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 3당, 1월 국회서 입법 움직임… 조기 대선 적용 여부가 관건
▶ 투표권자 48만명 늘어…“야당 성향 강해 승부 가르는 변수”
올해 19대 대선에서 고교 3학년 학생도 투표에 참여하는 길이 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야권 3당이 선거연령을 현행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결정한데 이어 새누리당 탈당파가 만든 개혁보수신당(가칭)이 4일 ‘선거연령 18세 인하’를 잠정 결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혁보수신당이 일부 의원들의 반발로 선거연령 하향 조정 여부에 대해 재논의하기로 해서 최종 결론이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개혁보수신당은 또 선거연령 조정을 채택하더라도 올해 대선부터 이를 적용할지에 대해서도 추가 토론을 거쳐 확정하기로 했다.
올해 4~6월쯤 실시되는 조기 대선부터 선거연령 낮추기가 적용될 경우 최소 48만명의 만 18세 유권자가 새로 유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만일 유력 후보 간의 득표율 차이가 1~2%포인트에 불과할 경우 ‘48만표’의 선택은 전체 대선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권 3당은 ‘18세 선거연령 하향 조정’을 이미 당론으로 확정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선거연령 18세 하향 조정은 각 당의 유불리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 참정권 확대라는 측면에서 반드시 이번 국회에서 관철돼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고3 학생들까지 정치와 선거 바람에 휩쓸리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선거연령 인하에 소극적이다. 새누리당이 선거연령 낮추기에 부정적인 이유는 20세 전후의 젊은층에서 진보 성향이 보수 성향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서울경제신문이 최근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 19~29세 연령대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은 29.4%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으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지지율은 3.3%에 그쳤다.
야권 3당의 의석수는 165석, 신당의 의석수는 30석으로 195석에 달하는데다 상당수 무소속 의원들도 선거연령 낮추기에 찬성하고 있어서 신당의 선택에 따라 개정 국회법에서 요구한 법안 단독 처리 요건(200석)을 채울 수도 있다. 만일 신당이 선거연령 인하 당론을 정한다면 야 3당은 1월 임시국회에서 선거연령 하향 조정을 위한 공직선거법 처리를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야 3당은 이번 대선부터 ‘고3 투표’를 적용하자는 입장이어서 신당의 당론 결정에 따라 공직선거법 개정 내용과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 개혁보수신당 정병국 창당추진위원장은 이날 창당추진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 연령은 18세로 하기로 합의를 봤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적용 시기에 대해서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법안을 통과시키고, 가능하면 대선부터 적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신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선거연령 인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터져 나왔다. 더욱이 지난 주말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자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선거연령 하향 조정에 대해서는 전체 30명 의원 중 14명만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성동 의원은 “선거연령 인하에 반대하는 의원들도 많다”면서 “다시 절차를 밟아 논의해야 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18세 투표 허용’ 방안은 개혁보수신당의 대선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의 주도로 추진돼왔다.
전문가들은 만 18세의 경우 진보·야권 성향이 훨씬 강한데다 높은 투표 참여율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만18세의 경우 최근 탄핵 이슈 영향까지 받아 야권 또는 진보 성향을 강하게 보이고 있다”며 “특히 고3은 생애 첫 투표라는 생각과 함께 또래들과 인증샷 등을 통해 공유하고 싶은 욕구들이 커서 실제 투표율은 20대보다 더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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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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