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선 후에도 사업 파트너 만나 “신분 이용한다” 문제 제기
▶ 외국 정상들, 트럼프 사업에 혜택 주고 환심 사려 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와 가족이 전 세계 25개 국가에서 사업을 하면서 향후 이해충돌의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당선자가 가족들과 함께 대선 전인 지난 10월 26일 워싱턴 DC 소재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개회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당선 이후에도 사업 파트너들을 만나면서 그가 취임 후 세계 곳곳에서 벌이고 있는 사업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뿐 아니라‘친정’인 공화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데다 주요 언론들이 이해충돌의 문제 발생 가능성을 지적하자 트럼프 당선인이“부정직한 언론만 문제 삼는다”고 공개로 반박하면서 논란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CNN 방송은 트럼프 당선인의 최근 재산 공개 자료를 분석해 그의 해외 사업 현황을 소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이외 터키,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아제르바이잔 등 최소 25개국에서 거래한 적이 있는 회사 총 150여 개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당선인이 관여한 해외 사업은 이스라엘의 음료수 장사부터 아랍에미리트(UAE)의 골프장 개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의 해외 사업 대부분은 제3자 소유 사업체가 트럼프의 이름을 쓰고 트럼프 당선인에게 브랜드 사용료를 내는 라이선스 계약을 포함한다. 트럼프 회사들의 지주회사 격인 트럼프 재단(Trump Organization)은 각 계약을 관리하는 여러 회사를 만들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아직 대통령에 취임하지 않았고 현직 대통령이 사업체를 운영하는 것도 위법은 아니지만, 윤리의 문제라고 CNN은 지적했다. 거대한 사업체를 경영하는 사업가와 국가 수장인 대통령 역할 사이에 이해충돌(conflict of interest)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중국 등 미국 입장에서 외교 관계 등이 민감한 나라와도 트럼프는 사업 관계로 얽혀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요구하지 않더라도 외국 정상들이 그 또는 그의 자녀들의 사업에 혜택을 줌으로써 트럼프 당선인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LA 타임스는 지적했다.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 최고 윤리담당 변호사를 지낸 리처드 페인터 미네소타대 교수는 “외국에서 트럼프 이름을 파는 것은 트럼프 당선인이 전 세계로부터 선물을 받게 하는 훌륭한 수단”이라며 “외국 정부 돈이 뒷문으로 그 거래에 흘러들어 갔다면 이는 위헌이자 탄핵감”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에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이 당선 이후 꾸준히 해외 사업 파트너들을 만나자 벌써 당선인 신분을 사업에 이용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5일 인도 뭄바이 남쪽에서 트럼프 이름이 붙은 호화 아파트단지를 짓는 인도 부동산개발 사업자들을 만났다.
지난 14일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현지에 건설을 추진해온 빌딩의 허가를 부탁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두 사람은 수십 년 전부터 사업상 친분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이 되면 회사 경영에서 손을 떼고 트럼프 재단 부회장인 이방카, 에릭, 도널드 주니어 세 자녀에게 회사를 물려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회사 리더십이 언제 바뀔지, 또 기업을 물려받은 자녀들이 어떻게 대통령인 아버지를 사업으로부터 분리할지 등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게다가 트럼프 당선인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는 백악관에서 장인을 보좌하는 요직을 맡을 가능성이 제기돼 이해상충 논란을 더욱 부채질하는 상황이다.
LA 타임스는 트럼프 당선인이 금전적인 이익을 위해 지위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대통령 재임 기간 그의 가족과 사업체 사이에 강력한 ‘방화벽’을 놓지 않는 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언론의 비판과 지적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트위터에서 “내가 전 세계 곳곳의 내 재산과 관련돼 있다는 점은 대선 전부터 잘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오로지 부정직한 언론만 이를 큰 문제로 만들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의 기업체 문제와 관련해선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화당의 저스틴 아매쉬(미시간) 연방 하원의원은 트위터에서 ‘부정직한 언론탓’을 트럼프 당선인을 겨냥해 “당신은 선거 때 (외국 기부금을 받은) 클린턴 재단과 관련해 힐러리 클린턴을 옳게 비판했다”고 상기시키면서 “만약 당신이 외국 정부와 계약을 맺은 게 있다면 그것도 당연히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의원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가족 기업 관리에 더욱 과감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숀 더피(공화·위스콘신) 하원의원은 CNN에 출연해 “트럼프 재단을 자녀들이 물려받고 그 자녀들이 행정부에 참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사업을 백악관으로부터 완벽하게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피 의원은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클린턴 재단 모금을 도운 점에 미국인들은 격노했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같은 시나리오를 되풀이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기간 무슬림과 소수인종 등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여 앞으로 중동과 아시아 등에서 그의 사업이 역풍을 당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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