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소리’ 편집장 옷벗어…트럼프, 글로벌미디어국 책임자에 측근 앉혀

미국의소리(VOA) 빌딩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온 미국 국영방송인 미국의소리(VOA)의 편집간부 두 명이 결국 사임했다.
VOA의 어맨다 베넷 국장과 샌디 스가와라 부국장은 사직서를 내면서 구체적인 사임 이유를 밝히진 않았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 보도했다.
다만 이들은 간부직원들에 보낸 메모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미 글로벌미디어국(USAGM)의 새 책임자 마이클 팩의 취임 사실을 알렸다.
USAGM은 해외를 대상으로 한 매체로 불리는 VOA와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을 운영하는 연방정부 산하 기관이다.
새 국장인 팩은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인 스티븐 배넌의 측근이다.
이들의 사임은 트럼프 행정부가 VOA에 대한 더 큰 통제권을 행사하려 한다는 우려 속에 나온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VOA 보도에 불만을 표출해왔다.
작년 10월 한 행사에서 VOA 등을 직접 거론하며 잘 운영되지 않는다는 식으로 언급했고, 지난달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오찬에서는 VOA를 '소련의 목소리'라거나 '공산주의자'라고 칭하면서 팩에 대한 조속한 인준을 요청하기도 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 4월 VOA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보도에서 중국 정부의 선전·선동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심지어 이란 같은 적성국의 견해를 발전시키고 있다고도 했다.
특히 최근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VOA와 인터뷰하지 말라고 직원들에게 주문했고, 이에 베넷 국장이 강하게 반발하는 성명을 냈다.
보수 성향의 영화제작자이기도 한 팩은 민주당이 그가 운영하는 영화사의 재정적 비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상원에서 2년 넘게 인준안이 지연되다 이달 초 겨우 인준을 받았다.
WP는 팩이 여전히 회사와 관련해 법무부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데도 인준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VOA에는 기자가 1천100여명이 있으며, 매년 2억5천만 달러(약 3천억원)의 예산이 배정된다. 1942년 나치의 선전·선동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됐다. 47개 언어로 TV, 오디오, 디지털 뉴스를 제작해 전 세계에 배포하고 있다.
의회를 통해 예산이 지급되지만, 공식적으로 미 정부와 독립돼 있다.
베넷은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와 켄터키의 렉싱턴 헤럴드 편집장 출신으로, 1987년 퓰리처상을 공동 수상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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