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교안 제안에 유승민 화답, 안철수계 동참 여부 주목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자유우파 대통합’ 제안에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의 유승민 대표가 화답하면서 보수야권 통합 논의가 본격 시작됐다. 탄핵 정국을 거치며 쪼개진 보수 진영이 통합을 성사시켜 내년 4월 총선의 대결 구도를 바꿀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6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헌법가치를 공유하는 모든 세력 통합을 목표로 협의해왔다”면서 “총선 승리를 위해 자유우파의 대통합을 본격 추진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를 위해 당내·외에 ‘통합 기구’를 만들자고 각 당에 제안했다. 그러자 3시간여 만에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의 유승민 대표가 “ ‘탄핵의 강을 건너자’ 등 최근 제시한 보수 재건의 원칙을 받아들인다면 진정성 있는 자세로 대화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황 대표는 다시 이날 저녁 부산 강연에서 유 대표의 보수 재건 원칙 관련 질문에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탄핵에서 자유로운 분들은 없고, 과거를 넘어서 미래로 가야 한다”고 강조해 ‘통합’을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의 책임론을 불문에 부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황 대표는 한국당 간판을 내리고 ‘제3지대 대통합’을 고려할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을 따르는 우리공화당은 “유승민을 포함한 탄핵 5적을 정리해야 한다”며 통합 논의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황 대표는 통합 제의 다음날인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은 모든 걸 통합의 대의에 걸어야 할 때”라며 “통합이 정의의고 분열은 불의”라고 강조했다. 우리공화당이 전날 황 대표의 보수대통합 제안에 대해 “불의한 자들의 야합”이라고 비판한 것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한국당은 이날 당내 통합 기구도 설치했다. 유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보수 재건을 위한 조건으로 제시한 ▲탄핵의 강을 건널 것 ▲개혁 보수로 나아갈 것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지을 것 등 3대 원칙을 재확인했다.
유 대표는 통합 협상에 대해 “굉장히 어려운 대화가 될 것”이라면서도 “독자 신당 준비를 동시에 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 일부 초·재선 의원 모임인 ‘통합과 전진’ 소속 의원들은 이날 모임을 갖고 황 대표의 보수대통합 제안에 대해 적극 지지 입장을 밝히는 한편 총선 공천 물갈이를 위한 중진들과 초선들의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너 달 전부터 물밑에서 통합 가능성을 타진해온 황 대표와 유 대표 측은 절박한 위기의식 때문에 통합 논의에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야권 분열 구도에서 총선을 치를 경우 야당이 필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국 전 법무장관 사퇴 이후 한국당 지도부가 박찬주 예비역 대장 영입 시도 논란과 ‘조국 TF’ 소속 의원 표창장 수여 논란 등 악재를 만들면서 당 지지율을 떨어뜨린 것은 통합 논의를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
보수 통합 성사 여부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들은 “어떤 식으로든 보수 통합은 이뤄질 것이지만 통합에 참여하는 정치 세력의 범위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평론가인 김병민 행정학박사는 “유승민 의원 중심의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이 12월 중 일단 신당을 창당한 뒤 12월 말이나 내년 1월 중 한국당과 통합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 박사는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의원 15명 중 유승민계 8명은 통합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지만 안철수계 7명은 고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희룡 제주지사와 ‘플랫폼 자유와공화’를 비롯한 우파 시민사회 일부도 통합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과 우리공화당은 총선 때 일부 지역 연합공천으로 연대를 시도할 개연성은 있다”면서 “박 전 대통령 사면 여부와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 따라서 양당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어쨌든 황 대표가 ‘반(反)문재인’ 기치를 내걸고 모든 보수 진영이 하나로 뭉치자는 메시지를 발신함으로써 총선으로 가는 길목에 소용돌이가 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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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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