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와 사별했을 때 느끼는 상심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특히 오랜기간 부부의 연을 유지해 온 경우라면 상심의 기간이 길어지고 이에따른 건강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배우자를 잃은 뒤 찾아오는 가장 큰 상심은 겉으로 드러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곳에 있다. 바로 하루 아침에 단절되어 버린 성생활에 대한 아쉬움까지 함께 찾아오는데 무시할 수 없는 감정이다.
요즘은 60대 이상의 노년층도 활발한 성생활을 통해 활력을 찾는 시대로 배우자 사별로 인한 성생활 단절은 그야말로 큰 고통이 아닐 수 없다.
신경심리학자 앨리스 라도시(75)박사는 2013년 40년을 동고동락한 남편과 사별했다.
남편이 사망한 뒤 주변인들로부터 일반적인 조의를 무수히 많이 받았고 어떤 지인은 금전적인 지원이나 집안 수리까지 해주겠다는 진심 어린 동정을 보내왔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불가능해진 성생활에 대해 우려를 나누려고하는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었다. 심지어 가장 가까운 친구나 ‘슬픔 상담사’(Grief Counselor) 조차도 늙은 할머니와 성생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금기시하려는 듯한 분위기였다.
라도시 박사는 배우자 사별로 인한 성생활 단절을 ‘성생활과의 사별’(Sexual Bereavement)로 지정하고 동료 박사와 연구를 시작했다. 라도시 박사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배우자 사별로 인한 고통이 크지만 성생활 단절에 따른 슬픔도 무시되어서는 안된다”며 “성생활 단절에 따른 슬픔은 공개적으로 논의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성생활 단절에 따른 슬픔이 치유되지 않고 오래 지속될 경우 육체적, 심리적으로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날 수 있고 사회적인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라도시 박사의 설명이다.
라도시 박사에 따르면 60~80대에도 성생활을 유지하고 즐기는 노년층이 많다. 이들 노년층에게는 성생활이 삶의 중요한 일부분인데 배우자가 사망하는 순간 삶의 일부분이 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미국인 노년층 3,005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서 57~64세 중 약 73%가, 65~74세 연령층의 경우 약 53%, 75~85세 연령층은 약 26%가 활발한 성생활을 유지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년층의 건강과 관련된 여러 보고서중 노인의 성생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보고서는 찾아보기 힘들고 노인 건강 전문의들 사이에서도 노인 환자와 성생활을 주제로 한 상담을 꺼리는 분위기가 많다.
라도시 박사는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 55세 이상의 여성 약 104명을 대상으로 곧 찾아올 배우자 사망과 그에 따른 성생활 단절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조사 대상 여성의 대부분인 약 86%가 현재 활발한 성생활을 즐긴다고 답할 정도로 성생활이 차지하는 부분이 컸다. 조사 대상 여성의 약 75%는 배우자가 사망한다면 성생활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으면 친구들과 성생활에 대한 고민을 논의할 것이라고도 답했다. 그러면서도 친구에게 성생활 고민을 먼저 털어놓기 보다는 친구가 먼저 언급해주길 바란다는 답변이 약 76%로 미망인들이 성생활을 주제로 적극적인 대화하는 것에 대한 남들의 시선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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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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