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트랙 전략으로 북한에 대화 손짓… 북, 다면적 도발로 한·미·일 위협
▶ “북한 상황 바뀌었는데 경제 지원 접근법 한계”… 대북 정책 전환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대화·포용과 제재·압박을 병행하는 투트랙(two-track) 대북 정책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과거 김대중정부의 대북 전략은 대화·포용을 중시하는 ‘햇볕’ 즉 ‘선샤인’ 정책(sunshine policy)이었다. 이와 비교해 문재인정부의 대북 전략은 투트랙 중에 대화에 더 무게를 둔다는 점에서 ‘달빛’ 즉 ‘문샤인’ 정책(moonshine policy)으로 불린다. 문재인정부는 제재와 압박도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대화와 협상으로 풀기 위한 전술로 생각하고 있다. 투트랙 전략은 그동안 화해와 도발을 반복하면서 핵 개발을 고도화해온 북한의 ‘화전양면’ 전술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신 베를린 선언’ 등으로 대화 손짓을 계속하고 있으나 북한은 이를 완전히 무시하고 다면적 도발을 하고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에만 9번째로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 도발을 했다. 북한은 8월 29일 오전 일본 상공을 가로질러 북태평양에 떨어지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 12형’을 시험 발사해 한국과 미국, 일본을 위협했다. 평양 순안 비행장에서 발사된 이번 미사일의 비행 거리는 2,700km였고, 최대 고도는 550km였다. 이번 도발은 미사일이 일본 열도 상공을 예고 없이 통과했다는 점에서 일본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한 적은 1998년 대포동 1호와 2009년 은하 2호 등 지금까지 두 번뿐이었다. 또 비행 거리 측면에서 미군 기지가 있는 괌 섬(평양에서 약 3,390km)을 사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미국을 자극했다. 북한이 8월9일 ‘화성-12형’ 4발로 괌 주변을 포위 사격하겠다고 위협한 뒤 20일 만에 괌 대신 일본으로 발사 방향을 튼 셈이다.
북한은 8월26일 아침에는 원산 깃대령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는데, 그 가운데 2발은 250km를 비행했다.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은 한국과 함께 주한미군을 겨냥한 것이다. 주한미군 기지가 있는 평택까지의 거리가 250km가량 되기 때문이다. 당시 청와대는 발사체에 대해 “탄도 미사일이 아닌 방사포로 추정된다”고 잘못 브리핑해 비판을 받았다. 북한은 8월25일에는 ‘백령도·대연평도 점령 훈련’도 실시했다.
북한은 이에 앞서 지난 7월4일에 이어 같은 달 28일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장거리 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화성-14형’을 발사해 북·미 간 긴장을 극도로 고조시켰다. 그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을 겨냥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를 언급하며 경고했고, 북한은 이에 ‘괌 주변 포위 사격 검토’로 대응했다.
이번에 북한이 ‘화성 12형’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에도 문재인정부의 전략은 투트랙을 벗어날 수 없었다. 문 대통령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결과를 보고받고 “강력한 대북 응징 능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공군 F-15K 전투기 4대를 출격시켜 강원도 태백 필승사격장에 MK-84 폭탄 8발을 투하하는 북한 지휘부 타격 훈련을 실시했다. 문 대통령은 대북 경고 메시지와 함께 남북 대화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김덕룡 신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오늘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있었지만 그럴수록 반드시 남북 관계의 대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과 미국이 정면 대치하는 상황에서 ‘한반도 문제 운전대를 잡겠다’는 문 대통령의 공언은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단순한 투트랙 전략으로는 북핵 문제 해결뿐 아니라 남북 대화 재개도 쉽지 않게 됐다.
외교안보 전문가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북한 김정은정권은 김정일정권 때만큼 경제적 고난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한국의 경제적 지원에 매달리지 않는다”면서 “북한 상황이 변했는데도 문재인정부의 대북 정책은 김대중·노무현정부와 큰 차이가 없어서 진전이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현실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 관계 개선을 분리해서 접근하되, 상황 변화에 맞춰 대북 정책을 전환하고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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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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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아~~~ 짜증나는 현시국...
양다리 정책? 50연전 수법이지. 숨길데가 어디에 있다고, 가랭이 찢어지지. Uncle Sam (쌤아저씨)가 보기보다 허술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