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부터 연방상원 인준청문회
▶ 민주당 국무·법무 등 자질 정밀 조사, 인종차별 발언·기업 경영 전력 도마위

도널드 트럼프(왼쪽 두 번째부터) 대통령 당선자가 9일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중국 알리바바의 마윈(잭 마) 회장과 면담 후 취재진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제 꼭 열흘 뒤인 오는 20일 취임식을 갖고 백악관에 공식 입성하는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을 앞두고 이번 주 사실상 첫 정치적 도전에 직면한다.
그동안 지명한 초대 내각 장관 주요 후보자들이 이번 주에 무더기로 연방 의회의 검증 무대에 서고, 트럼프 당선자 자신도 오는 11일 당선 후 첫 언론 기자회견을 갖고 기자들의 질문 공세를 받게 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일정만으로도 앞으로 한 주 동안 트럼프가 인선한 주요 공직자 후보 10명이 의회 소관 상임위원회의 청문회장에 출석한다. 초대내각의 ‘외교 총사령탑’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지명자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지명자 등과 같은 핵심 인사들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송곳 검증’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연방 상원에 따르면 세션스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는 10일 시작된다. 이어 11일에는 틸러슨 지명자를 비롯해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 일레인 차오 교통장관 지명자, 벳시 디보스 교육장관 지명자, 존 켈리 국토안보장관 지명자가 한꺼번에 의회의 검증을 받는다.
또 12일에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지명자를 비롯해 벤 카슨 주택장관 지명자, 앤드루 퍼즈더 노동장관 지명자, 윌버 로스 상무장관 지명자가 청문회를 통한 인준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다음 주인 오는 18일에는 톰 프라이스 보건장관 지명자가 청문회장 증인석에 앉는다.
이번 대선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룩한 공화당은 트럼프 당선자가 취임하는 오는 20일 이전에 최대한 많은 내각 구성원들의 인준 절차를 끝낸다는 방침이지만 민주당은 ‘정밀’ 또는 ‘송곳’ 검증을 통해 트럼프 내각 구성원 후보자들의 자질과 능력, 도덕성 등을 세밀하게 뜯어보겠다는 태세다.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새해 첫날 발표한 성명에서 “공화당이 만약 의회와 일반 국민이 지명자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기도 전에 취임식에 맞춰 급하게 인준을 마치려 한다면 민주당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애초 한 주에 인준 대상자 2명만을 청문회장에 부르자는 주장을 폈지만 확정된 청문회일정은 민주당의 이런 주장을 사실상 무시한 셈이어서, 민주당은 일단 내각 후보자들의 부적격성을 부각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상당수 상임위가 아직 내각 지명자들로부터 보유자산 신고서나 이해충돌 방지 확인서 등 인준 절차에 필요한 문서들을 받지 못했다며, 틸러슨 지명자를 비롯한 기업·금융인 출신 지명자들이 내각에서 활동할 때 각자의 이해관계를 국정과 완벽하게 차단한다는 보장이 없음을 부각시킨다는 구상이다.
특히 민주당이 틸러슨, 세션스 지명자와 함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지명자, 디보스 교육장관 지명자 등 4명을 ‘집중 검증 대상’으로 지목한 만큼 이들을 둘러싼 양당 간의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인준 저지대상 1순위’인 틸러슨 지명자의 경우 그가 에너지 대기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와 사업상 깊은 관계를 맺었던 점을 민주당에서 물고 늘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화당은 틸러슨 지명자가 각종 규제 속에서도 에너지기업을 잘 이끌었다는 반대 논리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인종차별 발언에 대한 검증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인 1986년 연방 지방법원 판사로 지명됐으나, 상원 법사 위 청문회에서 동료들의 인종차별 증언이 잇따르면서 인준이 거부된 바 있다.
민주당은 대표적 월가 인사로, 공직 경험이 전무한 므누신 지명자에 대해서는 장관으로서의 자질검증과 별개로 그의 ‘부도덕한’ 경영 관행을 집중적으로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2013년 변경된 상원 규정에 따라 인준은 전체 상원의원 중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현재 상원에서 공화당이 52석을 보유한 만큼 민주당은 인준을 저지하려면 적어도 3명의 공화당 ‘반란표’를 끌어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9일 뉴욕 트럼프타워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각 지명자 의회 청문회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모든 장관 내정자들이 청문회를 통과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들은 하나같이 모두 최고의 수준을 갖춘 인물들”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10일 첫 청문회 무대에 서는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지명자에 대해 “매우 탁월한 사람으로, 청문회에서 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또 대통령직과 기업인으로서의 이해충돌 논란과 관련,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이해충돌 논란을 제거하는 것이 매우 간단하고 매우 쉽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오는 11일 기자회견에서 기업 지분정리 등 세부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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