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심 “업무상 위력 있지만 행사 안 해 무죄”
검찰, 안 전 지사 진술 검증도 다툴 계획
▶ 최근 ‘성인지 감수성’ 언급한 판결 늘기도
출석 의무 없어 직접 출석하지는 않을 듯

【서울=뉴시스】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지난 8월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자신의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무죄를 선고받은 안희정(53) 전 충남도지사의 항소심 첫 재판이 29일(이하 한국시간기준) 열린다. 지난 8월 1심이 선고된 지 3개월여 만이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홍동기)는 이날 오후 3시30분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항소심은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33)씨의 진술 신빙성 여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1심은 "피해자가 피고인의 성적 제안에 나름의 방식으로 거절했고 내심 반하는 심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현재 우리 성폭력 범죄 처벌 체계에서는 성폭력 범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 무죄를 선고했다. 김씨 진술을 배척하고 안 전 지사 진술 대부분을 받아들인 것이다.
검찰은 이런 이유로 항소심에서 안 전 지사 측 진술에 대한 검증도 다툴 계획이다. 검찰은 선고 직후 항소하면서 "이번 사건보다 더 성폭력으로 보기 어려운 사안들, 가령 이걸 어떻게 위력으로 인정했나 싶은 혹은 위력이 아닌 듯한 사례에서도 대법원은 명시적으로 유죄 판결한 적이 있다"며 "재판부가 (안 전 지사 사건에서는) 위력을 너무 좁게 해석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씨 측 대리인 정혜선 변호사 역시 지난 21일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1심 판결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및 간음에 대한 구성요건을 기존 대법원 판례보다 엄격하게 해석했다고 비판했다.
정 변호사는 "1심 재판부는 안 전 지사의 진술이 본인의 체험을 근거로 이뤄진 만큼 진술에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하면서도 김씨의 진술에는 신빙성이 없다고 단정했다"며 "안 전 지사의 막강한 권력, 폐쇄적인 조직 분위기 등의 상황들이 모두 범죄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근거임에도 재판부는 위력은 존재하지만 행사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는 논리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성인지 감수성'이 언급되는 판결이 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대법원은 최근 강간 및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38)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성폭행 혐의가 입증되지 않는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과 달리 유죄로 인정한 사건이다. 대법원은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을 심리할 때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재판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있는 공판기일과 달리 준비기일로 열려 안 전 지사가 법정에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해외 출장지인 러시아, 스위스, 서울 등에서 전 수행비서 김씨에게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 등을 저지른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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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항시 거시기 조심 , 철칙 .
구속되야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