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떻게 지내십니까 -
▶ 카터·빌 클린턴 등과 친분, 한인 민주당원의 대부 역
모처럼 가족들과 보내며 40여년 정치역정 돌아봐
한인사회 외적 성장했지만 차세대 인재 키워 도약해야
![[인터뷰] 남가주 한인민주당협회 박상협 전 고문 “힐러리 패배후 두문불출…여행 다녔죠” [인터뷰] 남가주 한인민주당협회 박상협 전 고문 “힐러리 패배후 두문불출…여행 다녔죠”](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19/10/29/201910292337325d1.jpg)
박상협 한인미주당협회 전 고문이 최근 부인과 함께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인터뷰] 남가주 한인민주당협회 박상협 전 고문 “힐러리 패배후 두문불출…여행 다녔죠” [인터뷰] 남가주 한인민주당협회 박상협 전 고문 “힐러리 패배후 두문불출…여행 다녔죠”](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19/10/29/201910292337325d2.jpg)
지난 2007년 ‘힐러리 클린턴 한인후원회’ 회장을 맡은 박상협 전 고문(왼쪽부터)이 한인타운을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전 대통령 후보를 옥스포드 팔레스 호텔에서 열린 행사장으로 안내하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인 민주당원들의 대표 단체인 남가주 한인민주당협회 역사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1세 한인 원로를 꼽으라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이가 있다. 바로 박상협(81·미국명 리처드 박) 남가주 한인민주당협회 전 고문이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평의원에서 출발해 40여년간 민주당 수석당원으로 활동하며 한인 민주당원들의 대부 역할을 해 온 박 전 고문은 한인 민주당협회 역사에서 그야말로 독보적인 존재라 할 수 있다.
지난 1972년 남가주 한인회 이사로 재직하며 시작해 지난 40여년간 그가 선거운동에 참여했거나 지원한 정치인과 대통령을 꼽아보면 말 그대로 미국 현대 정치사의 계보를 다 훑어가게 될 만큼 그의 여정은 민주당과 한인 민주당협회의 산역사와도 같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상원의원 등 민주당 최고위급 인사들과 돈독한 친분을 유지해 온 박 전 고문은 그간 한인사회와 미 주류정계를 연결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해 해왔다.
열렬한 힐러리 클린턴의 지지자였던 박 전 고문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트럼프 후보에게 패해 대통령 자리를 내주자 큰 충격을 받고 자취를 감췄을 정도로 열정이 넘쳤지만 실망과 좌절도 깊었다.
지난 2016년 11월 민주당의 대선 패배 후 한인 사회에 두문불출했던 박 전 고문을 만나 그간의 소회를 들어봤다.
최근 LA 한인타운의 한 식당에서 만난 박 전 고문은 “젊은 날 정치한다고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못 보냈는데, 이제야 가족들과 여유를 즐기고 있다”며 호탕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두문불출했던 지난 3년간 그는 부인과 함께 세계 곳곳을 돌며 여행으로 시간을 보내며 지난 40여년간의 정치 역정을 돌아봤다고 한다.
박 전 고문은 패기 넘쳤던 자신의 젊은 시절을 “힘들었지만, 열정으로 가득했던 시기”라고 회상했다.
지난 1964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퍼시픽 주립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학위를 받았던 자신만만하던 유학생 시절은 인종차별이 만연해 아시아계가 버스를 타면 기사가 맨 뒷자리에 앉으라고 퉁명스럽게 내뱉던 시절이기도 했다.
그는 “당시는 LA에 한인타운이 형성되기도 전이어서 흑인뿐 아니라 아시아계에 대해서도 인종차별이 매우 컸다”고 회상했다.
대학원을 마친 뒤 한인타운에서 보석상, 총기상 등을 운영하며 사업에 매진하던 박 전 고문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72년 남가주 한인회 이사가 되면서부터였다.
이후 박 전 고문은 도산기념사업회 위원장, 나우경제인회 회장, 코리아타운번영회 회장, LA시 커미셔너, 민주평통 자문위원, 베벌리힐스 자매도시위원 등을 거치며 한인사회뿐 아니라 주류사회까지 활동 범위를 넓혀가며 한인사회와 주류 정계에서 주목받는 한인으로 부상하고 있었다.
