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es we did, Yes we can” 달콤씁쓸 작별 인사
▶ 지지자들 “4년 더” 연호 자리 안뜨자 커튼콜 까지

버락 오바마(오른쪽부터) 대통령이 지난 10일 고별 연설 무대에서 미셸 오바마 여사와 딸 말리아와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떠나는 대통령은 고별연설장에서 보인 눈물이 단연 화제였다. 오는 20일이면 8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백악관을 떠나 시민으로 돌아가는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0일 시카고의 대형 컨벤션센터 매코믹 플레이스에서 연설 무대에 등장하며 “시카고,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 후 “미셸과 내게 시카고는 모든 것이 시작된 곳이며, 미국인의 힘과 근본적인 선량함을 보여준 도시”라며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인 미셸 여사를 언급하며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글썽이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으며, 큰딸 말리아는 여러 차례 눈물을 보였다. 백악관은 이번 행사의 장소부터 연설문의 톤, 억양까지 극도로 세심하게 챙겼다는 후문이다. 오바마로서는 그만큼 공들여 만든 마지막 대국민 메시지였다.
■고별연설 평가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고별연설 직후 ‘정권의 성취 업적을 나열한 찬양가가 아니라 미래 안정성을 다시금 확인시키려는 고언에 가까웠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우린 할 수 있다(Yes we can), 우린 해냈다(Yes we did)”는 말로 압축된 ‘달콤 쌉싸름한 작별인사(bittersweet goodbye)’였다고 논평했다.
오바마의 메시지는 희망을 앞세우면서도 단호했다. 단순히 희망한다고 해서 ‘변화’를 얻을 수는 없다는 쓴소리였다. 그는 “우리 헌법은 위대한 선물이지만, 그 자체는 두꺼운 양피지 뭉치일 뿐이다. 그 자체에는 힘이 없다. 힘은, 권력은 여러분에게 있고, 여러분의 선택과 참여가 그것을 만든다”고 역설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고향에서 내뱉은 마지막 호소의 초점은 대선 결과로 분열된 미국의 현실을 경고하는 동시에 불평등과 인종갈등, 정치적 고립과 무관심에 맞서 미국민에게 도전을 촉구한 것으로 모아진다.
가장 심각하게 찢어진 이념의 분열조차도 참여하는 대중에 의해 하나의 다리가 놓여 극복될 수 있다는 믿음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고별연설에는 거침없는 낙관론이 배어있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평했다. 역사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에, 트럼프의 당선이 비록 예상 밖이었지만 그것조차도 더 넓은 의미에서는 진보를 향한 행진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자고 역설할 수 있었다.
오바마는 “우리의 진보는 늘 울퉁불퉁한 길이었다. 때로는 두 발 내디디면 한 발 후퇴하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고 뒤돌아봤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에 대한 경고, 트럼프 행정부의 차별에 대한 비판에는 날이 서 있었다. 그는 “우리가 민주주의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때마다 민주주의는 위협을 받는다”고 경고했다.
이날 연설에서 오바마가 가장 큰 박수를 받은 대목은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에게 감사를 표시한 부분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슬람교도 차별에 대해 단호한 거부 입장을 밝혔을 때였다.
■현장 이모저모
이날 미국 첫 흑인 대통령의 고별연설을 듣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표정은 담담하면서도 밝았다. 8년 전 ‘희망’(Hope)과 ‘변화’(Change)를 외치던 때의 열광적 분위기와는 달랐지만, “최선을 다한 대통령에게 변함없는 지지를 보여주고, 따뜻한 배웅을 하고 싶다”는 지지자들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했다.
요란한 음악에 덮여있던 사람들의 목소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무대에 오르면서 함성이 되었다. 오바마 지지자들은 그가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언급하자 가장 큰 야유를 퍼부었고 ‘4년 더!’를 연호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끝은 새로운 시작”임을 알리는 고별연설을 하는 동안 객석 곳곳에서 “4년 더” “아이 러브 유” 등 다양한 격려의 외침이 터져 나왔고, 일부 지지자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공과를 떠나 지지자들에게 오바마는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이었다.
연설이 끝나고 퇴장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20여 분 후 그때까지 행사장을 떠나지 않고 있던 지지자들을 위해 무대에 다시 나와 손을 흔들며 아쉬운 작별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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