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의회의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척 슈머 의원이 중국 완다그룹의 미국기업 사냥을 견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기업들이 외국 기업에 줄줄이 팔려나가는 것을 세심하게 들여다볼 것을 다짐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입장을 거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슈머 의원은 제이컵 루 재무장관과 마이클 프로먼 무역대표에 보낸 서한에서 완다그룹이 이룬 일련의 미국기업 인수가 중국 정부와의 조율을 거친 것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슈머 의원은 "이는 중국 정부의 전략적 목표를 반영하고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면서 관계 당국의 심사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서한에서 "내년에 구성되는 새 의회에서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권한을 더욱 확대하는 법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CFIUS는 외국인 투자가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지를 심사해 찬반 의견을 건의하는 기관으로, 재무부와 국토안보부, 국방부를 포함한 17개 정부 부처 대표들이 참여한다. CFIUS는 주로 우주항공, 반도체와 같은 업종을 다뤄왔다.
슈머 의원은 서한에서 "중국기업들이 미국기업 지분을 대량으로 취득할 수 있다는 것은 미국기업들이 중국에서 이와 유사한 계약을 추진하는데 제약을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불공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사업을 벌이려는 미국기업들은 통상적으로 현지 기업과 합작회사를 설립해야 하며 지식재산권을 공유해야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슈머 의원은 "중국 정부는 공격적으로 미국에서 전략적 인수를 권장하는 정책을 추구하고 있지만, 미국기업들은 여전히 중국시장 진입시 가파른 장벽을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젠린 중국 완다그룹 회장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슈머 의원은 정보기술과 수송, 제조업, 농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미국기업을 인수하는 중국기업들은 종종 해외 확장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완다그룹은 최근 수년간 할리우드의 유명 기업들을 속속 인수하는 성과를 냈다.
미국 제2의 극장 체인인 AMC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것을 발판으로 세계 최대의 극장 체인으로 도약했고 할리우드의 중견 영화사인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를 거머쥔 상태다.
또 TV제작사인 딕 클라크 프로덕션의 인수도 눈앞에 두고 있다. 영화와 TV 양대 부문에 모두 교두보를 마련하는 셈이다.
완다그룹이 이처럼 화려한 성과를 내자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미국 미디어를 통한 중국 문화와 메시지 확산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높아가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하원의원 16명은 CFIUS가 외국인 투자의 급증에 제대로 대응할 권한을 가졌는지를 연구해볼 것을 의회 회계검사원(GAO)에 요구하기도 했다.
WSJ은 민주당의 차기 원내대표가 중국 기업에 대한 견제에 동조하는 서한을 보낸 것은 미국의 대중국 정책에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일각에서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중국과의 정면 대결에 소심하다는 시각을 보여왔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WSJ은 미국 상원의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와 트럼프 차기 대통령과 같은 편에 설 수 있다면 장차 미국을 향한 외국인 투자의 환경에도 격변이 초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인 투자에 대한 의회의 반발은 최근에는 할리우드의 엔터테인먼트산업에 치중하고 있지만 슈머 의원의 서한에서 보듯 장차 다른 업종으로도 파급될 수 있고 외국 기업의 투자 심리도 냉각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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