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 5,000여 유닛 주정부 기준치 초과
▶ 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 인근 토양조사
LA 남동쪽에 위치한 버논 시 주변 7개 지역 내 토양의 납(lead)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주정부가 올 가을부터 본격적인 정화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자녀들의 건강 문제로 속앓이를 해온 주민들은 환영했지만 전체 오염 주택의 25%만이 대상으로 알려지면서 새로운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LA 타임스는 심각한 중금속 유출 문제를 일으킨 버논의 배터리 리사이클링 업체 ‘엑사이드 테크놀러지스’가 2015년 공장을 영구 폐쇄한 뒤, 주정부가 주민들의 불안과 불만에도 2년 넘게 늑장 대응을 하다가 드디어 올 가을부터 토양 정화작업에 돌입한다고 6일 보도했다.
가주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이번 토양 정화작업은 버논을 중심으로 벨, 보일 하이츠, 커머스, 이스트 LA, 헌팅턴 팍, 메이우드 등 7개 지역으로 2,500유닛의 주택 등이 대상이 될 계획이다. 해당 지역 내 학교와 공원 등 공공시설을 비롯해 일정 수준 이상의 납이 토양에서 검출된 주택이 대상으로 가을께 컨트랙터가 정해지면 시작돼 2년여간 이어질 예정이다.
주정부 독성물질관리국(DTSC)은 LA카운티 정부와 공동으로 이들 7개 지역 내 정화 대상 총 1만129유닛의 주택 가운데 8,263유닛의 토양 샘플을 채취해 납 오염 상태에 대한 분석을 마쳤고 이중 262유닛은 이미 정화작업까지 완료했다.
DTSC에 따르면 통계 작성이 끝난 7,011유닛 가운데 주정부가 정한 안전선인 80ppm에 못 미치는 납 성분이 발견된 곳은 109유닛에 불과했다. 즉, 98% 이상이 위험 수준을 보인 것으로 80ppm 이상은 5,043유닛, 연방정부 한계선인 400ppm 이상은 1,641유닛, 심각한 위험 수준인 1,000ppm 이상도 218유닛에 달했다.
다만 문제는 1만유닛이 넘는 정화 대상 가운데 불과 2,500유닛 만이 혜택을 볼 것이란 점이다. 지난달 20일 열린 공청회에서 DTSC도 이를 의식한 듯 “정화작업 대상에 들지 못한 주민들에게 별도의 통보는 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이들은 다만 정화작업의 1단계에 들지 못한 것일 뿐, 예산이 확보되면 다음 단계에는 최대한 포함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단계 정화작업에 소요될 예산은 총 1억9,200만달러로 지난해 4월 제리 브라운 주지사가 서명한 1억7,660만달러를 기본으로 한다. 엑사이드는 초기 오염 조사에 900만달러를 투입한 뒤 파산해 버렸고, 나머지 조사와 정화 등에는 이미 4,200만달러의 혈세가 쓰인 상태다.
재정 부족이 심각한 상태지만 이미 정화작업이 완료된 262유닛이 엑사이드 공장이 위치했던 버논이 아닌 보일 하이츠와 메이우드의 주택들이었다는 사실 등이 전해지며 해당 커뮤니티들은 흉흉한 분위기다. 또 의회 내에서도 정화작업의 지속성 및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정책 추진력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납 중독의 위험에 대한 낮은 인식도 장애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납은 독성 물질로 극소량이라도 노출돼 체내에 쌓이면 어린이의 경우, 지능 및 성장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 지난해 주정부가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버논을 중심으로 6세 이하 어린이 300여명이 평균인 2.4마이크로그램보다 높은 혈중 납 농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200만달러를 들여 해당 지역 주민 10만여명에게 무료로 납 중독 검사를 실시키로 했는데 실제 검사를 받은 경우는 아동의 경우, 0.5% 미만에 그쳤다”며 “주민들의 무감각증과 더불어 커뮤니티의 요구에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정부까지 가세해 토양 오염 문제를 키워가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LA 카운티 건강관리국 직원이 커머스 지역의 한 주택 앞마당에서 납 오염 여부를 측정하기 위해 토양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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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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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논이 그런지 몰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