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육, 방문권은 물론 양육비 놓고도 법정분쟁 늘어나
▶ 많은 경우 양육권보다 상대에 대한 앙갚음 수단으로

허스키를 키우고 있는 로드아일랜드의 주 하원의원 샬린 리마는 최근 이혼과 별거 시 애완동물을 보호하는 법안을 상정 했다. [사진 Frank Lima]
부부가 이혼할 때 자녀의 양육권 분쟁만이 치열한 게 아니다. 또 다른 가족의 일원-사랑하는 애완동물들을 놓고 벌이는 싸움도 험악하기 이를 데없다. 이런 경우 법원은 전통적으로 애완동물을 개인의 소유물로 간주해왔으나 그러한 개념이 점차 바뀌고 있다. 입법자들과 동물보호주의자들의 노력으로 동물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도록 법 제도를 바꾸는 주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법원에서는 애완동물에 대해서도 양육권과 방문권, 심지어 양육비도 나누도록 판결하고 있다. 그리고 약 15년 전부터는 주인이 애완동물을 위해 재산이나 신탁을 남기는 것을 대부분의 주가 허용하고 있다.
애완동물의 양육권 분쟁으로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케이스가 약 20년전 닥터 스탠리와 린다 퍼킨스의 이혼 케이스였다. 두 사람은 지지(Gigi)라는 이름의 포인터-그레이하운드 애완견을 키웠는데 이혼소송에서 공동 양육(joint custody) 판결이 나오자 두 사람 모두 이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싸웠다. 법원은 동물행동 심리학자를 동원해 개가 누구와 더 유대감을 가졌는지 조사하도록 했고, 린다 퍼킨스가 지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담은 비디오를 본 후 2000년 그녀에게 양육권을 부여했다. 2년이나 끌었던 소송에 지불된 변호사비는 15만달러였다.
미국 결혼전문변호사 학회의 2014년 조사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펫 양육권을 둘러싼 분쟁이 27%증가했다.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것은 개와 고양이들 뿐 아니다. 이구아나 도마뱀, 회색앵무새, 비단뱀, 130파운드짜리 거북이 등을 둘러싸고도 치열한 싸움이 벌어진다.
애완동물의 복지를 고려한 양육권 법률을 처음 제정한 주는 알래스카주다. 동물을 “사람이 아닌 살아있는 척추동물”이라고 정의한 이 법은 작년에 제정돼 올해 1월 발효됐다. 로드아일랜드의 주 하원의원 샬린 리마는 알래스카 주와 유사한 법안을 최근 상정했다. 케이코라는 이름의 6세 된 허스키를 키우고 있는 그녀는 이혼이나 별거 시 동물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도록 판결하기 위한 이 법안의 시행을 위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부부 중 누가 더 동물을 사랑했고, 누가 병원에 데려갔으며, 누구의 라이프스타일이 애완동물과 더 잘 맞는가 하는 것을 보여주는 가이드라인이다.
“많은 경우 펫 양육권 문제는 보복의 수단으로 악용된다”고 말한 그녀는 “이혼할 때는 다들 악랄해지기 때문에 애완동물을 더 사랑하는 사람이 감정적으로 고통받도록 하려고 일부러 양육권을 주장하기도한다”고 설명했다.
미시건 주립대학의 법과 교수 데이빗 파브레는 애완동물 양육권 분쟁은 부부 사이에 자녀가 없거나 적을 때 더 심각하다며 이런 부부들에게는 애완동물이 감정싸움의 중심에 놓인다고 말했다. 파브레 교수는 알래스카의 법은 이혼 시 분쟁을 줄이기 위한 의도로 제정됐으나 부작용도 크다고 지적한다.
역사적으로 이혼 케이스에서 판사들은 애완동물의 소유권을 지정할 때 개인의 소유물과 똑같이 취급해왔다. 어떤 재산이 부부 공동 소유이고 어떤 것의 가치가 얼마이며, 어떻게 나누기로 동의했는지를 살핀 후 판결을 내리는 것이다. 그런데 애완동물은 가구가 아니므로 그렇게 나눌 수가 없고 동물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는 기준을 또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물법적방어기금의 법적 자문인 제프 피어스도 미국의 사법 시스템은 오랫동안 동물을 어떻게 취급해야 하는지에 대해 엇갈린 견해를 보여왔다고 말했다. 애완동물은 개인의 재산이라고 하면서도 동물에 대한 잔혹행위를 금하는 법이 있다는 것이다.
“한쪽에서는 개와 고양이, 토끼, 말 같은 동물은 소파나 자동차와 똑같은 개인의 소유재산이라고 하죠. 소파와 자동차 같은 소유물은 내가 뭘 어떻게 하든 법이 간섭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애완동물에게는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법이 다른 한쪽에 있는 겁니다”
애완동물 양육권 분쟁에서도 판사의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 동물 보호가들과 법조계 인사들의 공통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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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The New York Ti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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