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단체 우리도 뛴다- 한인회 민원실
▶ 영어 서툰 어른에 각종 도움 주는 사랑방 “예약 안 해도 친철한 서비스 너무 좋아”

LA 한인회의 제이 박(맨 왼쪽) 상담사와 제프 이(맨 오른쪽) 사무국장이 1일 민원실을 찾은 한인들을 맞이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한국에서 LA에 막 도착한 사람들과 영어가 친숙하지 않은 한인들이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공통적으로 찾는 곳이 있다.
바로 LA 한인타운 한복판 웨스턴과 올림픽가 코너에 자리 잡고 있는 LA 한인회관이다. 50만 LA 지역 한인들의 안식처이자 한인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있는 LA 한인회는 지난 1962년 설립과 함께 민원서비스를 제공하며 한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초기 한인회 민원실에서는 이민생활에 지친 한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고국의 향수를 달래는 사랑방 역할만 했다면 반세기가 지난 현재는 번역서비스부터 법률자문까지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인 이민사회의 길라잡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운영되는 한인회 민원실을 찾는 한인들 대부분 영어를 모르는 연장자들이 가져오는 각종 고지서와 안내문들이 많지만 노인아파트 신청, 정부에서 제공하는 각종 복지혜택 안내, 유권자 등록 및 우편투표지 작성 등 한인들이 미국에서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매주 한 번씩 한인회에 각종 우편물을 갖고 방문하는 김정순(81)씨는 LA 다운타운에서 버스를 두 번씩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한인회는 한국의 고향 같은 포근함을 느낀다고 한다.
특히 번듯하게 자란 자녀들이 있음에도 김정순씨는 바쁘게 사는 아이들을 귀찮게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운동 삼아 한인회를 정기적으로 찾아 다른 노인들과 세상사는 이야기도 하고 한국의 정치이야기도 하면서 이민생활의 외로움을 달래고 있다.
김씨는 “노인아파트에 사는 주민들 대부분 영어를 모르니 우편물을 받으면 잘 모아 한인회에 가져와 물어봅니다”라며 “나이가 드니 오고 가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인회에 오면 이런 저런 사람들도 만나고 친절하게 잘 도와줘서 참 좋아요”라고 말했다.
한인회 민원실을 찾는 대부분의 한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친절하고 알기쉽게 잘 도와준다’는 것이다. 한인타운 내 한인회와 같은 민원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기관이 운영되고 있지만 대부분 도움을 주는 상담사의 경우 전문성을 갖췄으나 영어가 더 편한 젊은 사람들로 나이가 든 70~80대 노인들이 그들의 설명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서임자(76)씨는 “물론 민족학교나 다른 비영리 봉사단체들에서도 보험, 의료, 이민법 등 전문적인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예약을 해야 하고 한국말이 서툰 분들이 많아 답답한 경우가 있다”라며 “LA 한인회 민원실은 예약 없이 언제든 찾아와도 친절하게 잘 도와줘 너무 고맙다”고 칭찬을 이어갔다.
지난 3년여간 LA 한인회 민원실에서 하루 수십 여명의 한인들에게 번역 및 전문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는 제이 박씨는 민원실을 찾는 분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영어’라고 말한다. 또한 늦은 나이에 이민을 와 언어장벽 이외에도 미국의 각종 문화와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분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미국에 오래 사신 분들도 언어적 이유와 한국 문화와 시스템에 친숙해있기 때문에 각종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정부가 제공하는 복지 서비스가 삭감되는 등 억울한 상황에 놓이게 된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라며 “특히 연장자들에게 미 연방 및 주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복지혜택은 신청기간 및 규정을 위반할 경우 큰 불이익을 당하지만 영어 때문에 신청 기간 및 답변을 하지 못해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한인들을 볼 때면 내가 더 안타깝더라”고 말했다.
LA 한인회 민원실에서는 오늘도 5명의 전문 상담직원들과 3명의 사무국 직원들이 상주하며 하루 최대 100여건이 넘는 한인들의 고충을 해결해주고 있다. 또 언제든 한인회를 찾는 한인들에게 따뜻한 물 한잔을 건내며 이민생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제프 이 한인회 사무국장은 “과거 한인회 민원실은 이민자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사랑방이였다면 이젠 의료와 법률, 복지, 번역 등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 한인회가 한인사회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민원서비스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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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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