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9년 그룹 역사 혹독한 시련 부친 투병까지 일단 항소 절차
▶ 사카린. 비자금. 그리고 최순실…

(왼쪽부터)고 이병철 회장 - 이건희 회장 - 이재용 부회장
80여년 역사의 한국 대표 재벌이자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역대 총수들의 수난의 역사에 자리하고 있는 키워드들이다.
특히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삼성의 3대째 총수 자리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태 관련 뇌물죄 등으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으면서(본보 25일자 A1·A2면 보도) 삼성가가 겪어온 ‘법정 수난사’가 세간의 관심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삼성의 창업주인 고 이병철 전 회장은 검찰 수사를 받았으나 기소되지는 않았고, 이건희 회장은 재판까지 받았지만 구속은 면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재용 부회장은 가장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 1938년 ‘삼성상회’를 모태로 시작된 삼성그룹의 79년 역사에서 그룹 총수가 실형을 선고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삼성은 큰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사카린 밀수사건
삼성의 이병철 선대 회장은 지난 1966년 한국비료의 이른바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곤욕을 치렀다. 당시 삼성 계열사인 한국비료가 인공 감미료인 사카린 55톤을 건축자재라고 속여 들여와 팔려다 들통난 사건이다.
당시 이병철 회장 본인은 검찰에 불려가거나 기소되지는 않고, 대신 밀수를 실질적으로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차남 이창희 당시 한국비료 상무가 6개월간 수감 생활을 했다.
당시 이 사건으로 세간의 분위기는 험악했고, 삼성과 박정희 정권이 밀수로 번 돈을 나눠 가지려 했다는 의혹까지 일었다.
이병철 전 회장은 당시 여론이 악화하자 한국비료를 국가에 헌납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비자금과 X파일
창업주 부친의 자리를 이어받은 2대 총수 이건희 회장 역시 수차례 의혹의 중심에 자리해 기소되는 검찰과의 악연을 이어갔지만 한번도 구속된 적이 없었고 결국 실형도 모두 면했다.
현재 와병중인 이건희 회장은 1995년 11월 대검 중수부가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할 당시 다른 대기업 총수와 마찬가지로 불려와 조사를 받았다. 이후 불구속 기소돼 1996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가 이듬해 10월 사면을 받았다.
이후 2005년에는 이른바 삼성 ‘X파일’ 사건이 터졌다. 삼성 임원진이 정치권·검찰에 대한 금품 제공을 논의한 것이 녹음파일 형태로 폭로된 것이다. 당시 미국에 체류 중이었던 이건희 회장은 서면 조사만 받았고 무혐의 처분됐다. 삼성은 대국민 사과를 하고 사재 8,000억원을 사회기금으로 내놓아야 했다.
이어 2007년 삼성 구조조정본부에서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가 비자금 의혹을 폭로했다. 이건희 회장 지시로 금품 로비를 하고 자신 명의의 비밀계좌로 50억원대의 비자금이 관리됐다는 내용이었다. 곧 ‘삼성 비자금 특검법’에 따라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출범, 삼성 비자금과 불법 경영권 승계 과정을 훑었고 이건희·재용 부자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건희 회장은 배임·조세 포탈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기소 직후인 2008년 4월 자신의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 지배구조 개선방안 등이 포함된 ‘경영쇄신안’을 내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법원에서 일부 혐의가 인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판결을 받았지만 또 다시 약 1년 뒤 사면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연루 결국 실형
비자금 사건 당시 이재용 부회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등을 통한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으로 처음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으나 최종 처분은 불기소였다.
이처럼 삼성 총수 일가는 검찰과 여러 차례 악연을 맺었지만 대규모 변호인단을 동원한 치밀한 방어 전략으로 구속이나 실형을 면하며 고비를 넘겨왔다.
그러나 이같은 변호인단의 ‘철통 방어’도 대한민국을 뒤흔들며 대통령 탄핵에 이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삼성은 구하지 못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측에 433억원 상당의 뇌물을 제공하거나 주기로 약속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25일 선고 공판에서 뇌물, 재산국외도피 등 주요 혐의가 인정돼 징역 5년의 실형이 선고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투병 생활을 하는 부친을 대신해 사실상 그룹 총수 역할을 해온 이 부회장은 삼성 총수로서는 처음으로 구속 수감된 후 1심에서 실형까지 받는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물론 삼성 측이 이번 재판 결과에 즉각 불복하며 항소 의사를 밝히는 등 이번 재판은 2심을 거쳐 결국 대법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당장 계속해서 구치소 신세를 지게 된 이 부회장은 개인적으로도 ‘황태자’ 인생의 최대 시련을 맞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