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 ‘난세 속 영웅’… 황교안·홍준표·유승민·김무성 거론
▶ 진보, 대선주자 지지 합계 70% 넘어…‘권불십년’진보 승리?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 17일 서울 총리공관에서 열린 사회복지종사자 격려 오찬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최근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범야권 또는 진보 진영 대선주자 지지율 합계가 70%를 넘었다. 반면 범여권 또는 보수 진영 대선주자 지지율 합계는 11~23%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의 역대 대선에서 보수 진영 대선주자 지지율 합계가 이처럼 낮게 나타난 적은 과거에 없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보수 진영은 대선 마라톤에 나설 대표 선수를 전혀 찾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보수 정치를 이끌어갈 기둥이 보이지 않는다. 보수 진영의 최대 위기이다.
지난 14~16일 전국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범야권 대선주자 지지율 합계는 70%였다.
문재인 전 대표(33%)·안희정 충남지사(22%)·이재명 성남시장(5%) 등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지지율 합계는 60%였다, 여기에 안철수 전 대표(9%)·손학규 전 대표(1%) 등 국민의당 대선주자의 지지율 합계 10%를 더한 결과이다. 반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9%)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2%) 등 보수 진영 주자의 지지율 합계는 11%에 불과했다.
또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 의뢰로 13∼15일 전국 성인남녀 1,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에 따르면 범야권 주자의 지지율 합계는 72.9%였다. 반면 범여권 또는 보수 진영 주자의 지지율 합계는 23%에 그쳤다.
이 조사에서도 문재인 전 대표는 32.7% 지지율로 선두였다. 같은 당의 안희정 지사는 19.3% 지지율로 2위를 차지했다. 여권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은 16.5% 지지율로 3위를 기록했다. 이어 안철수 전 대표(8.6%) 이재명 성남시장(7.0%) 유승민 의원(3.9%) 손학규 전 대표(2.8%) 심상정 정의당 대표(2.5%) 홍준표 경남지사(1.3%) 남경필 경기지사(1.3%) 순이었다.
보수 진영 지지율이 왜 이렇게 추락했을까? 가장 큰 이유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친박계의 전횡 등으로 박근혜 정권에 대한 분노와 반발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또 여당 내부의 극심한 계파 대립도 불만을 더 고조시켰다. 이와 함께 사회경제적 양극화 심화와 실업난, 성장 둔화 등으로 민생의 어려움이 가중된 것도 민심 이반을 가져왔다. 이같은 분노와 불만 속에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지는 보수정권 10년에 대한 피로감이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인지 10년 전 2007년 대선 때 여권이었던 진보 진영이 완패했던 결과의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당시 17대 대선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는 26.1% 득표에 그쳐 48.7%를 얻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완패를 당했다. 당시 보수 진영 주자의 득표율 합계는 이명박 후보와 무소속 이회창 후보(15.1%) 등을 합치면 63.8%를 넘는다.
반면 진보 진영 주자의 득표율 합계는 정동영 후보 외에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5.8%)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3.0%)를 더해도 34.9%에 그친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만 본다면 현재의 보수 진영은 10년 전 진보 진영이 늪에 빠졌을 때보다도 더 좋지 않는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뚜렷한 대선주자가 부상하지 않는 점은 보수의 위기를 더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올해 대선은 4월 말에서 5월 중순 사이에 조기 대선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큰 만큼 보수 진영이 그 사이에 전열을 정비해 대선 승리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한국 정치의 ‘권불십년’(權不十年·권력은 10년을 못 간다)론이 그대로 들어맞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한국 정치사를 복기해보면 노태우·김영삼 정권(보수 10년)-김대중·노무현 정권(진보 10년)-이명박·박근혜 정권(보수 10년)의 길을 걸어왔다.
지난해 4월 총선 전까지만 해도 유권자 고령화 심화에 따라 보수 정치 지형이 확대되면서 “보수 쪽으로 운동장이 기울어졌기 때문에 ‘권불십년’ 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왔으나 결국 박근혜 정권의 실패로 이번에도 ‘권불십년’ 현상을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대선을 석 달 가량 앞둔 현 시점에서 승부를 단정지을 수는 없다. 범보수 진영이 다크호스 주자 육성-보수 후보 단일화- 제3지대 후보와의 연대 시도 등의 판세 뒤집기 전략을 시도할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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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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