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건강한 사람과 쓰면 회복속도 훨씬 빨라
▶ 재입원도 적어 비용 절약... 독방 쓰는 것보다 이점

건강한 환자와 한 방을 쓰는 사람은 더 빨리 회복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림 George Bates>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회복되는 속도는 많은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그중 한 가지는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것, 즉 같은 방에 입원해있는 룸메이트의 건강 상태라는 사실이 밝혀져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미국 건강경제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Health Economic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자기보다 더 건강한 룸메이트가 있는 병실에 입원한 사람이 치료가 덜 필요했고 더 빨리 퇴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예로 가장 건강한 룸메이트가 있는 방에 있었던 환자는 가장 많이 아픈 룸메이트와 함께 있었던 환자보다 8시간 빨리 퇴원했고, 의료진의 간병이 27% 적게 필요했으며, 병원비는 840달러 정도 덜 나왔다. 이런 현상은 특히 여성 환자들에게 두드러져서 건강한 여자 룸메이트와 한 방을 썼던 환자들이 더 많이 좋아진 상태로 퇴원했고 재입원하는 비율도 적었다.
이 연구는 다양한 원인으로 입원한 환자들을 포괄적으로 조사한 것이다. 심장 바이패스나 인공관절 대체 수술을 한 사람들로부터 폐렴이나 암으로 입원한 사람들까지 모두 포함했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명백하게 설명될 수 있다. 보통 환자를 입원시킬 때는 비슷한 상태의 환자가 있는 방으로 배정하게 된다. 특히 건강한 사람일수록 간호원실(nursing station)에서 멀리 떨어진 병실로 보내지게 되는데 그 방에는 당연히 의료진의 손길이 덜 필요하고 더 빨리 퇴원하게 될 비교적 건강한 환자가 있게 마련이다. 그러니까 환자의 회복 속도와 룸메이트의 건강 상태 사이에는 비인과적 커넥션이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 연구의 저자인 미시건 대학의 경제학자 올가 야쿠셰바는 코네티컷 병원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는데 간호사들이 입원실을 배정할 때 증세와 병실에 따라 달리 하도록 조절했다. 그 결과 특정 입원실에 있었거나 특정한 증세를 가졌거나 관계없이 더 건강한 룸메이트가 있는 입원실에 머문 사람들이 더 좋아진 것을 알게 됐다.
더 놀라운 것은 “아픈 사람과 건강한 환자를 한 방에 입원시키면 아픈 사람이 더 많은 혜택을 보게 되고, 건강한 룸메이트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것”이라고 야쿠셰바는 말했다.
만일 그 병원이 이런 현상을 미리 알고 그 혜택을 잘 이용해 입원 환자들에게 방 배정을 했더라면 이번 연구의 대상이었던 환자들의 경우만 따져보아도 연간 입원일 수가 900일이 줄어들고 100만달러 가까이 절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미국 병원들은 최근 들어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프라이빗 독방을 더 많이 늘리고 다인실을 개조해 싱글 룸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1980년대 후반 이후 환자 한사람 당 병원 입원실 공간은 2배로 증가했다. 당연히 입원비용이 그만큼 비싸진 것이다.
많은 환자들은 프라이버시를 가질 수 있는 싱글 룸을 원한다. 그리고 몇몇 연구들에 따르면 독실은 다인실보다 플루를 비롯한 병원균의 감염 위험을 감소시켜준다.(사실 그렇다는 증거는 아직 확실히 결론내려진 것이 아니다)

환자들은 프라이버시를 가질 수 있는 싱글 룸을 원하지만 건강한 사람과 함께 지내는 것이 독방에 있는 것보다 회복에 더 좋다고 한다.
그러나 그러한 위험이 있다하더라도, 그리고 사람들이 독실을 좋아한다 하더라도 병원에서는 룸메이트와 함께 입원해 있는 것, 특별히 건강한 사람과 한 방을 쓰는 것이 독방에서 혼자 있는 것보다 회복에 더 좋다는게 이 연구의 결론이다.
룸메이트의 존재가 어떻게 환자의 건강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가에 대해서는 몇가지 가설이 있다. 비슷한 증세를 가졌지만 더 건강한 상태의 룸메이트는 옆 사람에게 스스로 자신을 돌보는 정보와 방법을 더 잘 전달해줄 수 있고, 때로는 직접 도와줄 수도 있기 때문인 것으로 일부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다.
혹은 더 건강한 룸메이트와 함께 지내는 환자들은 상대방이 아파서 힘들어하는 것보다는 건강하게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어떤 연구들에서는 환자들 사이의 교제와 상호영향이 걱정과 불안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가능성들은 간접적인 것이다. 룸메이트가 더 건강하면 간호가 덜 필요하므로 그만큼 더 많은 관심과 간호가 이쪽으로 오게 된다. 혹은 룸메이트가 더 건강해서 간호가 덜 필요하면 간호사들과 의사들의 방문이 많지 않기 때문에 더 잘 쉴 수가 있다는 것 등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야쿠셰바의 추가 분석은 이런 간접적인 설명들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이 현상은 그저 수많은 ‘동료 효과 혹은 또래 영향’(peer effects)의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친구, 가족, 동료들과의 사회적인 관계와 접촉이 개인의 행복에 많은 영향은 미친다는 사실은 수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예를 들어 비만이라든가 흡연과 음주 등의 행위가 비슷한 패턴으로 사회 네트워크를 타고 퍼져나가는 것이 그렇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이 연구의 내용이 무척 타당성 있게 들린다 하더라도 이 주제에 관한 연구는 야쿠셰바의 연구 외에 나온 것이 거의 없다는 한계가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이 연구는 한 병원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모든 관찰연구(무작위시험이 아니라)가 그렇듯 결과가 나오기까지 고려되지 않은 다른 중요한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런 한편 만일 당신이 입원하면 더 건강한 룸메이트가 있는 방으로 배정받도록 노력할 수 있을까? 그 대답은 예스라고 병원관계 전문가 브래들리 플란스바움은 말한다.
“언제든 입원실을 정하는 간호사에게 바꿔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면 개인적인 사정 때문이라고 말하면 되요. 대개의 경우 간호사들은 바꿔줍니다”그러나 방을 바꾸는 일이 그렇게 쉬운 건 아니고, 또 새로 바뀐 방의 룸메이트가 더 건강하리란 보장도 없다는 것이 문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병원들이 이런 효과를 인지하여 환자들의 입원실 배정에 응용하도록 제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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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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