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에 ‘바이든 수사’ 압박 반대…입 열면 핵폭탄급 파장 예상

존 볼턴(오른쪽)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5월 22일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지켜보는 모습.[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둘러싼 탄핵 정국에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키맨'으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 진영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정적인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압박한 정황을 볼턴 전 보좌관이 꿰뚫고 있는 데다 이런 압박 작전을 반대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에 속도를 내는 민주당에선 볼턴 전 보좌관을 의회 증언대에 세우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15일 민주당이 볼턴 전 보좌관을 '스타 증인', 즉 탄핵 조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증인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변호사 루디 줄리아니가 주도한 우크라이나 압박 작전에 반기를 들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혹시 그가 민주당의 우군이 될지를 살펴보고 있다는 것이다.
볼턴의 부하 직원이었던 피오나 힐 전 NSC 유럽·러시아 담당 선임고문은 전날 하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바이든 수사를 압박하는 것을 볼턴 전 보좌관이 "마약 거래"라고 칭하며 반대했다고 진술했다.
힐 고문의 증언에 따르면 줄리아니의 측근인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대사는 지난 7월 10일 백악관 내 볼턴의 방에서 우크라이나 정부 인사들과 함께 만나 그들이 원하는 양국 정상회담을 '당근'으로 제시하며 바이든 부자를 수사할 것을 압박했다.
이를 지켜본 볼턴 전 보좌관은 선들랜드 대사와 줄리아니,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연루된 불법행위를 존 아이젠버그 NSC 수석변호사에게 알리라고 힐 고문에게 지시했다.
특히 볼턴 전 보좌관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줄리아니를 "모두를 날려버릴 수류탄"이라고 묘사하며, 자신은 이들이 꾸미는 어떠한 '마약 거래'에도 관여하지 않는다는 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볼턴 전 보좌관을 탄핵 조사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사령탑을 지낸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행위에 대한 더 많은 증거를 폭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티븐 린치(매사추세츠) 하원의원은 CNN방송 인터뷰에서 "줄리아니를 '살아있는 수류탄'이라고 불렀다는 것 자체가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며 "그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하고 있다. 그는 (우리가) 알아야 할 사람"이라고 말했다.
피터 웰치(버몬트) 하원의원은 볼턴을 그들이 찾는 '큰 매'라고 표현했고, 게리 코놀리(버지니아) 하원의원은 "볼턴의 말을 듣는 것은 유용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볼턴 전 보좌관을 증인으로 부를지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탄핵 조사를 주도하는 하원 정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볼턴 전 보좌관을 부를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했다고 더힐은 전했다.
이들은 애덤 시프 정보위원장이 함구령을 내렸느냐는 질문에도 대답을 피했다. 일부 의원들은 정보위가 볼턴 전 보좌관과 접촉하는지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만약 민주당이 청문회 진술을 요청하더라도 볼턴 전 보좌관이 흔쾌히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
그는 재직 당시 북한,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 주요 외교 이슈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했다. 그러나 대화를 중시하는 민주당의 외교 노선과는 대척점에 선 공화당 진영의 '슈퍼 매파'로 분류된다.
그러나 지난달 전격 경질된 후 그가 공개 강연에서 트럼프 외교정책을 대놓고 비판하기도 해 청문회 증언대에 전격 등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볼턴 전 보좌관은 백악관 안보사령탑으로서 겪은 경험과 일화를 집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볼턴에 의해 '수류탄'으로 지목된 줄리아니는 이날 NBC방송에 보낸 입장에서 "볼턴이 누군가를 수류탄으로 부른다니 정말로 역설적이다. 존은 많은 사람이 핵폭탄이라고 묘사하고 있지 않냐"고 받아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에 대해 줄리아니가 "의도한 방식으로는 아니겠지만 (그의 말이) 맞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볼턴 전 보좌관이 우크라이나 의혹과 관련해 입을 열 경우 '핵폭탄급' 파장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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