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북미정상회담 지켜본 워싱턴 한인사회 반응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11일 백악관 앞에서 열린 한미 시민단체 주관의 평화집회에 서혁교 평통 수석부회장(앞줄 왼쪽서 세 번째)이 함께 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12일 개최된 역사적인 미북정상회담과 관련 워싱턴 한인사회는 대체로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북미 간의 합의가 비핵화와 적대관계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이끌지 못한 점을 지적하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감개무량… 완전한 비핵화 꼭 이뤄져야”
“감동·희망”… 미군철수 가능성 우려도
윤은아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 사무장은 “두 지도자가 전 세계인들 앞에서 약속한 ‘새로운 출발’이 진정한 신뢰를 구축하고 비핵화로 향하는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단, 공동성명에 담기지 못한 북한 핵 폐기의 방법론과 구체적인 시간표가 조속히 논의되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한국 국민과 동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사무장은 이어 “이번 북미 회담에서 싱가포르의 명소를 둘러보면서 북한의 경제건설에 대한 염원과 변화의 가능성을 시사한 김정은의 행보를 보며 앞으로의 쉽지만은 않을 냉전체제 해소의 역사적 페이지를 여는 계기가 되기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염영환 회계사는 “불과 몇개월 전에 북한과 미국은 핵 전쟁을 언급해 우리 조국이 시리아와 같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감기지 않나 걱정을 했는데, 김정은과 트럼프가 서로 만나 대화를 시작한 게 파격적이고 신선해 우리 조국의 미래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며 “남한과 북한의 지도부가 더욱 대화하고 협조해 조국통일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하는 제도적인 장치가 이번 기회에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석구 워싱턴 평통 부총무는 “한 번의 미북정상회담으로 70년 묵은 적대적 관계를 종식시킬 수는 없기에 지속적인 미북 회담을 통해 상호 신뢰 속에 완전한 핵 폐기와 체제보장이라는 서로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가 구축되고 남북이 하나 되어 하나의 민족으로 번영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성악가인 안영수 씨는 “이번 회담을 보면서 지난번 남북정상회담만큼이나 깊은 감동과 밝은 희망을 느꼈다”면서 “이제부터 시작이나 앞으로 펼쳐질 것들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현재의 감동이 이어지질 소망한다”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이번 회담 결과를 반기면서도 북한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는 한인들도 있었다.
안경조 월남전참전자회 워싱턴 지회장은 “1960년대 베트남전에 참전한 용사로서 누구보다 전쟁의 참상을 잘 아는 만큼 이번 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서 감개무량하다”며 “다만 너무 조급하지 않게 순리대로 풀어 완전한 비핵화가 이루어져 한다”고 지적했다. 안 회장은 이어 “앞으로 남북미가 평화협정 체결과 이산가족 재결합이란 소원이 이뤄지길 바라며 남북이 함께 경제발전을 이뤄 평화롭게 공존하는 모습을 보고싶다”고 기대했다.
김진형 선 여행사 대표는 “오랜 분단과 냉전, 대립과 갈등의 시대가 끝나고 한반도에 평화의 봄이 오길 소망한다”면서 “이번 회담이 앞으로도 잘 이어져 진정한 평화의 시대가 열리고 미주동포들도 북한 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지만 성급하게 일을 진행하기보다 차근차근하게 변화를 추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급한 일 추진을 경계했다.
북한에 가족을 두고 월남한 실향민단체에서는 이번 회담이 좋은 결실을 맺어 이북의 가족을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길 고대했다.
민명기 일천만이산가족위 워싱턴 위원장은 “북미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비핵화가 이뤄지고 남북한 평화가 조성되면 고향이 휴전선 이북인 실향민들은 고향에 갈 수 있고 가족 상봉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북미회담 결과를 환영한다”며 “이번 회담이 더욱 발전해 한반도에 우리의 소원인 남북통일이 오기를 학수고대한다”고 말했다.
김영천 워싱턴한인연합회장은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미주동포들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당부했다.
김 회장은 “역사적인 미북회담 개최에 큰 기쁨을 느끼며 핵문제 해결,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큰 한걸음이 이뤄졌음을 환영한다”면서 “다만 주한미군 철수 등 한미공조의 후퇴가 시사됐다는 점에서는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 회장은 이어 “미주동포들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이룩되게 한마음으로 기도와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세영 워싱턴지역한인교회협의회장은 회담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평화통일을 위한 남북의 공동 노력을 강조했다. 한 회장은 “만족할만한 성과는 아니지만 그동안 굳게 닫혀 있던 대화의 문이 열렸다는 데에 이번 회담에 큰 의의가 있지 않나 한다”며 “앞으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뿐만 아니라 북한에서 온전한 인권이 구현되고 잘 사는 나라가 되어 남북이 평화통일이란 목표를 향해 서로가 노력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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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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