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햄프셔 교정당국의 사례, 수감자 80~90%가 마약관련 사범들
▶ 인권논란 때문에 반입검사에 한계, 전신스캐너·탐지견 배치로 효과 기대

뉴햄프셔주 콩콧드 소재 주립교도소의 망대. 주 교정당국 담당자들은 최근의 보안강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교도소 안으로 밀반입된 마약의 양이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뉴햄프셔주의 교정당국과 주 의회가 교도소로 밀반입되는 오피오이드와 헤로인 차단에 부심하고 있다.
이중삼중의 높은 담으로 둘러싸여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격리시설임에도 불구하고 교도소는 마약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재소자들과 면회자들은 끊임없이 마약을 밀반입할 방법을 탐구하고, 교도관들은 이를 색출하고 차단하기 위해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인다.
교도소내 마약은 ‘상시 이슈’에 해당한다. 그러나 최근 뉴햄프셔주의 일부 교정시설로 엄청난 양의 마약이 유입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뉴햄프셔주 베를린에 위치한 남성전용 교도소의 수사관 댄 해머는 “이곳에서 마약 수사는 늘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다. 뉴햄프셔는 헤로인과 진통제 과다 복용 문제가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꼽힌다.
민주당계 주지사인 매기 핫산은 최근 3개의 주립교도소에 총 6대의 전신스캐너를 설치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들 외에 카운티 구치소에도 전신투시 스캐너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스캐너가 설치되면 3개 주립교도소의 방문객은 물론 스탭 전원이 검사대의 스캐너를 통과해야 시설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주 교정국 커미셔너인 윌리엄 렌은 마약탐지견을 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보다 경비가 적게 드는 정책들도 속속 실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재소자들은 교도관들 앞에서 그들이 받은 우편물을 개봉하고 봉투를 버려야 한다.
힐스보로 카운티 제일의 재조사들은 이제 더 이상 화장실 청소를 거들 수 없다. 사전합의에 따라 방문객들이 남기고 간 마약을 재소자들이 회수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조치다.
단순히 마약을 근절하는데 그치지 않고 재소자들이 중독에서 벗어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카운티 교도소도 적지 않다.
주립교도소 교정책임자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은밀히 반입된 마약의 양이 아니라 종류다.
요즘 가장 핫한 ‘물건’은 아편성분 진통제 오피오이드의 중독을 치료하는데 사용되는 서복손(Suboxone)이다. 하지만 서복손은 헤로인과 마찬가지로 기분이 업된 상태인 하이(high)를 유발한다. 그 자체로 치료약이자 마약인 셈이다.
서복손은 두 가지 형태로 시중에 나돈다. 하나는 껌과 비숫한 스트립 타입이고 다른 하나는 알약처럼 보이는 정제다. 거리에서 은밀히 거래되는 서복손의 가격은 보통 10달러에서 20달러 정도지만 재소자들은 수 백달러를 지불해야 손에 넣을 수 있다.
해머의 말을 빌리자면 “일단 주립 교도소 안으로 들여오기만 하면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어 오른다”. 한마디로 부르는 게 값이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몸에 숨기기가 쉽다는 장점 때문인지 서복선이 재소자들 사이에 가장 핫한 약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죄수들은 입소할 때 납작한 막대기 모양의 서복선을 항문을 통해 몸 안 깊숙이 밀어 넣거나 풍선 안에 한꺼번에 수 십개를 집어넣어 입 안으로 삼키는 방법을 동원한다. 입소 때 교도관들이 검사를 하지만 인권논란 때문에 한계가 따른다.
뉴멕시코와 버지니아의 카운티 교도소들 역시 밀반입된 서복손으로 인해 교도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곳의 재소자들은 면회자들로부터 액체 서복선에 흠뻑 적신 후 말린 사진을 받아 감방에서 껌처럼 씹는다.
지난 2014년 캘리포니아 정부 관리들은 교도소 안으로 들어오는 마약의 양이 크게 늘어났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에 맞춰 전체 주립 교도소들은 마약견을 투입했고 공항에서 사용하는 방식의 핸드스왑으로 방문객과 스탭의 손에 묻은 화학물질 검출을 시도했다.
뉴햄프셔주의 몇몇 대형 카운티 교도소의 교도소장들은 수감자의 80-90%가 마약관련 사범이라고 밝혔다. 대부분 마약 판매와 거래 혐의로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았거나 약을 구입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절도와 강도죄를 지은 자들이다.
벨냅 카운티 교도소 소장인 케이스 크레이는 “이곳에 수용중인 거의 모든 수감자가 마약문제를 지니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재소자의 몸 안에 마약이 들어 있는 것으로 의심될 경우 교도관들은 그를 변기가 없는 이른바 ‘마른 감방’(dry cell)에 집어넣는다.
드라이 셀에 수감된 재소자는 “일”을 보고 싶을 때 간수에게 변기를 요청해야 한다.
간수는 변기를 살펴 풍선을 이용해 몸 안에 집어넣은 약을 회수한다.
‘마약 풍선’이 몸 안에서 터질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재소자를 병원으로 옮기기도 한다.
풍선이 터져 그 안에 있던 약이 유출되면 재소자는 마약을 과다복용 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겪게 된다.
교정국 커미셔너인 렌은 자신의 스탭진이 주립교도소에 설치될 전신스캐너 사용절차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새로 장만한 도구가 결코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단지 불법 물질을 감방 밖으로 내모는데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한다는 정도다.
뉴멕시코와 애리조나와 같은 일부 주는 주립교도소에 마약탐지견을 배치했다.렌은 이들 외에 다른 몇몇 주들 역시 같은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며 그 역시 주립교도소에 탐지견을 배치하기 원한다고 전했다.
그는 ‘전신스캐너와 탐지견 배치를 병행하면 교도소에서 유통되는 마약의 양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강력한 전략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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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The New York Time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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