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수도 격인 브뤼셀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5일 EU 본부에서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EU를 대내외적으로 대표하는 ‘정상’인 투스크 의장과 융커 위원장을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투스크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 전화통화만 한 차례 가진 바 있다.
EU 지도부는 취임 이후 처음 유럽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을 뜨겁게 맞이했다. 그러나 이날 미-EU 간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테러대응에 대해선 의견일치를 봤지만, 대러시아 관계를 비롯해 기후변화, 통상 문제에 대해선 이견을 드러냈다.
투스크 의장은 회담을 마친 뒤에 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외교정책, 안보, 기후 및 통상관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면서 “많은 영역에서 합의를 봤으며 무엇보다도 테러대응에 대해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스크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기후변화와 통상 문제 등 일부 이슈에 대해선 여전히 견해차가 있었다”면서 “우크라이나 내분 사태에 대해선 의견이 같았지만, 러시아에 대해선 공통의 입장, 공통의 의견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지 100%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과 EU가 대러시아 관계에 대한 견해차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테러 관련 민감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진 가운데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과정과 취임 전후에 영국의 EU 탈퇴를 좋게 평가하며 EU 회원국의 추가 탈퇴 가능성을 언급해 EU의 분열을 조장하는 듯한 인상을 줬는가 하면 EU를 ‘독일의 이익을 대변하는 조직’ 등으로 깎아내려 EU 지도부의 반발을 산 바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EU가 협상 중인 자유무역협정(FTA)인 ‘포괄적 무역·투자협정(TTIP)’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통상정책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웠고,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 지도자가 참여해 서명한 파리기후협정 탈퇴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해 EU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투스크 상임의장·융커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뒤 참석 대상자를 확대해 안토니우 타자니 유럽의회 의장과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함께 만났으며 미국 측에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게리 콘 경제보좌관이 배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럽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브뤼셀에서 새로 건립된 나토본부 준공식을 겸한 나토정상회의에도 참석했다. 나토는 회의에서 테러와의 전쟁에서 나토의 기여를 확대하기 위한 액션플랜을 채택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방위비 지출을 늘려 10년 안에 국내총생산(GDP)의 2%를 방위비로 지출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앞줄 가운데)이 2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정상회의에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등 각국 정상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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