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숙자 문제 해결 등 시와 카운티 연결고리, 더 큰 봉사하고 싶어
▶ 한인타운은 정치고향, 시의원 12년간 행복 한인과 소통 더 늘릴 것
LA 카운티 수퍼바이저 2지구 선거에 나선 허브 웨슨 LA 시의원은 언제나 한인사회 현안에 귀를 기울이고 열린 소통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상혁 기자]
LA 한인타운을 포함한 LA 시의회 10지구를 관할해 온 LA시 정계의 대표적 정치 리더 허브 웨슨 전 시의장이 오는 3월3일 선거에서 LA 카운티 수퍼바이저 2지구에 도전하고 있다. 2지구는 한인타운은 물론 그의 시의회 관할 지역구와도 상당 부분 겹치는 곳일 뿐만 아니라 과거 수석보좌관을 역임했던 이본 버크 전 수퍼바이저의 지역구여서 사실상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캘리포니아 주 하원의장을 역임한 뒤 지난 2005년 LA 시의회 10지구 보궐선거에서 시의원에 당선돼 LA 정계로 복귀한 웨슨 시의원은 이후 4선에 성공하며 시의장에까지 선출돼 시의회를 이끌어왔다. 임기 제한 규정에 따라 이번 임기를 끝으로 시의회를 떠나게 되는 웨슨 시의원은 “LA 카운티 수퍼바이저로 당선돼 LA 카운티와 LA 시의회를 끈끈하게 연결시키고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예비선거일를 딱 일주일 앞둔 25일 막판 선거운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웨슨 시의원을 만나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LA 카운티 수퍼바이저에 출마하게 된 계기는
▲저는 제가 태어난 이유가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서라고 믿고 있다. LA 카운티 수퍼바이저가 되면 지금까지 LA시의원으로 쌓아왔던 경력을 바탕으로 더 넓은 지역의 주민들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게 된다. 크게 다른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지금까지 제가 해왔던 일들을 확장한다는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제가 사랑하는 일을 더 넓은 지역을 대상으로 해나갈 수 있음에 LA 카운티 수퍼바이저 선거에 고민하지 않고 출마하게 됐다. 선거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아 굉장히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선거 캠페인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즐거운 마음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카운티 수퍼바이저로서 가장 주력하고 싶은 일은
▲LA 카운티 수퍼바이저는 LA 카운티 전역을 대상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주요 서비스를 제공 및 감시할 수 있는 곳이다. 저는 제가 LA 시의원으로서 쌓아온 커리어를 십분 활용해 비상사태 수준인 ‘노숙자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싶다. LA시와 LA 카운티가 협업해서 노숙자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함께 마련해나갈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된다. 가령 LA시가 노숙자 주거시설 위치 등을 선정하고, LA 카운티에서는 정신건강, 약물중독교육, 직업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노숙자 문제를 예방하고 대책을 내놓으면 된다. 시의원으로 지내오며 LA 카운티 노숙자서비스관리국(LAHSA) 직원들과 좋은 관계를 맺어 왔기 때문에 제가 LA카운티와 LA 시의회를 잇는 일종의 ‘접착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노숙자 문제 해결책은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야만 노숙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현재 카운티는 전대미문의 심각한 노숙자 문제를 겪고 있다. 지난해 LA 카운티 노숙자 수는 전년대비 12%나 증가한 5만9,000여명으로 6만 명에 육박하고, 이중 LA시의 경우 16% 증가한 3만6,000명으로 나타났다. 노숙자서비스관리국의 전수조사를 분석한 결과 노숙자들의 75% 이상이 정신 질환, 약물 중독, 신체장애 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노숙자 문제는 노숙자 영구 주택 및 셸터 지원과 함께 노숙자 정신질환 및 약물중독 재활 서비스 확대를 동시에 진행해야만 해결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노숙자들 또한 고려해야 한다. 렌트비에 월급의 절반 이상을 써야 하는 사람들은 생계를 위협받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노숙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은 잠재적인 노숙자들이 노숙자가 되지 않게끔 충분한 자원을 지원해 노숙자를 예방하는 일이 지금으로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는다.
