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실리콘밸리 한인 열전 팀블라인드 문성욱 대표
▶ 직원들 터놓고 얘기 소통창구, 정보 교류 다양한 의견 개진.
한국판 사내 익명 게시판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소셜네트웍 ‘블라인드(Blind)’가 미국 내 테크 기업 직원들로 전파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팀블라인드 앱인 ‘블라인드’의 사용자 수는 한국과 미국 합쳐서 200만명이 넘는다.
한국의 경우 ‘블라인드’에 직장인 한 명이라도 가입한 회사는 2만8,000개, 이중 회사 채널이 별도로 있는 회사는 2,000개다. 100명 이상 재직 중인 회사에서 50명 이상 가입하면 회사 채널이 자동으로 열린다. 미국에서 블라인드를 쓰는 직원이 한 명 이상 있는 회사는 3만 1,200개, 이 중 직원 30명 이상 가입하면 개설회사 채널이 별도로 있는 회사는 400개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우버, 리프트 등 실리콘밸리의 주요 테크 기업들은 대부분 직장 내 익명 게시판 채널이 가동되어 있다는 것이다.
팀블라인드의 대표는 올해 38세의 문성욱(사진)씨다. 그는 미국을 본사로 두고 있고 한국을 지사로 운영하는 등 2013년 기업 설립 때부터 글로벌 서비스로 확장시키겠다는 당찬 의욕을 갖고 있었다.
“운영하던 스타트업이 네이버에 매각되면서 그곳으로 옮겼는데 네이버 사내 익명 게시판이 있더라구요. 네이버도 대기업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소통 단절, 그로 인한 불신과 오해, 불합리한 점이 사내 게시판을 통해 돌출됐어요. 오프라인에서는 서로 대화하지 않던 직원들이 익명 게시판에서는 활발하게 소통한 거죠.”
문 대표는 2005년부터 운영하던 여행·맛집 정보 서비스 업체 윙버스를 네이버에 매각하면서 이 회사에서 근무하다 2011년에는 모바일 상거래업체 티몬으로 옮겨 서비스 기획 등을 총괄했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 서비스는 우리가 세계 처음이예요. 미국과 일본에서 카피 제품이 많이 나왔지만 대부분 문을 닫았어요. 이 서비스는 기술보다는 신뢰가 훨씬 중요합니다.”
문 대표는 미국 시장 첫 타겟을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을 겨냥했다. 그래서 미국 사무실도 시애틀에서 시작했다.
“‘블라인드’를 알리기 위해 엄청나게 넓은 마이크로소프트 회사 파킹장을 다니며 차에다 전단지를 뿌렸죠. 또 이 두 회사에서 근무하는 한인 엔지니어들에게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홍보했어요.”
지금은 미국 본사를 샌프란시스코에 두고 있지만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브랜드 홍보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블라인드’에는 회사나 구성원들에 대한 직장인들의 생생한 생각들이 묻어나온다. 현재는 특정 규모 이상의 회사 전용 공간과, 그룹별 라운지가 존재한다. 모든 회원이 회사 계정 이메일로 가입인증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보다 폐쇄적으로 운영된다.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회사 사람이 들어와 게시물을 보거나 댓글을 달 수 없는 구조다. 라운지 공간은 비슷한 공감대를 가진 유사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소통하는 공간이다.
“일단 글 삭제 권한은 작성자에게만 있어요. 특정 게시물에 대한 신고가 많이 들어오면 다른 사용자에게만 보이지 않는 숨김 처리가 될 뿐이죠. 기업들이 지워달라고 해도 저희는 할 수도 없고 해준 적도 없습니다. 글 쓴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있는 시스템이 저희 내부에도 없습니다. 누군가 저희 데이터 베이스를 통째로 가져가도 누가 썼는지 알 수 없는 구조입니다. 평문으로 저장해 놓은 이메일 주소도 없고, 익명성을 높이기 위해 서비스 내에 비밀번호 찾기 기능도 제공하지 않습니다.”
블라인드는 미국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며 성장 중이다. 페이스북, 우버, 구글, 아마존 등이 블라인드를 자국 서비스로 알고 사용하고 있다. 야후 해고 문제, 우버 스캔들 등 굵직한 이슈들이 블라인드를 통해 확산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1인당 하루 이용 시간이 34분으로 한국 1인당 하루 20분 정도보다 더 길다.
블라인드의 수익 모델은 타케팅 광고 게재와 회사 복지물이나 채용, 데이팅 같은 서비스 등이다. 사용자 층이 뚜렷한 만큼, 블라인드 고유의 정체성과 익명성을 해치지 않은 수준에서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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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홍민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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