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러 관련 행정명령 초안 언론 공개
▶ CIA 국장 등 청문회서 반대불구, 트럼프“IS 포로 참수”등 만행 지적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25일 트럼프 대통령의 테러 관련 행정명령 초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테러리즘 분쇄를 위해 고문을 부활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와 함께 9·11 테러 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운영한 ‘비밀감옥’ 부활,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존치 등을 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테러 관련 행정명령 초안이 언론을 통해 공개돼 거센 논란이 될 조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와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등 행정명령 서명을 위해 국토안보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잇따라 고문 부활을 시사했다.
주요 장관과 장관 내정자나 안보기관 수장 등의 “고문 반대”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향후 테러 대처 과정에서 쟁점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그는 이날 ABC 인터뷰에서 장관 후보자들의 입장을 경청할 것이라면서도 “정보기관 최고위 인사들로부터 고문이 효과적이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또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중세 이후 누구도 듣지 못했던 짓을 하는데 내가 ‘워터보딩’에 대해 강하게 끌리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하며 “내가 아는 한 우리는 ‘불에는 불’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터보딩’은 얼굴에 천을 씌우고 물을 부어 호흡을 힘들게 하는 물고문이다.
그는 “IS는 포로를 참수하고 온라인 영상에 올리는데 미국은 어떤 것도 허락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평평한 운동장에서 경기하고 있는 게 아니다. 법적으로 허용되는 경계 안에서 모든 것을 하기를 원한다. 고문이 효과적일까? 절대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느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문 부활’ 시사는 당장 내각 안에서 충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연방 상원 인준 청문회 과정에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내정자는 ‘워터보딩’ 부활과 무슬림 입국 제한 등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기간 주장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존 켈리 국토안보장관 역시 워터보딩을 포함한 고문을 금지한 미국법을 절대적으로 지키겠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청문회에서 국제사회에서 고문으로 간주하는 심문기술을 사용하라고 대통령이 명령하면 어떻게 대응하겠느냐는 질의에 “그런 명령을 받을 것이라고 상상할 수 없지만, (있더라도) 절대 따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추후 특정 환경에서는 ‘워터보딩’이나 다른 강화된 심문의 부활을 고려할 수 있다고 다소 입장을 바꿨다.
CIA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테러 용의자 수사에 ‘워터보딩’을 동원해왔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1월 취임 직후 행정명령을 통해 고문을 금지했으며 이어 2015년 법으로 금지됐다.
이와 관련 25일 공개된 테러 관련 행정명령 초안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테러 용의자에 대한 심문 방식 재검토를 권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국외에서 고위급 테러리스트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그 일환으로 과거 CIA가 운영한 구금시설인 비밀감옥을 사용하는 방안이 담겼다. 초안은 또한 쿠바 관타나모 테러 용의자 수용소를 유지할 것도 권고했다.
그러나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 초안 그대로 수용해 행정명령에 서명할지는 불투명하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블랙 사이트’로 불리는 CIA 비밀감옥은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한 지 6일 만에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가를 얻어 미 국내와 국외 여러 곳에 설치됐다. 그러나 테러 용의자 강제 억류와 고문 논란으로 국제사회에서 인권침해 비난이 일었고,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하자마자 폐쇄를 명령했다.
행정명령 초안이 공개되자 CIA 비밀감옥 부활 시 고문 등 인권 유린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반대 목소리가 쏟아졌다.
베트남전에서 전쟁포로로 고문을 당했던 존 매케인(공화) 상원의원은 성명을 내 “대통령은 원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할 수 있지만, 법은 법이다”라며 “미국에서 다시 고문이 도입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그 길은 잘못된 것이며, 미국인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반대했다.
한편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행정명령 초안에 대해 “출처가 어딘지 모르겠다”며 백악관 문서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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