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일 처음 새로운 무역정책의 틀을 공개하면서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지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2017년 무역정책 의제’ 보고서를 통해서 세계무역 질서의 기본 틀인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필요하면 미국법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WTO 규정에만 얽매이면 무역상대국의 불공정무역에 대한 효율적인 대처능력이 저해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행정부는 보고서에서 “시장경쟁에 기반을 둬야 할 세계 경제의 상당 부분이 외국 정부의 보조금과 지식재산권의 도용, 환율조작, 국영기업을 동원한 불공정경쟁, 노동법 위반 등 여러 불공정행위로 왜곡돼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따라 미국 노동자와 농부, 농장운영자, 기업을 해하는 그 어떤 불공정무역 행위도 용인하지 않겠다며, 진정한 시장경쟁이 촉발될 수 있도록 공격적으로 불공정무역 행위를 막는데 나서겠다고 말했다.
불공정 무역행위는 세계시장을 왜곡하고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막아 모든 미국인의 생활 수준을 낮춘다는 이유에서다.
WTO 규정은 회원국이 모두 자유시장의 원칙을 따르고 투명한 법적 시스템에 따라 운영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실제로 몇몇 중요한 무역상대국들은 자유시장의 원칙을 준수하고 있지 않고 투명한 법적 시스템에 따라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따라 미국 기업들의 상품과 서비스가 공정하게 무역상대국의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불공정무역에 대처할 가용수단의 하나로 1974년 제정된 무역법의 301조를 언급했다.
USTR은 미국산 제품을 차별해 301조를 위반한 국가에 대해 무역협정 내 미국의 관세나 비관세 양허 등을 유예하거나, 해당국의 위반 품목에 대한 관세 인상과 수입제한, 일반특혜관세 등 특혜 유예 등을 할 수 있다.
301조는 1980년대에 일본을 비롯한 몇몇 교역국들을 상대로 집행된 적이 있지만 1995년 WTO가 출범한 이후로는 단 한 번도 발동된 적이 없다.
악명높은 수퍼 301조가 부활할 가능성도 있다. 수퍼 301조는 1988년 종합무역법 개정에 따라 생겨난 미국 대통령의 권한으로 1990년 만료됐지만,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1994∼1995년, 1996∼1997년, 1999∼2001년 등 3차례에 걸쳐 부활시킨 바 있다.
이는 미국에 대한 비관세장벽 등 교역대상국의 불공정한 무역행위 중 우선협상 대상을 지정해 협상을 진행하고 장벽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일방적인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대응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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