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격비교 쉽고 비용도 저렴, 상속·온라인 유언장 도움
▶ 젊은이들 잇달아 창업 인기

윌링의 공동창업주인 엘리암 메디나(왼쪽)와 롭 다이슨. 윌링은 온라인 상속계획문서를 작성하는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도와준다.[Scott McIntyre/뉴욕타임스]
죽는데도 돈이 필요하다. 장의업이 180억 달러짜리 산업이라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경기를 타지 않는 산업인 장의업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불투명성과 폐쇄성이 꼽힌다.
장의업자들은 온라인에 가격정보를 띄우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가격쇼핑을 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장의사들은 소비자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앉아 장례비용에 관한 상담을 하려든다.
그러나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고 장의업과 임종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이들 분야에서도 상황변화가 감지된다.
피닉스에 위치한 장의업과 공동묘지업 재정관리전문업체 ‘포어사이트 컴퍼니즈’의 사장 댄 이사드는 “테크놀로지 세대에 속한 젊은 창업가들이 다투어 시장에 진출하면서 장의업도 아날로그시대에서 서서히 디지털시대로 옮겨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체들은 아직도 지극히 낮은 수준으로 가격 투명성을 유지하려들지만 시장 개혁을 앞세운 젊은 창업자들의 도전에 더 이상 저항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미국에서는 매년 260만 명이 죽어간다. 그리고 망자의 유족들은 어떤 형태로든 장사를 지내고 사후정리를 해야 한다.
여기서 오가는 돈이 연 180억 달러. 밀레니엄 세대에 속한 젊은 사업가들이 돈 되는 비즈니스를 무심히 흘려보낼 리 없다.
베이비부머들이 온라인 쇼핑에 편안함을 느끼게 된 점도 신세대 장의사들에게 결정적인 플러스 요인이다.
결혼, 출산, 부모와의 사별 등 인생의 중요한 이벤트를 겪은 20대와 30대 역시 그들의 삶을 기획하고 싶어한다. 미셸 라버지(50)도 그 중 한명이다.
위스콘신 주 오시코시 주민인 그녀는 최근 부모의 실버타운 입주를 도왔다. 50고지 도달과 부모의 실버타운 입주라는 인생의 주요 이벤트를 통해 그녀는 자신 역시 미래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자각을 얻었다. 그러나 변호사와 상담 비용이 감당불가 수준이라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 도우미로 끼어든 것이 윌링(Willing)이라는 스타트업이었다. 이 회사는 각 주의 규격에 맞춘 온라인 유언장 및 상속계획 문서를 작성해준다. 온라인 문서는 언제건 업데이트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그루폰을 통해 입수한 윌링 서비스 할인권으로 단 30달러에 온라인 유언장을 작성한 미셸은 “너무 쉬웠다. 변호사가 작성한 친구의 유언장과 비교해 보았는데 전혀 차이가 없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2008년 리세션에 닥칠 때까지만 해도 장의업은 변화의 물결에서 비껴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 소비자들은 장례절차를 간소화하고 경비를 줄이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파팅(Parting)이라는 스타트-업을 예로 들어보자. 1년 전 LA에 세워진 장의업체 온라인 디렉토리다. 집코드별로 정리한 LA 지역 1만 5,000개 장의업체 명단에는 각 장의사별 가격과 서비스 정보가 담겨 있어 사용자들의 비교쇼핑이 가능하다.
창업주인 테일러 야마사키는 “소비자로 가장한 직원들을 장의사에 보내 필요한 정보를 빼냈다”며 “매달 방문객과 검색 수가 27% 가량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야마사키는 “장의업체의 기본 리스팅은 무료지만 눈에 잘 띄는 프레미엄 리스팅의 경우는 따로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며 “리스팅을 통해 고객을 확보한 장의사는 우리에게 장례비의 12-15%를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LA의 또다른 스타트-업인 그레이스(Grace)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유족들의 슬픔을 덜어주기 위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레이스의 공동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알렉스 크루거는 “유족들을 위한 지침서가 거의 없다”며 “우리는 유족과 검증을 거친 상속전문 변호사, 재무설계사, 장의사 등을 연결시켜 그들이 일처리를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6월에 창립된 회사는 200만 달러를 살짝 밑도는 종자기금을 모금했고 거래는 매월 20%씩 늘어나고 있다.
현재 그레이스의 활동범위는 남가주로 국한되어 있으나 올해 말에는 북가주, 내년에는 다른 주로 진출한다.
아마도 최종 소비자가 직면한 가장 어려운 상황은 어떤 임종 서비스를 받을 것인지, 또 가족과 어떻게 소통할지를 결정하는 일일 것이다.
보스턴의 스타트-업인 케이크(Cake)는 사용자들이 어떤 임종을 맡기 원하는지 생명보조기 사용을 어느 선까지 허용할지, 페이스북 페이지를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케이크는 사용자들의 결정을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사용자가 미리 지명한 사람들과 공유한다.
아직 태풍급은 아니지만 경험자들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이뤄지던 임종준비 및 사후처리 비즈니스에도 스타트-업이 주도하는 개혁과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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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뉴욕타임스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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