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했지만, 또다시 늑장 대응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간 전문가들은 일찍부터 코로나19의 확산세가 팬데믹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해왔다.
팬데믹은 일반적으로 새로운 질병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것을 뜻하는데, 이미 코로나19는 이 기준에 들어맞는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지난달 말 "코로나19가 질병과 사망을 유발하고 지속적인 사람 간 전파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우려스럽다"며 "이들 요소는 팬데믹의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버드 대학의 전염병학자 마크 립시치도 "내 생각에는 우리가 거기(팬데믹 상황)에 도달했다"며 "여러 장소에서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전염병, 이것이 기본적인 쟁점이다. 나는 모든 요건이 충족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콩대학 의학부 학장인 가브리엘 렁(梁卓偉) 교수는 "WHO는 지역사회 감염이 통제 불능에 빠졌을 때만 팬데믹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면서 "코로나19가 많은 국가에서 지역사회 감염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이는 팬데믹"이라고 주장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독일의 옌스 슈판 보건부 장관도 4일 연방 하원에서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팬데믹이 됐다"면서 "분명한 것은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급기야 WHO의 팬데믹 선언을 기다리던 미국의 CNN 방송은 지난 9일 자체적으로 현 상황을 팬데믹이라고 부르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당시 CNN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환자가 10만 명을 넘기고 3천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WHO는 1월 30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언, 지난달 28일 글로벌 위험도를 '매우 높음'으로 상향 조정했을 뿐 팬데믹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불과 닷새 전인 지난 5일만 해도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우리는 아직 거기(팬데믹 상황)에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는 사이 코로나19 확진자는 110여개국에 걸쳐 12만 명에 육박하고 사망자 역시 4천300여 명에 달하게 됐다.
코로나19 사태에서 WHO의 늑장 대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언도 자문 기구인 긴급 위원회 회의를 두 차례나 진행한 뒤 겨우 선언했다.
발원지인 중국에 대한 전문 조사팀도 첫 발병 보고 이후 한 달 반,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한 지 열흘이 지나서야 파견해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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