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와 인접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60만 LA 시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시정부는 이런 아파트에 대해 에어필터 설치를 의무화했지만 필터의 성능이 유해물질을 거르기에 불충분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건물주가 필터를 제때 교체하는지에 대한 시정부 차원의 감시가 이뤄지지 않아 세입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LA타임스는 2010년 센서스 자료를 바탕으로 LA 인근의 여러 고속도로로부터 반경 1,000피트 이내에 건설된 아파트에 거주하는 시민 숫자가 60만명에 달한다고 9일 보도했다.
문제는 자동차 배기가스에 직접 노출된 세입자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점이다. 세입자 권리 옹호단체들은 101번 프리웨이 일부 구간의 경우, 운전 중 아파트 현관을 열고 등교하는 아이들의 얼굴이 보일 정도로 시정부가 난개발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자동차 배기가스 탓에 천식, 암, 심장마비와 조산은 물론, 두통, 오한, 염증, 고혈압 등 광부들이 겪는 증상을 호소하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실제 시정부가 고속도로와 지나치게 가까워 세입자들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높은 아파트 건축을 2015년에만 4,300유닛 승인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1,000피트 미만에 드는 아파트를 3,000유닛 추가로 승인했는데 이중에는 고속도로와의 거리가 불과 60피트 거리인 아파트도 있었다.
시정부를 상대로 소송도 이뤄져 셔먼 옥스의 405와 101 인터체인지에 세워진 325유닛 아파트 세입자는 도로 방향 일부 창문에 에어필터를 설치키로 한 개발업자의 건설 승인은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원고측 변호사는 “전국에서 가장 붐비는 교차로와 인접한 아파트에 고작 에어필터를 놓겠다는 약속만 믿고 건설을 승인한 건 잘못”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건설을 승인한 전현직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주택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댔지만 건강과 바꿀 가치는 없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시정부는 지난해 규정을 강화해 고속도로와 1,000피트 이내의 신규 주택들은 고성능 에어필터를 갖추도록 했다. 그러나 지난 4월 캘리포니아 대기위원회는 에어필터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못된다고 지적했다. 대신 위원회는 다양한 길이와 높이의 방음벽이나 초목 담장이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USC의 스캇 푸룬 교수는 “고성능의 에어필터라도 유해물질 일부는 잡아낼 수 있지만 독성개스는 막을 수 없다”며 “특히 배기가스에 포함된 일산화탄소, 휘발성 유기 화합물, 벤젠과 부타디엔 등은 필터링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에어필터는 그나마 외부공기 유입을 차단한 채 건물 내 냉난방 시설과 환기시설을 24시간 풀가동해야 겨우 성능을 발휘하는데 실제 이처럼 운영되는 아파트는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에어필터는 필터링 성능에 따라 16등급(MERV)으로 나뉘는데 시정부는 이마저도 이들 아파트들에 대해 13등급을 설치하도록 규정했다. 시정부는 13~16등급은 70~90%의 유해물질을 잡아내며 현실적으로 제때 필터를 교체할 수 있는 여지를 줬다고 설명했다.
즉, 1년에 2~4차례 교체되야 하는 필터인데 13~16등급 필터의 가격이 20~90달러로 차이가 있으니 가장 비싼 16등급으로 규정했을 때 제때 교체되겠나는 논리지만 세입자 건강은 외면한 채 아파트 소유주만 배려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신문은 에릭 가세티 LA 시장이 올해 초 난개발 규제책을 내놓으며 “주택 공급과 깨끗한 공기를 마실 권리 사이의 우선순위를 따질 수는 없다”고 밝혔지만 시정부가 실효성 있는 대책도 없이 고속도로에 인접한 아파트 건설을 계속해서 승인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110번 프리웨이와 밀착한 곳에 한 아파트가 위치해 있다. 자동차 배기가스가 실내로 유입돼 세입자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지만 시정부는 실효성 없는 에어필터 설치만 주장하며 이마저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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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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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대도시로 몰리는 현상은 이제 일반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