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년 전엔 아버지였는데 이젠 아이들이 날 맞아“ 감격

18번홀 그린에서 딸 샘, 아들 찰리와 포옹하고 있는 타이거 우즈. 옆에 그의 모친 쿨티다가 눈물을 닦고 있다. [AP]
“1997년 처음 매스터스에서 우승했을 때는 아버지가 18번홀에서 나를 기다렸는데 22년이 지난 올해는 내 아이들이 날 기다리며 축하해줬다. 인생의 한 바퀴를 완전히 돈 것 같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격스럽다.”
어쩌면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았던 타이거 우즈의 시대가 다시 열렸다. 우즈는 14일 막을 내린 제83회 매스터스에서 생애 5번째 그린재킷을 차지했다. 보기 좋게 생애 첫 메이저 역전승을 거두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우즈가 지난 2008년 US오픈에서 생애통산 14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따냈을 때만 해도 그의 다음 메이저 우승이 11년 동안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2009년부터 우즈에게 ‘악몽의 시가’가 들이 닥쳤다. 그해 11월 우즈의 ‘섹스 스캔들’이 터지면서 그는 끝없는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스웨덴 출신 모델 엘린 노르데그렌과 2004년 결혼, 딸과 아들을 하나씩 둔 ‘행복한 가장’의 이미지였던 그는 불륜 관계를 맺었던 여성들이 줄지어 언론에 등장하는 바람에 한순간에 수퍼스타에서 ‘변태 성욕자’로 추락했다.
결국 2010년 노르데그렌과 이혼한 우즈는 그해 매스터스를 통해 필드에 복귀, 공동 4위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이는 듯 했으나 ‘세기의 섹스 스캔들’이 잠잠해지자 이번에는 부상이 그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2008년 US오픈 우승 이후 무릎 수술을 받았던 우즈는 2014년 초 허리 수술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15년과 2016년, 2017년까지 총 4번이나 망가진 허리를 고치기 위해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메이저 챔피언으로 복귀는커녕 과연 선수로 다시 필드에 나설 수 있을지조차 의심됐던 시기였다. 그로 인해 2016년과 2017년은 아예 선수활동을 하지 못했다.
우즈는 당시 걷기도 고통스러운 처지가 되자 “선수로서 커리어는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 그가 길고 긴 악몽의 터널을 빠져 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였다. 지난해 PGA 챔피언십을 포함, 3개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정상복귀를 시작한 우즈는 마침내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PGA투어 챔피언 대열에 복귀했고 이번에 매스터스 우승으로 다시 한 번 메이저 챔피언으로 우뚝 섰다.
우즈는 경기 후 22년전인 1997년 매스터스에서 우승할 때 아버지 얼 우즈가 18번 그린에서 자신을 맞아준 것을 추억하며 “그때는 아버지가 18번홀에서 나를 기다렸는데 22년이 지난 올해는 내 아이들이 날 기다리며 축하해줬다. 인생의 한 바퀴를 완전히 돈 것 같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격스럽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지난해 우승을 했지만 메이저대회에서 다시 우승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기쁘다. 22년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다는 사실이 믿기 어렵다”면서 “종일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애썼다. 마지막 퍼트를 하고 나서는 내가 무엇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소리를 지르고 있더라”고 짜릿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타이거 우즈 프로필
생년월일: 1975년 12월30일(만 43세)
PGA투어 우승: 81회 (역대 2위)
유럽투어 우승: 41회 (역대 3위)
메이저 타이틀: 15회 (역대 2위)
매스터스 우승: 5회 (1997, 2001, 2002, 2005, 2019)
US오픈 우승: 3회 (2000, 2002, 2008)
디오픈 우승: 3회 (2000, 2005, 2006)
PGA 챔피언십 우승: 4회 (1999, 2000, 200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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