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즈니스 오너와 직장생활 비교해 봤더니, 아무리 진상 손님이라도 사업 운명 좌우하는 왕
▶ 한 명도 정성껏 모셔야 서비스 소홀 SNS 악플로
기업가정신의 한복판에는 ‘나 자신의 보스’(being my own boss)가 된다는 자부심이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다.
기성 사업가 혹은 창업을 구상 중인 누군가에게 자기 사업을 하려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라. 십중팔구 “나 자신의 보스가 되고 싶어서”라는 답변이 돌아올 것이다
다른 누구를 위해 그 밑에서 일한다는 아이디어는 이미 오래 전에 광채를 잃었다. 반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추구하는 자유는 대단히 섹시하고 매력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나 자신의 보스가 되는 것’은 기업가정신에 관한 가장 근거 없는 믿음 가운데 하나다.
한 번 따져보자.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고객들이다. 고객이 없다면,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해 돈을 지불하는 손님이 없다면 회사도 없다.
손님이 전혀 들지 않는 사업을 하기란 불가능하다. 바로 이 때문에 고객들은 업주에 대해 결정적인 ‘힘’을 갖게 된다. 기본적으로 고객이 오너를 소유하는 셈이다.
따라서 비즈니스 창업이 내 스스로 보스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믿는다면 오산이다. 그걸 기대한다면 아예 시작을 하지 않는 편이 현명하다.
고객이 ‘넘버 1’ 보스이고 거기엔 어떤 예외도 존재하지 않는다. .
전문가들은 “사업가란 한두 명, 고작해야 한 줌의 보스를 수십, 수백, 수천 혹은 수백만 명의 보스와 맞바꾼 사람을 의미한다”고 풀이한다.
“고객이 왕”이라는 말까지 있으니 손님이 보스인 것은 분명한데 그저 수사적인 의미가 아니겠느냐고 생각하면 그 역시 헛짚은 것이다. 고객들은 개개인의 분명한 아젠다를 갖고 있다.
사업가라면 “고객이 늘 옳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자주 들었을 터이다.
리커버링 인베스트먼트 뱅커이자 사업가이며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 저자인 캐롤 로스는 “고객이 제 아무리 ‘진상’이라도 비즈니스 오너는 ‘손님이 왕’이고 ‘고객이 늘 옳다”는 금언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사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손님이 늘 옳다거나 왕이라는 사실을 비즈니스 소유주가 망각하게 되면 고객은 반드시 등을 돌린다. 여기에 보태 바람직하지 못한 보너스까지 따라온다. 손님들은 너나없이 귀와 입이 있다.
고객을 제대로 대접해 주지 않으면 이들은 소셜미디어, 혹은 입소문을 통해 그가 아는 동네방네 사람들은 물론 기존 고객들과 잠재적 손님들을 향해 해당 비즈니스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를 무차별 살포한다.
현재 다니는 직장의 보스가 맘에 들지 않는다면 부서 재배치를 요청하거나 정 안되면 회사를 때려치우고 다른 일자리를 찾으면 된다. 그러나 고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비즈니스를 접을 수는 없다.
로스는 “업주의 입장에서 밉살스런 한 두 명의 고객을 잘라낼 수 있을지 몰라도 모든 손님을 ‘해고’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 상당한 재정투자를 했고 감정적으로도 밀착된 상태라 맘대로 안 된다고 회사를 쉽게 걷어치우지 못한다.
로스는 사업가란 한두 명이나 한 줌의 보스를 수십, 수백, 수천, 혹은 수백만 명의 보스와 맞바꾼 사람이라는 점을 잊지 말라고 거듭 당부한다. 고객 한 명 한 명이 개인적 아젠다를 지니고 있다는 점 역시 명심해야 한다.
다른 말로 하면 직장인일 때에는 기껏해야 한 줌의 상사들이 ‘나’의 업무내용과 근무시간을 정해주고 함께 일할 직원들을 지정하며 이런저런 직업적인 결정을 통제한다.
“내가 보스”일 때는 사정이 다르다.
개개인의 고객이 모두 왕처럼 업소 오너를 컨트롤하기 때문에 직장인이었을 때에 비해 보스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예상과는 정반대 현상이 전개되는 셈이다.
눈치를 보아야 할 보스는 고객들만이 아니다. 종업원을 고용했다면 그들 역시 업주의 보스다.
사업체의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겼다고 가정해보자. 엄밀히 돈이 제대로 돌지 않는 것은 회사 전체의 문제가 아니라 “업주의 사정”이다.
이런 형편에서도 종업원들에게는 꼬박꼬박 급여를 지불해야 한다. 돈을 받는 서열의 맨 끝자리가 업주의 정위치다.
만약 어느 날 종업원들이 출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누가 그들의 자리를 대신 채워야 하는지는 너무도 자명하다.
점포는 일하는 사람 없이 스스로 돌아가지 않는다. 비즈니스를 유지하려면 결국 업주가 발 벗고 나설 수밖에 없다.
게다가 렌더와 투자자, 집주인 혹은 프랜차이즈의 모회사 역시 오너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통제한다.
보고해야 할 상사가 이전에 직정에 다닐 때보다 훨씬 늘어나게 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비즈니스 창업은 분명 창업주에게 숫한 베니핏을 가져다준다.
어떤 면에서 오너로서 누리는 자유의 폭이 종업원 시절에 비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내가 나 자신의 보스’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자유란 허구에 불과하다.
로스는 창업주의 경우 그 같은 사실을 기업가가 감내해야 하는 위험, 혹은 보상의 한 부분으로 충분히 검토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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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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