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0~800년전쯤 난파 추정
▶ 상태 매우 양호해 놀라움
올가을 흑해에서 700~800년전쯤 난파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선박이 발견돼 화제다. 다국적 고고학자 팀에 의해 발견된 선박은 바다 밑바닥에서 수세기를 보냈다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매우 양호해 학계가 놀라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발견된 고선박이 한척이 아니라 무려 40여척에 달해 고대 무역 항로를 연구하는데 획기적인 계기가 될 전망이다.
조사팀은 특수 조명 장치가 장착된 로봇을 바다 밑으로 내린 뒤 고해상도 사진을 수천장 촬영, 전체 선박의 형태를 복원하는 방식으로 난판 선박의 상태를 확인했다. 조사팀은 발견된 선박이 13~14세기 정도에 제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15~16세기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사용한 선박 제조 기술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불가리아 흑해 연안에서 이번 조사팀에 의해 발견된 40여척의 선박 중 가장 오래된 것은 9세기 비잔틴 공화국 시기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흑해에 가라 앉은 선박중 가장 최근 것으로는 19세기 오스만 제국시기에 제조된 것도 포함되어 있다고 조사팀은 밝혔다. 무려 1,000년전 선박이지만 사진을 통해 확인된 상태는 모두 제조 당시 상태라도 해도 될 정도로 완벽했다. 전혀 손상되지 않은 밧줄, 방향 키, 정교하게 조각된 장식품 등 모두 제조 당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흑해는 고대부터 주요 무역 항로 중 하나였다. 흑해를 통해 이뤄지던 무역품들은 주로 곡식, 동물 모피, 말, 기름, 의류, 포도주 등으로 다양하다. 한때 타타르족이 기독교인들을 노예 삼아 이집트 카이로 등으로 팔기 위해 사용하던 항로도 흑해였다. 유럽인들에게는 실크로드 북쪽과의 연결 통로를 제공해 비단 등의 옷감, 각종 향료와 향수, 보석류 등을 무역하는 중요한 항로로 이용되기도 했다. 마르코 폴로 등의 이탈리아 상인들이 아시아 국가들과의 무역을 위해 흑해를 자주 사용하기도 했고 흑해를 통한 무역 이익을 놓고 베네치아-제네바 전쟁까지 일어났다.
고고학자들은 과거 활발한 무역 활동 경로로 이용된 흑해에서 이번에 발견된 선박의 상태가 양호한 점을 미뤄 선박 내부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물품 상태도 잘 보전되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난파 선박의 상태가 바다 깊은 곳에서도 온갖 풍파를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흑해의 지리학적인 특성과 관련이 깊다.
흑해는 동유럽의 대표적인 강인 돈 강, 다뉴브 강, 드네프르 강으로부터 담수가 끊임없이 흘러 들어 오는 바다다. 엄청난 양의 담수가 지중해로부터 흘러 들어온 흑해의 두터운 해수를 뒤덮으면서 해수면에 일종의 영구층을 형성 대기권의 공기가 바다 깊은 곳까지 침투하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흑해 바다 깊은 곳에 가라 앉은 난파 선박들은 공기와의 접촉이 차단돼 부식없이 온전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조사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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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The New York Times 특약,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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