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글라데시의 다카의 공원에서 더운 날씨에 지친 사람들이 잠을 자고 있다. <사진 Abir Abdullah/ EPA>
2050년까지 100명당 매달 6일 잠 못 이뤄
폭염·폭풍의 증가보다 실질적이고 큰 영향
“빈곤층·노인들 건강상에 타격 우려” 경고
지구온난화로 인한 자연환경의 변화-해수면이 상승하고, 폭염과 폭풍이 증가하는 등의 효과는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근년 들어 과학자들은 좀더 중요하고 심각한 질문을 놓고 연구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인간의 복지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런 분야의 예측이란 쉽지 않고, 그동안 나온 연구 결과들도 다양한 예측을 보이고 있다. 열대병이 더 크게 확산된다, 날씨가 추워지면 사망률이 감소하고 더워지면 증가할 것이다, 비행기는 더 많이 흔들리게 된다는 것 등이다.
그런데 여기 또 하나의 가설이 등장했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올라가면 사람들이 잠을 덜 자게 된다는 이야기다. 지난 달 말 사이언스 어드밴시즈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서 닉 오브라도비치와 연구팀은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면 특히 여름철에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로 인해 에어컨디션이 없거나 충분히 사용할 수 없는 빈곤층 사람들과 노인들은 체온 상승으로 인해 건강상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지금처럼 빠른 속도로 글로벌 메탄가스 방출이 계속된다면 사람들의 정상적인 경험을 넘어서는 불면의 밤이 많아진다고 밝혔다. 학자들의 계산으로는 2050년까지 미국인 100명 당 매달 6일의 불면이 늘어나고, 2099년에는 그보다 두배가 많아져 100명 당 14일의 수면이 달아나게 된다고 한다.
너무 덥거나 너무 추우면 밤에 잠을 잘 못 자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기후 변화로 인해 지구가 더워지면 사람들의 수면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그동안 아무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닥터 오브라도비치는 하버드와 MIT의 임용을 앞두고 있는 정치학자로 UC 샌디에고에서 박사학위 논문을 쓰면서 이 연구를 시작했다. 2015년 폭염이 닥쳤을 때 에어컨 없는 아파트에 살고 있었던 그는 잠을 한숨도 자지 못했다고 한다.
“나뿐 아니라 내 친구들도 못 잤고, 동료들도 못 잤다. 그때의 불쾌지수는 굉장히 높았다”고 회상하는 그는 미래 지구온난화의 효과를 계산하기 위해 질병통제예방국(CDC)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사람들의 지난 달 수면 패턴을 조사한 데이터를 통해 그는 특정 도시들에서 더운 날씨와 주민들의 수면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아냈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효과를 예측하기 위해 컴퓨터를 이용해 특정 지역에서 빠른 속도로 그린하우스 방출이 계속될 경우를 계산해낸 것이다.
닥터 오브라도비치는 CDC의 데이터가 그다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인정했다. 사람들이 지난 달의 수면 패턴을 기억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수면실에서 온도 조절과 함께 더 많은 사람을 실제로 실험대상으로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 그보다 더 큰 약점은 100년 후에 인류사회가 어떤 모습일지 지금 우리는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테크놀러지가 어마어마하게 발달할 것이 분명한 미래사회에서 에어컨디션이 없는 곳에서 지내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 것인가 하는 것 등이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UCLA 수면실험실 수장인 제롬 M. 시겔은 이 연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좋은 연구이기는 합니다. 맞지요, 분명히 지구온난화가 사람들에게 그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한 미래의 걱정 중에서 아주 사소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나 자신이 수면 연구학자인데도 말이죠”
<
뉴욕타임스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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