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한미동맹에 핵심을 뜻하는 ‘vital’ 표현 사용은 처음
▶ 방미 조태용 차장 밝혀…”미측 인사들 ‘정상간의 만남 중요’”

트럼프 정부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된 마이클 플린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인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은 18일(현지시간)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북핵 문제를 우선순위로 다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플린 내정자는 이날 미국을 방문 중인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등 한국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조 차장이 전했다. 조 차장은 이날 저녁 워싱턴특파원들과의 간담회를 갖고 방미 활동과 성과를 설명했다.
플린 내정자는 한미동맹을 '핵심적 동맹'(vital alliance)으로 표현하면서 동맹 기조를 계속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인식을 보였다고 조 차장은 덧붙였다.
미국이 한미동맹에 대해 '핵심'(vital)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에 대해 조 차장은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동맹의 기본적인 중요성, 즉 트럼프 정부가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끌고 나가겠다는 기본정신, 그리고 현안에 대해 (긴밀하게) 논의해 나가겠다는 그런 논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플린 내정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과 관련해선 "북한의 위협이 커졌다"고 지적하면서 "차기 행정부에서 북핵 문제를 우선순위로 다뤄나가겠다. 한미 간 긴밀한 협의 하에 진행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조 차장은 "대북 대화의 문은 계속 열려 있지만, 대화가 안 되는 것은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하기 때문 아니냐"면서 "오늘 대화에서 '비핵화 대화의 문이 열리면 대화를 하겠다'는 등의 입장, 그리고 북한의 위협에 대한 객관적 사실과 평가 등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조 차장은 "북핵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어느 나라도 대화의 문을 닫은 나라는 없지만, 대화가 비핵화의 방향으로 가야지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식의 대화는 될 수 없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대화의 기초가 될 수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역대로 미국의 행정부 교체 때 북한의 행태를 보면 전략적 도발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럴 경우 미국 새 행정부가 정책을 편안하게 검토하는 게 아니라 곧바로 대응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우리의 정책과 입장을 미리 설명함으로써 빈틈없는 공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차장은 1시간가량 진행된 플린 내정자와의 대화에서 방위비 분담금 문제나 주한미군 감축 문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등은 구체적으로 거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 차장은 한미정상회담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한 것은 없다"면서 "미국 측 인사들로부터 '지난번 통화가 좋았다'는 말과 함께 '정상 간의 만남 자체가 중요하다'는 얘기는 있었다"고 전했다.
조 차장을 단장으로 하는 이번 대표단은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김남중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 김용우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 등으로 구성됐으며 플린 내정자 이외에 헤리티지재단 이사장 출신인 에드윈 퓰너 트럼프 정권인수위 선임고문, 왈리드 파레스 자문위원,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 등과 면담했다.
조 차장은 이번 방미의 성과에 대해 "이번 방미를 통해 우리 정부의 중요한 정책에 대한 신(新) 행정부의 이해를 제고하고 한미 양국이 굳건한 공조를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아울러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강력한 대북 압박을 통해 북한의 셈법을 변화시켜 나간다는 정책 목표에 대해 신 행정부 인사들도 공감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대표되는 경제통상 관계가 동맹의 중요한 축으로서 2012년 발효 이래 양국 모두의 상품, 서비스, 투자, 일자리 창출에 있어 호혜적으로 작동해 온 '윈윈 관계'라는 점을 설명했고 이에 대한 미국 측의 인식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의 취임 100일, 200일 우선순위 리스트가 나오는데 거기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프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중국의 환율 문제 등이 있지만, 한미FTA는 없는 것 같다"면서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 '재협상하자'는 그런 얘기는 없었다"고 전했다.
방위비 분담 문제와 관련, 조 차장은 "우리가 만난 사람 가운데 두 명 정도가 '방위비 분담은 차기 행정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보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가를 대상으로 강조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 배경은 나토 국가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하게 돼 있는데 그렇게 쓰는 나라가 적기 때문"이라면서 "한국의 경우 GDP의 2.6%를 쓴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쉬울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토 국가들과 한국, 일본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