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서는 화기애애·유럽서는 총리 밀치고 막말에 불협화음
▶ 귀국 동시에 러시아 스캔들 ‘골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해외순방에서 방문 지역에 따라 완전히 다른 태도를 보이며 특유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외교를 선보였다.
중동에서는 상대국의 마음을 상하게 할 내용을 언급하지 않으며 친근한 태도를 보인 반면, 유럽에서는 적대적이고 무례한 태도로 각국 정상과 대립각을 세웠다고 월스트릿저널(WSJ)과 CNN 방송 등이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먼저 찾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더 없이 유화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 등을 만난 자리에서 사우디의 인권 문제를 두고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설교하려고 이곳에 오지 않았다”며 오히려 무기 판매에 열을 올렸다.
이스라엘을 방문해서는 서안지구에 건설 중인 정착촌에 대해서는 물론 미국의 오랜 정책 기조였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국가 해법’도 언급하지 않았다. AP통신은 방문지와 만난 사람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았지만 “말을 할 때는 전형적인 미국 대통령과는 다른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중동에서의 태도는 유럽 땅을 밟으면서 정반대로 바뀌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나토 조약 5조 준수에 침묵하고 방위비 분담만 요구했다. 나토 조약 5조는 동맹국에 대한 무력공격을 여타 동맹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으로, 나토의 근간이 되는 집단안보 원칙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토 회원국 정상들이 사진을 찍는 자리에서 두스코 마르코비치 몬테네그로 총리를 무례하게 밀치고 앞으로 나서는 모습이 포착돼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도 순탄치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만나 독일의 무역흑자를 논하며 “독일인들이 아주 못됐다”고 말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
G7 최종성명을 내는 과정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하는 바람에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내용이 빠졌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노골적으로 트럼프와의 만남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며 유럽이 더 이상 미국에만 의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WSJ에 “마치 이번 순방은 완전히 다른 사람들로 구성된 팀 두 곳이 대통령 두 명을 모시고 다녀온 것 같다”고 표현했다.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에서의 구설에도 미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면서 “(이번 순방에서) 홈런을 친 것 같다”고 자평하며 순방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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