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첨단 디자인·소재 앞세워 항공사들 공략
▶ 연 170억달러 시장…급성장세 지속될 듯

영국의 여객기 시트 제조업체 아크로가 최근 롱비치에서 열린 엑스포에서 선보인 이코노미클래스 시트. 좌석이 커지지는 않았지만 디자인을 통해 승객의 무릎 공간을 넓혔다. [LA타임스]
신장 6피트3인치에 뚱뚱한 마크 웨스트캇은 자신이 가장 뛰어난 마케팅 도구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는 프론티어, 스피릿 같은 항공사들을 위한 비행기 좌석을 만드는 영국기업 아크로 에어크패프트 시팅의 회계 책임자이다. 이 산업은 최근 호황세이다. 하지만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항공업체들은 좌석크기를 줄이는 방식으로 점점 더 많은 승객들을 비행기 안으로 밀어 넣고 있다. 항공사 수익을 오르고 있지만 경련에 고통 받는 승객들은 불만이 크다.
최근 롱비치에서 열린 에어크래프트 인테리어 엑스포에서 웨스트캇은 이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 그는 자신의 육중한 몸을 자사가 만든 최신 이코노미 좌석 안으로 쓱 밀어 넣었다. 이 회사는 엑스포에 6줄의 모형 이코노미 시트를 만들어 홍보하고 있다. 웨스트캇은 “봐라. 무릎 공간이 넓지 않은가”라며 자랑했다.
이것은 매직 트릭이 아니다. 이것은 앞좌석의 등받이가 그의 무릎 부분에서 안으로 휘어지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를 위해 좌석 등받이의 패딩은 한층 얇게 만들어졌다. 새로운 패딩과 몸의 곡선에 맞춘 좌석 디자인, 그리고 탄소섬유 프레임 등 다양한 비행기 좌석 관련 아이디어들이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이 엑스포에서 선보였다. 포뮬라원 자동차 좌석을 만들었던 디자이너도 자신의 제품을 내놓았다.
제조업체들은 새로운 아이디어에 매달릴 충분한 이유들이 있다. 비행기 좌석 및 인테리어 관련 산업은 연 170억달러 규모에 달한다. 항공여행 수요가 폭등하면서 그 규모는 오는 2021년 29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비행기 제조사인 보잉은 항공업계가 향후 20년 동안 총 3만7,200대의 새로운 여객기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행기 좌석계약은 수익성이 뛰어나다. 중동의 한 항공사는 최근 39대의 여객기에 이코노미 좌석을 설치하는 4,100만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항공사들은 비행기 연료 가격이 치솟았던 지난 2011년부터 승객 공간을 줄이기 시작했다. 늘어난 자리에 좌석을 늘리고 이를 통해 수익을 도모했다. 이후 앞좌석 뒤로부터 다음 좌석 뒤까지의 거리를 뜻하는 좌석 피치는 35인치에서 31인치로 떨어졌다. 아크로의 고객인 스피릿 같은 초저가 항공사들은 이를 더 줄여 많은 좌석들의 피치는 28인치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제조업체들은 도대체 어떻게 승객 공간을 더 편안하게 만들겠다는 것인가. 헌팅턴비치 소재 비행기 좌석 제조사인 리프트의 디자인 책임자인 탐 이튼은 좌석 밑 부분과 등받이가 전통적 좌석처럼 플랫한 형태가 아닌, 인체 모양에 맞춰 만들어지면 훨씬 더 편안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리프트는 보인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따라서 보잉의 객실 디자인에 접근할 수 있다. 그 덕에 리프트는 마치 조각그림 맞추기처럼 캐빈 벽에 완벽히 들어맞는 좌석을 만들 수 있다고 이튼은 밝혔다. 창가 쪽 좌석의 경우 1~2인치 정도 더 넓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리프트는 세 가지 종류의 패딩을 좌석에 사용한다. 무릎 뒤쪽과 닿는 부분은 부드러운 패딩을, 엉덩이 밑 부분은 좀 더 단단한 패딩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또 아크로사 좌석처럼 리프트사 좌석아래 부분은 뒷자리 승객의 무릎 부분부터 안쪽으로 휘어져 있다. 이튼은 “무릎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릎 공간을 늘리기 위해 많은 제조업체들은 좌석 뒤 트레이 테이블의 위치를 조금 더 높였다. 롱비치 엑스포에서 한 업체는 뒤쪽 승객 쪽으로 눕지 않고도 좌석을 눕힐 수 있는 디자인을 선보였다. 대신 좌석 아래가 앞쪽으로 미끄러지는 방식이다. 그러면서 좌석이 틸트 된다. 다른 업체는 간혹 중간 좌석이 비었을 경우 중간 좌석 뒷부분을 음식 트레이로 변환시킬 수 있는 이코노미 좌석 모형을 내놓았다.
패딩과 관련해 샌호제 소재 수프레이코사는 열가소성 우레탄을 벌집모양의 디자인으로 만든 쿠션 소재를 제조하고 있다. 이 디자인은 기존 폼(foam)보다 얇고 가벼운 게 장점이라고 이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 벌집모양 패딩은 러닝용 운동화와 테마팍의 범퍼카들에 사용되고 있다. 좌석에는 보통 3인치의 폼 큐셔닝이 표준이지만 이 소재를 사용하면 두께를 1인치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공기순환이 잘 돼 승객들이 훨씬 더 시원함을 느낀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스위스 인터내셔널 항공은 이코노미 좌석에 벌집모양 소재를 사용키로 합의했다. 수프레이코 관계자는 “미국 항공사들도 동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20년 가까이 포뮬라 원에서 일한 디자인 엔지니어 필 홀은 2년 전 미러스 에어크래프트 시팅이라는 영국 좌석 제조업체를 시작했다. 포뮬라 원 자동차들처럼 비행기 승객들도 편안하고 가벼운 좌석이 필요하다고 이 회사의 마케팅 담당자인 제임스 우드헤드는 말했다. 이번 엑스포에서 미러스는 강력한 탄소섬유로 만든 날렵한 검은색의 좌석을 선보였다. 이 소재는 너무도 강하기 때문에 좌석의 프레임이 전통적 좌석 프레임보다 훨씬 얇음에도 연방정부의 강도 테스트를 통과했다. 우드헤드는 “간격과 넓이와 관련해 몇 인치는 대단히 큰 차이를 만든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의 저가항공사인 에어아시아 X는 미러스의 좌석을 A330과 A320 여객기 전체에 설치키로 한 첫 번째 항공사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발전된 소재와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좌석들은 기존 좌석보다 20~30% 정도 비싸다고 말한다. 제조업체들로서는 연료절감과 고객만족을 통해 추가비용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다고 항공사들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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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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