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은 돈 척결 위한 정책이 현금 부족 불러 매출 급감에 모바일결제 플랫폼 가입 폭증
▶ 이젠 대세… 당국 “현금 없는 경제 앞당길 것”

인도 뭄바이 거리의 책 판매상이 모바일 폰 결제가 가능하다는 안내판을 붙여 놓고 영업을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뉴델리> 지난 1년 동안 아시시 쿠마르 만달은 뉴델리 거리에서접시 당 50센트도 안 되는 만두를 팔면서 생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지난 11월 인도정부가 인도의 고액권 사용 금지명령을 내리면서 영업에타격을 입게 됐다. 위기감을 느낀 금년 32세인 만달은 그동안 한 번도생각해본 적이 없는 영업방식을 택했다. 고객들에게 전자결제를 할 수있도록 한 것이다.
만달은 현금 없는 거래를 택하고 있는 수백만 인도인들 가운데 하나이다. 만달뿐 아니라 스낵 노점상들, 릭샤 운전자들, 코코넛 음료 판매상 등영세업소들까지도 전자결제를 도입하고 있다
현금 없는 경제는 지난달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미화로 7.40달러와 14.80달러인 500루피와 1,000루피권 사용을 금지시키면서 밝힌 목적들 가운데 하나이다.
지난해 11월9일 인도 화폐의 86%를 차지하는 두 고액권 사용이 금지된 이후 인도사회는 현금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은행 ATM 앞에 줄을 서 기다리지만 현금이 동났다는 것만 확인하고 돌아서기 일쑤다.
현금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수많은 비즈니스 매출이 급감했다. 거대 경제권 가운데 가장 높은 인도의 성장률이 현금부족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 보는 경제학자들이 많다. 만달은 “화폐 금지조치 후 매상이 뚝 떨어졌다. 변화를 모색하는 건 어려운 문제였다”고 말했다.
전자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라는 한 손님의 제안에 따라 그는 전화로 거래를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 받았다. 그의 매출 가운데 40% 정도가 전자결제로 이뤄지고 있다. 스마트폰이 없는 상인들도 이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인근에서 건당 2달러 미만을 받으면 시계를 수리하는 수닐 자이스왈은 “비행기로 날아다니는 시대에 소달구지를 얼마나 더 탈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고액권 사용금지는 본래 부패방지와 위조방지, 그리고 검은 돈 척결을 위한 방안으로 나온 것이다. 검은 돈은 인도의 비즈니스 거래 가운데 많게는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조치의 효과를 위해 당국은 발표 직전까지 이를 비밀에 부쳤다. 검은 돈이 마구 풀리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비밀유지를 위해 당국은 조치 후 필요한 만큼의 충분한 현금을 찍어두지 못했다. 그러면서 현금부족이 일어났고 이는 경제의 많은 부분의 목을 조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 인도는 전문가들 예측보다 훨씬 급속하게 전자결제로 전환되고 있다. 그러자 모디 총리는 부패척결보다 현금 없는 경제로의 전환을 더 많이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 전역에서 매일 7만명 이상의 상인들이 가장 인기 있는 모바일 결제 플랫폼인 페이틈(Paytm)에 가입하고 있다. 이는 평소 평균 가입자의 14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이 플랫폼과 이를 만든 기업인 원97의 창업자인 비제이 샤르마는 밝혔다.
고액권 사용이 금지된 이후 페이틈을 이용한 거래는 하루 600만 건에 달한다. 평소의 350%가 넘는 수치다. 매일 매일 사용자가 650만명씩 늘고 있을 정도다. 샤르마는 “이전에 우리는 혁신자였다. 지금은 메인스트림이다”라고 말하며 “금융 테크놀러지 기업들의 전성기가 시작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인도 재무장관인 아룬 자이틀리는 “2억3,000만 이상의 인도인들이 전자지갑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인도 인구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것이다.
또 인도정부는 은행들이 내년 3월까지 고객들의 크레딧 및 데빗 카드 거래를 처리할 100만개 이상의 기계를 설치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다. 현재 설치돼 있는 150만대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인도의 가장 큰 민영은행 가운데 하나인 이시시 은행은 데빗과 크레딧 카드 결제를 위한 상인들의 수요가 급속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관계자는 고액권 사용금지 조치가 나오기 전 보다 6배나 많은 새 기계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의론도 있다. 인도는 아직 서류작업은 원활히 처리할 만한 인프라가 부족하고 상인들에게 사용법을 가르치는데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100만대의 새로운 기계를 설치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정부 부처들뿐 아니라 중소업체들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크레딧과 데빗 카드를 사용하는 거래는 하루 1,000건으로 폭증했다. 11월 이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페이틈의 모기업인 원97은 지난달 새로이 3,000명의 직원을 채용했다. 지난 2년 사이 채용한 직원 총수의 두 배가 넘는 인원이다. 시스템 셋업을 원하는 업주들의 요구를 감당하지 못해 이 회사는 업주들이 직접 설치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신문광고를 했을 정도다. 이 신문광고는 페이틈을 이용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업소용 포스터로도 활용되고 있다.
현금 없는 경제로의 이행은 인도 정부로서는 몇 가지 이점이 있다. 더 많은 세금을 거둘 수 있고 은행들은 대출확대를 위한 적립금을 더 많이 쌓을 수 있다. 지난해 인도의 모든 거래들 가운데 78%가 현금으로 이뤄졌다. 미국의 20%에 비해 대단히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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