1976년 박 전 고문은 축제재단의 전신인 코리아타운번영회 회장을 맡으며 톰 브래들리 전 LA 시장과도 교분을 쌓았고, 본보가 주관한 ‘코리안 퍼레이드’에 톰 브래들리 전 LA 시장을 꽃차에 태우기도 하며 LA 주류 정계에서 한인 사회의 영향력을 키우는데 힘을 보탰다.
“당시만 해도 주류사회와 한인 사회의 교류가 많지 않았다. 톰 브래들리 전 시장이 한인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코리안 퍼레이드’의 꽃차에 오른 일은 지금도 생생하게 그 장면이 떠오를 정도로 의미가 컸다”고 회상했다.
박 전 고문이 전국 민주당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7년 ‘힐러리 클린턴 한인후원회’ 회장을 맡으면서 부터였다.
한인타운의 옥스포드 팰리스 호텔에서 100여명의 한인 후원자들과 함께 정치헌금 모금파티를 주최해 당시 유력 후보였던 클린턴 연방 상원의원이 직접 한인타운을 방문해 한인들과 대면한 일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당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한인타운 방문은 한인사회의 달라진 위상을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박 전 고문이 주도했던 이날 후원 행사에서만 약 35만달러의 기금이 모아져 한인타운내 단일 모금파티로는 최대 액수로 기록되기도 했다.
박 전 고문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출마를 선언하기 전에 개최된 모금행사였기 때문에 힐러리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며 “당시 힐러리 후보에 대한 한인들의 지지열기는 대단했다”고 말했다.
고려대학교 후배인 강석희 전 어바인 시장이 지난 2015년 주 상원의원에 출마했을 때도 박 전 고문은 열과 성을 다해 적극적으로 그를 지지했다. 출마를 망설이는 강 전 시장에게 꼭 도전해야 한다고 한껏 힘을 실어준 것도 박 전 고문이었다.
이듬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대선 후보에 다시 도전하고 나서자 박 전 고문은 다시 한번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클린턴 전 상원의원을 돕기 위해 발로 뛰어다니며 후원금을 모았고, 한인 사회 각계 인사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열정적인 선거캠페인 지원활동을 했다.
하지만, 2015년 강 전 시장의 낙선에 이어 2016년 힐러리 클린턴 후보까지 패하자 박 전 고문은 허탈함을 피할 수 없었다. 깊은 회의감에 빠져든 박 전 고문은 사업과 정치에서 모두 손을 떼고 은퇴를 선언하게 된다. 미련 없이 여행자의 길을 택했던 것이다.
“힐러리 후보는 정말 훌륭한 대통령감이었는데 유권자들이 왜 몰라줄까 하는 실망감도 컸고, 정치인생에 회의감도 들었다. 너무나 아쉽게 패했던 탓에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사업과 정치 중 한 가지 일에만 전념하고 싶다”는 박 전 고문은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느라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이 아직도 아쉽다”고 말했다.
박 전 고문은 “지난 40여년간 한인 사회는 눈부신 외적 성장을 해왔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다. 차세대 인재들이 나와서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이뤄내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1세대들의 솔선수범이 훌륭한 차세대 인물들을 배출하게 된다”고 1세 한인들의 책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2세와 차세대 한인들에 대한 고언도 잊지 않았다. 박 전 고문은 “세대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데 젊은 세대는 부모 세대의 노고를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로의 가치관을 존중해주는 태도가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지난 80년간의 인생을 회고하며 박 전 고문은 “얕게 살면 오래 갈 수 없다”며 “신뢰를 잃지 않게끔 언제나 진실하게 살아야만 한다”고 차세대 젊은이들을 위한 인생조언을 전하기도 했다.
박상협 전 고문 약력-1938년 전라북도 남원 출생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퍼시픽 주립대학교 사회학 석사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
-한인회 이사
-도산기념사업회 위원장
-나우경제인회 회장
-코리아타운번영회 회장
-고려대학교 교우회 회장
-LA시 커미셔너
-민주 평통 자문위원
-베벌리힐스 자매도시위원
-한인민주당협회(KADC)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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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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