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지금, “지원 배제 명단은 헌법 위배로 탄핵 사유” 박 대통령 지시 여부는?
▶ 특검의 이재용‘뇌물죄’영장 기각… 회측 소추안 새로 제출키로

한국시간 19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주재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7차 공개 변론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
‘블랙 리스트’가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당초 뇌물죄가탄핵 심판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란 예측이 있었으나 주요 쟁점이 바뀌고있다. 이에 따라 정가에선 “문화예술인 지원 배제 명단 이른바 ‘블랙 리스트’가 탄핵 심판의 주요 뇌관이 될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탄핵 심판의 주요 쟁점이 바뀌는이유는 우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구속영장 중 뇌물죄 의혹은 받은 인사의 영장은 기각됐지만 블랙리스트 혐의자들은 대부분 구속됐기때문이다.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 뇌물죄와 횡령, 국회 청문회위증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결과 기각됐다. 대가성과 부정 청탁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는 게 기각 사유였다.
반면 블랙 리스트 의혹의 ‘총설계자’로 알려진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실행자’인 조윤선(5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1일 동시에 구속됐다. 조 장관은 구속되자마자 장관 사표를 제출해 수리됐다.
또 탄핵 심판에서는 법률을 위반한 구체적 범죄 혐의보다는 헌법 위반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특검팀은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블랙 리스트를 작성·관리하며문화·예술 분야에 개입한 것은 자유민주주의 핵심 가치인 사상·표현·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반(反)헌법적 중대 범죄로 규정했다.
특별검사팀은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을 각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국회 청문회 위증 혐의로 구속했다. 성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 사유를 설명했다. 블랙 리스트 의혹으로 구속된 전·현직 고위 공직자는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관주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 전 청와대정무비서관 등 5명으로 늘어났다.
특검팀은 2014년 4월16일 세월호참사 때 부실 대응으로 각계각층에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면서 청와대 정무수석실을 중심으로 명단을 만들어 문체부에 내려보내 집행하도록 했다고 보고 있다. 초기 명단은 수십∼수백명이었지만 이후 규모가 커져 대상자가 1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의 구속으로 박근혜정부가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들을 ‘좌파’로 낙인 찍어 각종지원에서 배제하는 반헌법적인 정책을 추진했다는 의혹은 사실일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블랙 리스트 수사는 사실상 거의 마무리 돼 박 대통령조사만 남았다. 두 사람은 혐의를 끝까지 부인하지만 특검은 이미 박 대통령이 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정황을 상당수 확보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두 사람의 구속영장에도 박 대통령이 지시했다는 표현이적시됐다. 따라서 특검팀은 ‘늦어도 2월 초’로 예정한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 때 핵심 혐의인 뇌물수수 의혹조사와 별도로 블랙 리스트 운영을 지시한 적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강도높게 추궁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은 박 대통령 탄핵 심판의 신속한 진행을 위해 구체적인 죄명을 수정한탄핵소추안을 이르면 금주 초에 헌법재판소에 제출하기로 했다. 수정한 탄핵소추안에는 블랙 리스트 혐의가 새로 추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바른정당 소속권성동 탄핵소추위원단장은 지난 20일 “이미 소추위원단에 새 탄핵소추안 작성을 지시했다”며 “법률적 평가를 정리해 구체적 죄명은 삭제하고헌법 위배 사항 위주로 재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구체적 범죄 사실에 대한 유·무죄는 형사재판에서 가려야 할 사안임에도 탄핵소추안에 포함된 것은 국회가 탄핵심판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며 “우리 스스로 과오를 인정하고 이를 바로잡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소추위원인 더불어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유로 문화계 블랙 리스트 사태를 넣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권 위원장은 “새로운 탄핵 사유를 추가하려면 본회의 의결이 있어야 한다”며 “탄핵소추안에 넣기는 어렵고, 참고 사항에 추가하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블랙 리스트 의혹이 탄핵 심판과특검 수사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자 박근혜 대통령 측도 적극 대응에 나섰다 박 대통령 측은 21일 블랙 리스트 작성이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아울러 허위 사실을 제기하는 ‘특정 세력’을 지목하면서 “여론 조작을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박 대통령은 특검에서 말하는 소위‘블랙 리스트’ 작성을 어느 누구에게도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박 대통령이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한 달 뒤 블랙 리스트 작성을 지시했다는 내용의 이날 A신문 기사를 ‘허위 보도’로 규정하고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블랙 리스트와 뇌물죄를 둘러싼 특검과 박대통령 측의 외나무다리 대결결과에 촉각이모아지고 있다.
<
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