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두라스 농촌의 '기적'
▶ 매년 여름 폭우 후 물고기들 쏟아져 내려

매년 5월과 8월 사이 강력한 폭풍우가 휘몰아 친 후 라 유니언 마을의 벌판은 하늘에서 쏟아져 내린 물고기로 가득 찬다고 한다. 이런 현상에 대한 과학적 설명이 제시되고 있지만 주민들은 ‘신의 축복’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폭우를 예고하는 검은 구름이 마을을 뒤덮으면 주민들은 집안에 들어가 나올 엄두도 내지 못한다.

한 주민이 가족들이 신께 감사하며 먹은 ‘하늘에서 내려준’ 생선의 뼈를 보여주고 있다.
중앙아메리카 온두라스의 중북부 요로 지역의 작은 농촌 라 유니언은 언제나 형편이 어렵다. 대부분이 늘 가난하고 일자리가 없어 대가족이 흙벽돌로 지은 작은 집에서 복닥거리며 산다. 식량이라곤 밭에서 길러 자급자족하는 옥수수와 콩이 거의 전부다.
그러나 가끔은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라 유니언 주민들이 ‘정말 특별하다’고 느끼며 자부하는 신비스런 일이다.
하늘에서 생선 비(雨)가 내린다, 고 그들은 말한다.
매년 - 최소한 한 차례 이상 - 늦봄과 초여름 사이에 일어나는 일이다. 번개와 천둥이 요란한 억수 같은 장대비가 쏟아진다. 아무도 감히 밖에 나올 엄두를 못 낼 만큼 엄청난 폭풍우다.
일단 폭풍이 물러가면 마을 주민들은 저마다 양동이과 바구니를 들고 비에 젖은 벌판으로 달려간다. 은빛 작은 물고기들로 뒤덮인 벌판이다.
이때가 일부 주민들에겐 1년에 한번 생선을 먹을 기회이기도 하다.
“그건 기적입니다”라고 17년간 라 유니언에서 살아온 농부 루치오 페레즈(45)는 단언한다. “우린 신이 내려주신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현상에 대한 다양한 과학적 이론들을 들은 적이 있지만 모두 불확실한 것 투성이라고 페레즈는 말했다. “노우, 노우, 확실한 설명이 없어요”라며 고개를 흔든 그는 “이곳 요로에 사는 우리는 이 물고기들은 신의 손이 보내준 것이라고 말하지요”라고 강조했다.
생선 비(fish rain) 현상은 여러 세대에 걸쳐 장소를 바꿔 가며 이 주변 마을에서 발생해 왔다고 주민들은 말한다. 라 유니언으로 옮겨온 것은 약 10년 쯤 되었다.
“타지 사람들은 생선 비가 내린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남편 에스테반 라자로(77)와 함께 흙벽돌 집에서 9남매를 길러낸 카탈리나 가라이(75)도 말한다. “그러나 정말 생선 비가 내립니다”
일부 주민들은 이 ‘기적’을 1800년대 중반 스페인에서 온 가톨릭 선교사 마누엘 데 헤수스 수비나라의 기도 덕분이라고 믿는다. 수비나라가 요로지방의 굶주림과 가난을 해소해 달라고 신에게 간구했고 그가 간구한 후 생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기도 한다.
주민들에게 깊은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수비나라의 유해는 요로의 중앙 광장 위 가톨릭 성당에 안치되어 있다.
이 현상에 대한 과학적 설명은 여러 가지다. 폭우로 범람한 지하 하천이나 지하 동굴에 서식하던 물고기 떼가 지면으로 밀려올라 왔다가 비가 그치고 물이 빠지자 그대로 바닥에 남겨지게 되었다는 설명도 있고, 인근 강이나 바다에서 강한 바람에 물기둥이 형성되면서 생선을 빨아올려 요로에 떨어지게 한 용오름 현상이라는 이론도 펼쳐진다. (용오름의 경우 실제로 생선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이 이론도 어떻게 물기둥이 매년 같은 지역에 물고기들을 쏟아 놓느냐에 대한 설명은 하지 못 하고 있다.)
어떤 이론이 맞는지는 알 수도 없고 또 마을 주민들은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필요한 모든 설명은 신앙이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요로의 시 매니저 우르비나 벨라스께즈는 과학적 설명을 포용하는 편이지만 주민들의 깊은 신앙에 반대 의견으로 맞서지는 않는다. 주민들을 분노하게 할 뿐이니까.
아무도 하늘에서 물고기가 떨어지는 순간을 목격한 것은 아니다. 생선을 내려주는 그 강력한 폭풍우에 집밖으로 나설 엄두를 못 내기 때문이라고 주민들은 설명한다.
“오로지 우리의 주님만이 아시는 비밀”이라고 라 유니언의 4곳 복음교회 중 하나의 목사인 헤르난데즈 곤잘레스는 말한다. “하늘에서 내려온 것이니 위대한 축복이지요…생선이라고 거의 구경도 못했던 사람들이 이제 먹을 수 있게 되었지 않습니까”
생선 수확은 200여 가구 라유니언 마을의 협동행사로 자리 잡았다. 생선을 가장 많이 주어온 사람들은 당시 여러 사정으로 벌판에 나가지 못한 가정에 자신들의 수확을 나눠준다. 이 생선들을 파는 일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주님의 축복을 팔수는 없는 법이니까요”라고 벨라스께즈 목사는 설명한다.
지난 20년 동안 이 기적을 기리며 매년 퍼레이드와 카니발의 축제가 열리고 ‘미스 피시 레인’을 선발하기도 하지만 물고기 모양의 기념품을 판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요로 지역 주민들의 기적에 대한 자부심 또한 대단하여 그들은 스스로를 “난 생선 비가 내리는 곳 출신입니다”라고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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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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