다.
다만 클린턴의 관심 어젠다는 기간산업 투자와 포괄적 이민개혁이다.
이들 2개 과제는 중도적 어젠다다.
WP는 진보진영의 적지 않은 이들이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진보과제를 밀어부칠지 회의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재무장관 등에 자신들이 수용할 수 없는 인사가 기용되면 '클린턴-진보 허니문'은 곧바로 깨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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