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최 미국 미네소타 주 램지카운티 검사장 [AP=연합뉴스]
무고한 흑인 운전자에게 7차례 총을 쏴 숨지게 한 미국 미네소타 주 경찰관이 한인검사에 의해 2급 살인혐의로 기소됐다.
16일 미네소타 주 램지카운티 검찰은 지난 7월 세인트 앤서니 시에서 흑인 운전자 필랜도 캐스틸(당시 32세)을 불심검문하다 총격 사살한 제로니모 야네즈(28) 경관을 우발적 살인혐의 및 총기 관련 중범죄 혐의로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존 최(46·한국명 최정훈) 램지카운티 검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성적인 경찰관이라면 당시 상황에서 총을 쏘지 않았을 것"이라며 "순찰차 대시캠 등을 확인한 결과, 야네즈 경관의 치명적 무력 사용 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캐스틸은 야네즈 경관을 존중하고 지시대로 따랐다"면서 "합법적 총기를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발적으로 알렸으며 도주나 범행 의도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검사장은 "캐스틸이 '총에 손을 대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으며, 좌석벨트를 매고 있었고, 약혼녀·어린아이와 함께였다"며 "야네즈 경관에게 살해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7차례 총격은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야네즈 경관에게 소환을 통보했으며 18일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 검사장은 2010년 미네소타 주도(州都) 세인트폴과 인근 19개 도시를 관할하는 램지카운티 검찰 수장에 올랐고, 2014년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나 세 살 때 부모를 따라 이민했으며 앞서 세인트폴 시 검사장을 지냈다.
검찰 발표에 따르면 학교 급식 담당관으로 일하던 캐스틸은 지난 7월 6일 밤, 약혼녀 다이먼드 레이놀즈와 레이놀즈의 네 살짜리 딸을 차에 태우고 가다 미등이 꺼졌다는 이유로 교통 검문에 걸렸다.
캐스틸은 담당 경관 야네즈의 요구대로 자동차 보험카드를 먼저 건넸고 이어 "총기를 소지하고 있으며 총기 허가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야네즈 경관은 "총을 꺼내지 말라"고 명령했고 캐스틸은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2차례 반복 말했으나 경관은 긴장한 듯 "총에 손대지 말라"고 소리치다가 자신의 총을 꺼내 7차례 발사했다.
히스패닉계로 알려진 야네즈 경관은 "캐스틸이 총기 소지 사실을 알린 뒤 손을 내리고 무언가 꺼내려 했다"며 "만일 층이라면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 사건은 레이놀즈가 페이스북으로 현장을 생중계하면서 전국적인 파문을 불러일으켰고, 특히 루이지애나 배턴루지에서 CD를 팔던 30대 흑인 남성 앨턴 스털링이 경찰 총격을 받고 숨진 사건과 맞물려 사회적 공분을 샀다.
수사기간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야네즈 경관은 우발적 살인혐의가 유죄로 입증될 경우 최대 징역 10년형, 총기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최대 징역 5년형을 받을 수 있다.
캐스틸의 유가족은 "경찰관에게 더 강력한 혐의를 적용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검찰 기소 내용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이번 사법 처분이 공권력 남용 의혹을 받는 미국 경찰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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