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둔의 삶 보낸 주택에 ‘은막의 여왕’ 정취 물씬
▶ 미술품·장식 등 감수성 그대로…조카에 상속
중년이 넘은 영화팬들을 ‘은막의 여왕’ 그레타 가르보(사진·Greta Garbo, 1905~1990)를 기억할 것이다. 미국영화협회(AFI) 선정 가장 위대한 여배우 5위에 올라있는 그레타 가르보는 무성영화와 유성영화 모두에서 성공한 전설적인 여배우로, 북구 스웨덴 출신답게 170cm의 큰 키와 금발에 푸른 눈, 차가운 얼음 같은 미모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스웨덴에서 모델과 배우로 활동하다가 MGM과 계약을 맺고 1926년에 할리웃으로 진출한 그는 ‘안나 크리스티’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후보지명 되었고 ‘마타하리'그랜드 호텔’ ‘안나 카레니나’ ‘춘희’ ‘니노치카’ ‘크리스티나 여왕’에 출연하면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리고 36세였던 1941년 ‘두 얼굴의 여인’을 끝으로 최전성기 때 은퇴한 가르보는 다시는 영화를 찍지 않았고, 베일에 가린 사생활과 은둔의 삶을 살며 죽을 때까지 신비한 이미지를 유지했다. 여러번 로맨스 소문이 돌았으나 한번도 결혼하지 않았던 가르보는 훗날 아트 콜렉션에 관심을 두고 르노아르, 피에르 보나르, 루오, 칸딘스키 등의 미술품을 수집하기도 했다. 1954년 오스카 특별공로상을 수상했고 1990년에 84세로 타계했으며 유해는 스웨덴에 있다.
그녀가 1953년 구입해서 죽을 때까지 살았던 뉴욕 맨해턴의 아파트(450 East 52nd Street)가 최근 부동산 시장에 나왔다. 가르보의 모든 재산을 물려받은 조카 그레이 라이스필드의 가족이 매각을 원하면서 은막의 스타가 여생을 보낸 공간이 공개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7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가르보 레지던스를 방문, 여러 장의 사진들과 함께 소개했다.
위대한 여배우 그레타 가르보가 언론과 팬들을 피해 은둔의 삶을 살았던 널찍한 아파트는 베크만과 서튼 플레이스 인근 이스트사이드에 있는 캄파닐레의 5층 전체를 차지하고 있다. 이스트 강에 면한 컬드삭 건물이라 조용히 살고 싶었던 그녀에게 딱 맞는 곳이었고, 공항이 가까워 유럽과 지중해로 여행하기에도 편리한 곳이었다. 베네치아 고딕 스타일의 캄파닐레는 14층의 건물로 여기 살았던 다른 왕년의 스타들로는 렉스 해리슨과 에델 배리모어가 있다.
그레이 라이스필드는 가르보 사후 이 저택을 원래 그가 디자인하고 살았던 대로 보존해두었다. 그녀와 남편은 1992년부터 2013년까지 이곳에 거주하기도 했으나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하면서 비워두었고, 지금은 자녀들인 데렉, 스캇, 크레이그 라이스필드와 그레이 호란의 관리 하에 있는데 가족의 결정에 따라 이를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이곳서 2년간 산 적이 있는 조카 손자 데렉은 “물이 흐르고 햇빛이 쏟아지는, 할머니의 고향인 스톡홀름과 비슷한 풍경”이라고 소개하고 가르보는 강에서 배들이 오가는 모습 바라보기를 좋아했다고 말했다.
리스팅을 가진 부동산회사에 따르면 가격은 595만달러, 월 관리비는 9,090달러이며 현찰 매각이 조건이다. 전체 2,855 스케어피트에 3개의 베드룸과 욕실, 홈오피스, 세탁실이 있고, 수납공간이 많으며 큼직큼직한 창문들에는 모두 자동 셰이드가 달려있다. 바닥은 참나무 플로어이고, 천정에는 베네치안 크리스탈 조명기구들이 곳곳에 달려있다.

그레타 가르보가 가장 좋아했던 거실. 이스트 강을 내다볼 수 있는 작은 발코니가 있다. <사진 Tony Cenicola/NY Times>
90년대에 부분적으로 개조하여 부엌과 침실들을 새로 단장했고, 드레싱룸이 오피스로 전환되기는 했지만 아파트는 가르보가 즐겼던 미적 감수성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소나무 마디 무늬가 있는 나무 벽과 실크 천, 반복되는 격자무늬, 그리고 그녀의 컬러였던 핑크와 그린 색 장식들이 아직도 아름다운 상태로 남아있다. 가르보가 수집했던 미술품과 골동품, 가구 등도 볼 수 있는데 물론 판매에 포함되지는 않는다.

가르보 컬러인 핑크와 그린 색으로 꾸며진 거실. 창문이 많아 전망이 좋다. 가르보가 살던 당시의 모습 그대로의 매스터 베드룸.
이 아파트는 전용 엘리베이터를 갖고 있으며 북쪽에는 포멀 다이닝 룸과 널찍한 키친이 있고 그 옆에 풀 배스가 있는 침실이 두 개 있다. 남쪽에는 가르보가 가장 좋아했던 이 집안의 중심인 리빙룸이 있는데, 서재로 연결되는 이 거실에는 초록색 대리석으로 장식된 벽난로와 발코니, 여러 개의 창이 나있고 모든 창에서 강을 내다볼 수 있다. 그녀는 아침마다 이 방의 발코니에 서서 풍경을 감상했다고 한다.
부동산 대리인 윌리엄 커는 이 아파트에서 가장 좋은 것은 모든 방이 기막힌 전망을 가졌다는 것이라며 이스트 강을 따라 에드 카치 퀸스보로 다리에서부터 윌리엄스버그 다리까지, 가운데 루즈벨트 섬까지 포함된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이라고 감탄해마지 않았다.
가르보의 침실은 북쪽 끝에 있는데 그녀가 살던 당시와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이 보존돼있다. 가르보가 좋아했던 연어색의 실크 천이 벽과 드레이퍼리, 침대 헤드보드, 가구를 장식하고 있고 스톡홀름에서 수입해온 고풍 나는 스웨덴 옷장도 볼 수 있다.
라이스필드 가족은 이 아파트를 매각하게 된 것을 무척 유감이라고 전하고 가족 모두 이곳서 그 유명한 숙모 할머니와 함께 보냈던 수많은 시간들과 추억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렉은 사람들은 그녀를 잘 알지 못한다면서 “은둔자라고들 하지만 그녀의 수첩을 보면 자주 나가서 사람들과 점심과 저녁식사를 즐기며 활동적인 사교생활을 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하고 “단지 할리웃의 서커스에 놀아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방식대로 살고 싶었을 뿐”이었다고 덧붙였다.

부엌의 한쪽 코너에서도 이스트 강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
<
한국일보-The New York Tims 특약>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