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관급 내정자·후보 억만장자 상당수…총 재산 41조원
▶ 월가에 소외감 느끼는 노동자층 공략해 대선 승리…“메시지 배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백인 노동자층의 지지에 힘입어 대선에서 승리했으나 그의 내각은 갑부들로 채워지고 있다.
24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부동산 재벌로 순 자산이 100억 달러(약 11조 8천억원) 이상인 트럼프 당선인 본인 외에도 차기 행정부 입각이 유력한 인사 중에는 자산가가 상당수다.
폴리티코는 "가질리어네어들의 트럼프 팀"(Trump's team of gazillionaires)이라며 초갑부들로 꾸려진 트럼프 내각의 내정자들을 소개했다. '가질리어네어'(gazillionaire)는 엄청난 수를 뜻하는 '가질리언(gazillion)'에서 나온 말로 엄청난 재산을 가진 '초갑부'로 해석된다.교육장관으로 내정된 교육 활동가 벳시 디보스는 가족 자산이 51억달러(약 6조원)에 이르는 억만장자다. 그의 남편 딕 디보스는 미국 건강기능식품 업체 암웨이 집안의 상속자다.
주택도시개발장관으로 거론되는 퇴직 신경외과 의사 벤 카슨도 자산이 2천600만달러(약 307억원)에 이른다.
백악관 수석전략가로 임명된 스티브 배넌은 1990년대 인기 TV 드라마 '사인필드'에 투자한 것만으로 수백만 달러를 벌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자산이 153억 달러(약 18조원)에 달하는 석유재벌 해롤드 햄, 투자가 윌버 로스(29억 달러),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2억5천만 달러), 트럼프 선거캠프 금융위원장을 지낸 스티븐 므누신(4천600만 달러),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수천만 달러 추정) 등 100억원 이상 자산가들이 내각 하마평에 오르내린다.이들의 자산을 모두 합치면 트럼프 내각이 보유한 자산 가치는 미국 역사에서 전례 없는 규모인 총 350억 달러(약 41조원)에 이를 것으로 폴리티코는 추산했다.
미국 가정의 평균 가계 소득은 5만5천달러(약 6천490만원)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경제가 월가 엘리트와 워싱턴 정계 인사들에게 유리하도록 왜곡됐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경제 체계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평범한 근로자들을 공략해 대선에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정작 트럼프 당선인은 월가로 대표되는 경제 체계의 혜택을 받은 인물들로 주변을 채우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참모인 니라 탠든 미국진보센터(CAP) 소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인선을 두고 "노동자층 유권자에게 보낸 메시지를 배신하는 것"이라며 "엘리트 억만장자들에 맞서 싸우겠다고 주장해놓고선 그들을 요직에 앉히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4일자 사설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경험이 부족한 인사들을 기용하는 점을 언급하며 "전략적으로 심사숙고한 결과인지 대충 그때그때 선택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인선 과정이 예측 불가능하고 원칙이 없어 우리는 당분간 거친 길을 가야 할 지 모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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