-LA 시의회에서 12년 활약했다. 보람은
▲언제나 저의 정치적 성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삶을 조금이라도 나은 곳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시의원로서의 삶이 보람찼다.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만드는 건 수단일 뿐 목적이 아니다. LA시의 최저임금 인상, LA시 선거일 조정, 노숙자들을 위한 주거시설 확충 등 정치적으로 일궈냈던 성과들은 결국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게 하기 위함이다.
지난 주말 한 선거 캠페인 장소에 방문했다가 제가 과거에 야구, 농구, 풋볼 코치로 일했을 때 직접 가르쳤던 학생들을 만났다. 당시 8~10살이었던 아이들이 어느새 훌쩍 성장해 경찰관, 소방관, 운동선수 등이 되어 그들의 가정 또한 꾸리고 있었다. 몇 십 년 만에 만난 학생들은 여전히 나를 ‘허브 코치!’라고 불렀다.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며 누군가의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이 인생의 가장 큰 성취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시의원로서도 마찬가지다. 주민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고심한다.
-정치 입문 계기는
▲방금 언급했듯이 과거에 저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운동을 가르치는 코치로 10년 이상 활약했다. 한 번도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학부모들과 대화를 나누며 그들이 평소 고민하는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알게 됐다. 학부모들은 제게 정치를 해보는 게 어떠냐고 권유했고, 저는 진지하게 정치 입문에 대해 고민해보게 됐다. 코치로 일 했었을 때 저는 학생들을 지지하고, 그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역할에 탁월했다. 운동의 기술적인 부분은 다른 코치들이 채워줬고, 저는 학생들에게 ‘너는 할 수 있다’며 격려하는 일을 주로 했다. 정치인이 되어 지역 주민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여러 정치인 사무실에 연락해 채용에 대해 물어봤다. 그러다 10지구의 네이트 홀든 전 LA 시의원 사무실에서 수석보좌관을 역임하면서 지역 정치와 커뮤니티 기여를 위한 일을 시작하게 됐다.
-한인 커뮤니티와 밀접하게 활동해왔다.
▲한국을 실제로 9번이나 방문해 서울, 부산, 제주도 등 한국의 곳곳을 돌아다녔다. 한인타운은 제 정치인생에 있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지역이다. 정치에 입문한 지난 1980년대부터 한인사회와 가깝게 지냈고, 한인 친구들도 많다. 언제나 사무실에는 1명 이상의 한인 보좌관을 채용해 한인 주민들과의 소통도 원활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현재 제 사무실에는 2명의 한인 보좌관이 근무 중이고, 이들을 통해 한인사회와 더 가까운 소통을 할 수 있다. LA 카운티 수퍼바이저가 된 후에도 지금처럼 한인사회와 열린 소통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한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금까지 제가 한인사회와 함께 이뤄온 것에 대해 자랑스럽다. 그 어떤 커뮤니티도 한인사회가 저를 반기고 보듬어 준 것만큼의 따뜻한 환영을 보여주지 않았다. 수십 년간 한인사회와 함께 여러 가지를 이뤘다는 점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지난 2018년에는 노숙자 셸터 문제로 한인사회의 목소리가 LA시에 크게 부각됐었다. 노숙자 셸터 부지 선정 문제와 관련해 한인사회는 단순한 님비 현상을 보인 것이 아니고 노숙자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최적의 노숙자 셸터 장소를 물색하는데 도움을 줬다. 노숙자 셸터 문제와 관련해 첨예한 논쟁이 있었고, 한인사회는 논쟁에 대처하는 방식의 모범사례를 보여줬다. 이처럼 훌륭한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시의원으로서 활약하며 지난 기간 동안 행복했고, 앞으로는 LA카운티 수퍼바이저가 되어 더 큰 범위에서 한인사회를 대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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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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