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제수용소서 자원입대 활약… LA 총영사관 초청오찬

90대 고령의 일본계 미국인 참전용사들이 지난 21일 LA 총영사 관저에 초청돼 김완중 총영사(앞줄 오른쪽 두 번째)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A에서 애리조나주로 가다 보면 팜스프링스와 미들랜드를 지나 사막 한가운데에 작은 마을 포스턴(Poston)이 있다. 2000년 상주인구가 389명에 불과할 정도로 황량한 애리조나 사막 지대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로 꼽힌다.
1940년대 이곳에는 1만7,000여 명의 일본인들을 격리한 강제수용소가 있었다. 1941년 일본군이 진주만 기습을 감행하자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특명(행정명령 9066호)을 발동해 당시 미국에 살고 있던 일본계 미국인들이 3년여 간 강제수용된 것이다.
강제수용을 당한 일본계 미국인들 중에는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미군에 자원입대에 참전한 이들도 꽤 있다. 한국전 참전을 통해 미국 시민으로서의 애국심을 보여준 것이다.
일본계 미국인 참전용사회의 로버트 와다 지회장은 이런 사연을 ‘강제수용에서 한국으로, 그리고 고독으로’(From Internment, to Korea, to Solitude)라는 책을 펴낸 바 있다.
와다 회장의 사연은 이채롭다. 진주만 기습 당시 12살이던 그는 루스벨트 특명에 따라 포스턴 수용소에 격리돼 강제수용 생활을 했고 그 과정에서 아버지를 여의었다. 1950년 스무살이 넘은 그는 어릴 적 친구 마드리드와 함께 해병대에 입대해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다섯 형제 중 3명이 한국전에 참전했다고 한다.
전쟁에서 살아 돌아온 자로서, 전사한 친구 마드리드와 전우들을 위해 책을 쓰게 됐다는 와다 회장은 리틀 도쿄에 255명의 일본계 미국인 전몰기념비를 세운 데 이어 임진각에도 기념비를 세우고 매년 참배했다.
90세 이상 고령인 이들은 이제 한국 방문이 쉽지 않아 올해 10월 순회행사로 워싱턴 DC 한국전 참전비 방문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LA 총영사관은 지난 21일 아흔이 넘는 와다 회장을 비롯해 일본계 미국인 참전용사 9명을 총영사 관저에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일본계 미국인들의 한국전쟁 참전 활약상과 1997년 참전자회를 결성해 LA 도심 리틀도쿄와 임진각에 전몰 기념비를 세운 일 등을 영상으로 되돌아봤다.
총영사관은 일본계 미국인 참전자회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유엔군 참전의 날(7월27일)을 계기로 단체표창(대통령표창)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롯데주류 미주법인 김경동 법인장은 참석한 참전용사들에게 고려인삼주를 선물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